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인 실루엣과 섬세한 디테일, 장인 정신이 깃든 가구를 만드는 덴마크 디자이너 리키 프로스트. 올해 칼한센앤선은 그와 진행한 세 번째 협업을 공개했다.
2020년 선보인 사이드웨이 Sideways 소파와 2022년 페탈 Petal 램프 그리고 사이드웨이 풋스툴까지. 천연 소재와 클래식 디자인이 이루는 자연스러운 조화는 그의 작품 전반에서 느껴지는 하나의 결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던 그와의 인터뷰.
당신이 유년 시절을 보낸 덴마크의 작은 마을 보브 Bov는 어떤 곳인가?
매우 작은 마을이라 할 것도 그리 많지 않았다(웃음). 그래서 우리는 상상력을 활용하면서 놀아야 했다. 어떻게 BMX 레이스 필드를 만들지, 어떻게 나무집을 만들지 그리고 남은 재료나 재활용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했다.
디자이너가 된 당신에게 덴마크라는 지리적, 자연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탐험을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덴마크 해변, 숲, 들판, 초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종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기회가 자연에 더 가까이 데려다주고, 나와 자연 소재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직물 끈이나 나무 등 고전적 소재를 현대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좋아하는 소재가 있나?
나는 자연으로부터 얻은 천연 소재와 불완전한 소재를 사랑한다. 만져지는 감촉이 좋을뿐더러, 다양한 컬러와 균일하지 않은 패턴의 모습이 나에게 탐색의 여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길고 짧은 시간이 흐르며 각각의 소재가 성장하고 발전했다는 사실이 역사를 더하는 동시에 독특한 느낌을 가미한다. 이 부분에서 내가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특정 한 명은 아니고, 다양한 기술을 지닌 몇몇 디자이너를 존경한다. 마르그레테 오드가르드 Margrethe Odgaard의 놀라운 컬러 감각, 세실리에 만즈 Cecilie Manz가 보여주는 단순함과 실용미를 사랑한다. 다재다능한 난나 딛첼 Nanna Ditzel은 평생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소재를 실험했다. 이외에도 존경하는 더 많은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있다.
가구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하나만 꼽는다면?
이미 이 세상에 많은 것이 있지만, 나는 언제나 “이게 말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디자인 과정을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그리고 먼 미래에도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정당성이 존재하는가? 어떻게 미니멀리즘과 함께 최대한 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당신의 디자인은 유기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이 특히 돋보인다. 디자인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나는 언제나 사려 깊게 디자인하고자 하고, 인간을 그 중심에 둔다. 유기적인 곡선 형태의 디자인이 인간에게 어필한다고 믿는다. 우호적이고 공격적이지 않으며, 자연을 닮아 우리에게 편안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신제품 사이드웨이 풋스툴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일화가 있나?
칼한센앤선에 첫 스케치를 보여주었을 때 제품 개발자는 어딘가에 솔기를 두지 않고는 가구 덮개 부분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마켓에 출시한 다른 가구들의 사진을 발견했다. 나는 그 사진들을 칼한센앤선 제품 개발 부서에 보여주었고, 결국 그들은 뛰어난 기술을 통해 겉으로 보이는 솔기가 없는 아름다운 결과물을 완성했다. 공통된 열정을 가지고 함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과 작업하는 과정이 너무나 즐거웠다.
평소 디자인 영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나?
자전거 가게, 숲, 미술관, 제품 생산 과정, 갤러리 등 일상 어디에서든.
쉬는 날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스포츠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오르후스 Aarhus의 자연을 즐기기도 한다. 특히 해변가와 숲, 훌륭한 하이킹 기회라는 축복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