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공예와 현대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선보이는 아트 갤러리 스튜디오트웬티세븐이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그들만의 미감을 담아낸 갤러리는 고요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열정적이다.

토크와세 다이슨 Torkwase Dyson의 그림 아래에 피에르 오거스틴 로즈 Pierre Augustin Rose의 소파와 프란체스코 발자노 Francesco Balzano의 커피 테이블을 배치한 갤러리 입구.

“몇 년 전 마이애미에 첫선을 보인 이후, 뉴욕의 열렬한 아트 시장은 우리가 나아갈 다음 스텝이라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어요. 오랜 시간 딱 맞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집 바로 맞은편에서 발견했죠.” 현대적이고 컬렉터블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아트 갤러리 스튜디오트웬티세븐 STUDIOTWENTYSEVEN이 뉴욕 트라이베카에 새로운 프라이빗 갤러리를 오픈했다. 2018년 마드리드 출신의 갤러리스트 나초 폴로 Nacho Polo와 파트너 로버트 오누스카 Robert Onuska가 함께 론칭한 스튜디오는 마이애미에 위치한 여느 사우스비치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었다. 질감이 살아 있는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전통적인 수공예의 미학을 선보인 것. 열정적인 컬렉터이기도 한 그들이 직접 큐레이션한 작품들은 뉴요커들의 관심을 끌었다.

소파와 암체어는 샬럿 빌트겐 Charlotte Biltgen, 커피 테이블은 루이스 릴젠크란츠 Louise Liljencrantz.

오타니 워크숍 Otani Workshop의 청동 조각 <부엉이와 소년: Owl and Boy>. 조각 뒤로 보이는 브라스 벽등은 얀 가른차레크 Jan Garncarek.

크림색의 아치홀 너머로 보이는 입구. 소파는 피에르 오거스틴 로즈, 커피 테이블은 프란체스코 발자노. 테이블 앞에는 막심 부티리에 Maxime Boutillier의 프라하 체어.

뉴욕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그들의 반응에 부응하기 위한 당연한 과제였다. 오랜 시간 장소를 물색한 끝에 그들에게 운명 같이 찾아온 공간은 재미있게도 바로 그들의 집 맞은편이었다. “2년 전 갤러리 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공간을 집 바로 건너편에서 찾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우리는 뉴욕시의 상징적인 현대 건축물 중 하나인 헤르조그 앤 드 뫼롱 Herzog&de Meuron이 설계한 건물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를 끌어들인 건 창문으로 마주 보이는 1900년대 초반의 클래식한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빌딩이었죠. 어쩌면 역사적인 이 곳에 자리 잡은 것은 당연했는지도 몰라요.” 뉴욕 처치 스트리트 모퉁이에 자리한 이 건물은 1901년 당대 최고의 건축가 헨리 J 하덴버그 Henry J Hardenbergh가 설계한 곳이다. 그는 더 플라자 호텔 The Plaza Hotel, 다코타 Dakota 등 뉴욕시의 아이코닉한 랜드마크를 설계했다.

청동 테이블 위로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샹들리에는 프라티크 야인 Prateek Jain&고탐 세스 Gautam Seth.

4.8m 높이의 층고가 인상적인 갤러리 전경. 문 옆의 새하얀 조각품은 제네시스 벨랑거 Genesis Belanger. 안쪽 코너에는 프란체스코 발자노의 데스크와 앙토니 게레 Anthony Guerrée의 알버틴 체어 Albertin Chair를 배치했다. 펜던트 조명은 루카 스테파노 Luca Stefano의 LS08E.

갤러리 가장 안쪽에 자리한 엠마누엘 시몬 Emmanuelle Simon의 라쿠 야키 바 캐비닛 Raku Yaki Bar Cabinet.

4.8m 높이의 층고가 인상적인 갤러리 전경. 문 옆의 새하얀 조각품은 제네시스 벨랑거 Genesis Belanger. 안쪽 코너에는 프란체스코 발자노의 데스크와 앙토니 게레 Anthony Guerrée의 알버틴 체어 Albertin Chair를 배치했다. 펜던트 조명은 루카 스테파노 Luca Stefano의 LS08E.

