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의 장외 전시장 팔라초 이심바르디가 로에베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듯 안뜰에 옹기종기 자라난 버섯 모양의 조각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로에베 체어>전이라는 이름답게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의자다. 이 의자의 이름은 스틱 체어 Stick Chair로 오랫동안 우리 곁에 존재했지만 투박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서민의 가구로만 인식되어온 슬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스틱 체어의 모양과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쐐기로 좌석에 등받이와 다리를 고정한다는 제작 방식은 모든 스틱 체어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 로에베는 스틱 체어가 이토록 고집하는 제작 방식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독창적 직조 방식과 확장성을 반영한다고 확신했고, 앤티크 피스 22개와 스틱 체어 전문 영국 아틀리에에서 새롭게 제작한 8개의 유니크한 의자를 만들었다. 가죽과 라피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부터 포일, 노끈, 퍼 등 의외의 재료까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직조한 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서로 대비되는 컬러를 선택하고 화려한 장식을 더해 극적인 효과를 냈다. 의자에 사용된 소재와 기법에서 영감받아 탄생한 가방과 레더 제품도 함께 전시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