언제인가부터 좋아하는 디자이너에 자꾸 넨도를 넣게 된다. 디자이너 오키 사토가 이끄는 스튜디오인 넨도는 일본 디자이너가 갖고 있는 특유의 간결함과 섬세한 요소가 깃든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겨울을 맞이해 소개한 스노 글로브 역시 그러하다. 스노 글로브는 눈이 펑펑 내리는 모습을 보기 위해 격렬히 흔든 뒤 눈이 다 가라앉을 때까지 바라보는 것이 보통이다. 넨도의 스노 글로브는 눈이 다 멎은 후부터가 진짜다. 특정 굴절값을 적용한 초투명 실리콘 수지를 사용한 스노 글로브는 흔든 뒤 눈이 잠잠해지기 시작할 때부터 숨겨진 무늬를 보여준다. 꽃, 나선 계단, 스마일로 만나볼 수 있는데 비가 내린 후 무지개가 뜨듯 한바탕 눈보라가 휘몰아친 글로브 안에는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무늬가 슬며시 나타난다. 흔들 때는 하얀 눈을 감상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여운을 즐길 수 있다니! 역시 넨도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마일 버전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눈처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