철거되어 컴컴한 1층을 만난 폴로와 오누스카는 이곳이 과거의 화려함을 되찾을 수 있으라는 것을 알았다. 약 650㎡의 광대한 공간 역시 기념비적인 규모의 개인 컬렉션과 거대한 조각 작품을 선보이기에 적합했다. “고요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어요. 우리가 대표하는 작가와 디자이너들의 아름다운 작품을 강조할 수 있도록.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디자인 미학을 반영하고자 했죠. 전형적인 ‘화이트 박스’가 아닌 강력하면서도 일관된 분위기예요.” 2년간에 걸쳐 꼼꼼하게 인테리어 디자인 과정을 거쳤다. 폴로와 오누스카는 디자인을 직접 디렉팅하며 원하는 공간을 완성했다. 마치 자신의 집을 확장한 듯한 느낌이었다. 고전적이면서도 정교하게 조각된 건물 외관과 아름답게 복원된 기존 삼중 문으로 이어지는 돌 입구의 계단은 갤러리 내부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거대한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따스한 햇볕이 반긴다. 갤러리를 둘러싼 4.8m 높이의 여덟 개 창문 너머로 하루 종일 내부 깊숙이 자연 채광이 들기 때문이다. 벽과 천장을 채운 어두운 아이보리색과 바닥의 천연 참나무 마루는 햇빛을 받으며 더욱 깊고 따스한 색감을 자아낸다. 내부에는 지중해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형의 벽과 원형 홀, 3.6m 높이의 아치형 통로로 부드럽게 만들었다.

바닥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은은한 조명은 내부 작품을 강조하기 위해 조명 디자인 스튜디오 로저바토레 L’observatoire와 협업했다.

콘솔은 에르베 랑글레스 Hervé Langlais의 사일로 Silo. 패브릭 체어는 마틴 마스 Martin Massé의 아가타 Agatha.

곡선형의 코너에 자리한 엠마누엘 시몬의 바 캐비닛.

추상적인 형태의 회화는 캐서린 버나드 Katherine Bernhardt의 <DR. TEETH+DORITOS>. 베이지 컬러의 암체어는 벨론부요 Bellonbouillot의 포 Paw 체어.

갤러리를 채우는 수많은 디테일 중 가장 신경 쓴 요소는 레바논 베이루트의 장인들과 협업한 나무 문이다. 3m 높이의 밤나무 문을 직접 조각했다. 섬세하게 조각된 디테일은 하루 종일 자연광을 반영하며 움직임을 더한다. 문 너머에는 갤러리만의 미감을 담은 비밀 도서관이 숨어 있다. “우리는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요소 섞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은 서재는 고전적인 도서관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클래식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해 보르도 톤의 빈티지 책들을 채워 넣었죠.” 이와 함께 갤러리 대표 작가들의 현대적인 조명과 가구를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정면 벽에는 개인 소장품인 프랑스 예술가 아나스타샤 베이 Anastasia Bay의 그림을 걸었다.

둥근 형태의 바 캐비닛은 로라 곤잘레스 Laura Gonzalez의 그란치오 바 캐비닛 Granchio Bar Cabinet.

프라이빗 라이브러리. 호주 조명디자이너 로즈 가담 Ross Gardam이 제작한 캐스트 크리스털 테이블 램프, 플라스틱 의자를 단단한 청동으로 재해석한 프랑스 예술가 루나 파이바 Luna Paiva의 체어 등 현대 작품을 추가했다.

동물 다리처럼 생동감 넘치는 벤자민 푸코 Benjamin Foucaud의 콜로라도 캐비닛 Colorado Cabinet.

