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를 지역에 위치한 아틀리에 루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천연자원을 연구하는 거대한 실험소다.
소금, 해바라기, 해조류 등의 농업과 어업 부산물이 오랜 연구 과정을 거쳐 지속가능한 천연 재료로 새롭게 태어난다. 다가오는 건축자재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곳은 바로 아틀리에 루마 Atelier Luma다.
이곳은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마야 호프만 Maja Hoffmann이 취리히에 설립한 루마 재단에서 비롯됐다. 루마 재단은 프랑스 남부 지역에 각종 문화 예술과 환경, 교육, 연구 등을 탐구하기 위한 예술 센터 ‘루마 아를’을 지었고, 이와 병행해서 만든 생물 연구 프로그램이 바로 아틀리에 루마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건축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끈 루마 아를의 내부 건축자재 개발 프로젝트가 아틀리에 루마의 첫 번째 임무였다.
2016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 각각의 전문가들이 원격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아틀리에 루마는 드디어 올해, 실험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연구소 르 마가신 일렉트리크 Le Magasin Electrique의 문을 열었다. 유럽을 넘어 전 세계 다양한 곳에서 천연자원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전한 아틀리에 루마의 디렉터 얀 보엘른 Jan Boelen과 재료 디자이너 헤나 버니 Henna Burney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틀리에 루마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얀 보엘른(이하 얀) 파리의 루마 아를 건설과 협업해 2016년 아틀리에 루마를 설립했다. 이곳의 역할은 미래에 닥칠 환경, 사회, 경제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 지역에 새로운 설계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지역에서 찾은 천연자원을 새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며 다양한 교류를 위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연구원은 어떻게 구성되며, 각자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
얀 약 30명으로 이뤄진 팀이다. 모든 구성원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데 제품 디자이너, 재료 디자이너, 섬유 디자이너, 섬유 엔지니어, 생물 학자, 건축가, 정치 학자, 문화 매개자 등으로 구성된다.
아틀리에 루마의 연구소 마가신 일렉트리크에 대해 소개해달라.
얀 루마 아를이 위치한 아틀리에 공원의 보수작업의 일환으로 마가신 일렉트릭을 건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브뤼셀의 건축 사무소 BC 아키텍츠와 어셈블 스튜디오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실무에 적합한 장소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건물에 구현할 수 있는 특정한 특성을 지닌 다양한 재료를 연구, 개발했고 그렇게 완성된 재료의 품질과 특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놀이터가 탄생했다.
루마 아를의 벽면에 사용된 소금 패널이 흥미롭다. 프로젝트의 시작이 궁금하다.
헤나 버니(이하 헤나) 루마 재단과 루마 아를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마쟈 호프만 Maja Hoffmann이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하면서 시작되었다. 디자이너 칼린 시벨 Karlijn Sibel과 협업하여 프랑스 남부 카마흐그 지역에서 가장 풍부한 자원인 소금의 개발을 제안했다. 약 4년 동안 560㎡의 소금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프랑스 에그 모흑뜨의 염전과 긴밀히 소통했고, 소금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위한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소금 외에 또 무엇이 있나?
헤나 루마 아를에는 천연 물질을 활용해 디자인한 내장재가 여럿 있다. 화장실은 염전에서 수확한 해조류로 만든 다양한 색상의 타일로 마감했으며, 건물의 얇은 흡음 소재는 해바라기 폐기물로 만들었다. 해바라기의 씨앗은 압착 후 건물의 동력을 공급하는 바이오 연료로도 활용된다.
광주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기획된 광주 폴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발견한 천연자원은 무엇이었나?
얀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했다. 특히 부산의 지역 생산물인 대형 조류와 다시 바다로 방출되는 다시마 잔재물 등의 폐기물에서 몇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를 제품화해 제안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 산업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는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의 주변 환경과 삶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나?
얀 재료와 산업디자인은 상관관계가 있다. 지속가능성은 디자이너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재료뿐만 아니라 생산 방법과 에너지 소비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현재 우리는 유럽 파트너 사와 약 5년간 균사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매우 많다. 유럽을 넘어 전 세계와 공유하고, 이를 더 많은 곳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