폴로는 예술에 대한 깊고 친밀한 대화를 펼 수 있는 공간을 꿈꿨다. 그 때문에 새롭게 오픈한 공간에는 그의 개인 아트 컬렉션을 다수 선보였다. 아나스타샤 베이, 알렉스 프래거 Alex Prager, 케이티 스타우트 Katie Stout 등 그가 개인적으로 모은 컬렉션은 뉴욕 갤러리 오프닝을 위해 독점적으로 제작한 작품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이 예술 작품은 개인뿐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함께 즐기고자 함이다. “초대 전시회는 우리를 대표하는 다양한 작가와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무대입니다. 이곳에서만 독점적으로 만날 수 있으며,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의 우리의 큐레이션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죠.”

WEB studiotwentyseven.com

견고하고도 정교한 패브릭 아트의 세계. 다채로운 색감과 소재를 엮는 퀼트 아티스트 3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르텍과 함께한 2023 헬싱키 디자인 위크 전시 전경.

2022년 진행한 아르텍 스토어 인스톨레이션. 가벼운 재활용 펠트로 행잉 파티션을 만들어 공간을 구획했다. © Paavo Lehtonen

의류, 홈웨어부터 공간 설치 작업까지 폭넓게 선보이는 릴리 마우눌라(왼쪽)와 로라 유슬린.

헬싱키, 유슬린 마우눌라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로라 유슬린 Laura Juslin과 릴리 마우눌라 Lilli Maunula. 우리는 핀란드 알토 대학교에서 각각 패션과 건축을 전공했다. 둘의 이름을 합쳐 2015년 론칭한 유슬린 마우눌라는 공간에서 제품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 최근에는 업사이클링된 원단을 활용한 패션 및 홈웨어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그렇지만 현실적인.

패브릭 아이템뿐 아니라 공간 설치 작업도 많이 선보인다. 패션과 건축, 두 분야를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하는 것이 우리 디자인의 핵심이다. 의류, 홈웨어, 또는 공간 설치물 등 작업의 한계를 두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나 재료도 제한하지 않는다. 주변에 보이는 것을 이용해 자유롭게 실험하며 영감을 받는다. 평범한 물 파이프나 단열재도 우리에겐 보석이 될 수 있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문제 해결에 가장 중심을 둔다. 버려지는 패브릭을 활용하게 된 이유 역시 우리 지향점을 잘 보여준다. 핀란드 인테리어 텍스타일 업체 간의 미팅을 통해 수십 년간 폐기된 텍스타일 문제를 알았다. 주로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업홀스터리 원단이다. 폐기된 재료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각각의 조각에 진정한 이야기를 부여했다.

몽환적 분위기의 2017 S/S 컬렉션 . © Juho Huttunen

고품질의 섬유 폐기물을 활용한 점블 Jumble 컬렉션. © Ville Varumo

아르텍과의 협업도 궁금하다. 2016년부터 아르텍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컬렉션 출시는 물론 설치 작업물이나 팝업 스토어 등을 작업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헬싱키 디자인 위크에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학과 재료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다. 한 번 생산된 원자재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을 가능한 한 널리 사용함으로써 더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길을 열고자 한다.

점블 Jumble 푸프와 함께 패브릭 기둥이 돋보였다. 건축의 주요 요소이자 견고한 기초 역할을 하는 기둥에 초점을 맞췄다. 폐기된 재료로 재해석해 지속적인 존재감을 부여하고자 했다. 부드러운 재료로 자유로운 자립 구조의 기둥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다. 재료 그대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고민했고, 최소한의 추가 재료를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형태를 살릴 수 있도록 패브릭을 매달아놓기로 결정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우리의 시작점인 바닥용 푸프. 2년 동안 개발해서 완성했다. 제품 내부도 재활용되었다. 앉기에는 충분히 부드러우면서도 푸프를 쌓아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핀란드 재료를 찾았다.

기억에 남는 작업은? 도전을 즐기기 때문에 이상한 재료로 도전한 모든 프로젝트들이 기억에 남는다. 한번은 좋은 향이 가득한 비누 욕실을 만든 적 있다. 컨셉추얼한 설치 작업물이었는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신경 썼다.

INSTAGRAM @juslinmaunula

오묘한 마블링 패턴이 매력적인 마블 푸프 Marble Pouf 컬렉션.

핀란드 러그 브랜드 피나르테 3 4 Finarte와 협업한 울 러그 컬렉션. © Carl Bergman

덴마크, 조 퀼트

덴마크 호르센스에 위치한 집의 다이닝. 이곳에서 아침마다 패브릭 홈웨어를 이용해 테이블 꾸미기를 즐긴다. 벽에 건 퀼트 태피스트리는 오가닉 코튼으로 제작한 조 실파 Jou Shilpa. © Photo by Mia Mortensen

따뜻하고 부드러운 퀼팅 태피스트리를 선보이는 라인 멜드가르드 휘드.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라인 멜드가르드 휘드 Line Meldgaard Hviid. 덴마크의 대형 패션 회사에서 디자이너 및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던 중 핸드메이드 제품에 매력을 느꼈고, 2019년 브랜드 조 퀼트 Jou Quilts를 론칭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컬러풀, 하지만 단순함, 타임리스.

패브릭 제품을 선보이게 된 계기는?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여러 합병증으로 병원에 오랜 시간 입원했다. 병원 침대에서 아이를 위한 퀄트 패치워크를 만든 것이 시작이다. 친구에게 멋진 프린팅이 된 리버티 원단을 부탁했다.

한국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은 커튼 조 보자기 Jou Pojagi.

어머니에게 받은 빈티지 패브릭으로 제작한 커튼. 작은 야생화를 직접 수놓아 작업실 창문에 걸어두었다.

첫 번째 컬렉션도 패치워크 퀼트였다. 그렇다. 첫 번째 컬렉션은 벽에 걸 수 있는 행잉 패치워크 퀼트였다. 이후 컬렉션에는 플레이스 매트와 커튼을 추가했다. 그와 함께 쿠션, 냄비 홀더, 티 워머, 담요 등 기능적인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어떤 패브릭을 사용하는가? 제품에는 대부분 시그니처 오가닉 면을 사용한다. 이 면은 색을 입혔을 때 매우 아름답다. 또한 부드러운 촉감이 어떤 아이템으로 풀어내도 어울린다. 가끔 정원에서 꽃을 따 직접 염색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따뜻한 파스텔 컬러가 돋보인다. 컬러 작업을 좋아한다. 나 자신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웃음) 매 시즌 새로운 컬러 팔레트를 만들려 한다. 여러 가지 색을 겹쳐 보며 완벽하게 어울리면서도 새로운 색상 조합을 찾아낸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패브릭 아이템은? 매일 가족들을 위한 멋진 식탁을 차린다. 플레이스 매트, 테이블보, 그리고 멋진 냅킨과 다양한 접시, 그릇, 컵 등으로 테이블을 꾸미는 시간이 즐겁다. 수년 동안 빈티지 텍스타일도 수집해왔다.

집 곳곳을 장식한 조 퀼트의 작품.

기억에 남는 작업은? 최근 어머니와 이모에게 빈티지 패브릭을 선물 받았다. 할머니가 오랜 시간 간직한 가방 안에는 오래된 식탁보와 침구가 가득 들어 있었다. 이를 활용해 작업 공간에 커튼을 만들었는데 나에게 매우 특별하면서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최근 관심사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생산 과정에서 생긴 자투리 천 조각을 이용해 만드는 새로운 제품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 조각을 활용해 고양이 모티브의 작은 패브릭 작품을 완성했다. 앞으로 꾸준히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프로젝트는? 과거 의류업계에서 일했고, 지금도 여전히 의류 작업을 그리워한다. 언젠가 내 브랜드의 지향점을 담은 의류 컬렉션을 출시하고 싶다.

INSTAGRAM @jouquilts

시카고, 에밀리 반 호프

다채로운 색감과 역동적인 형태의 패브릭 아트를 선보이는 에밀리 반 호프.

작업 후 남은 자투리 천을 모아 만드는 미니 Mini.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에밀리 Emily. 시카고에 사는 예술가이자 디자이너. 고양이 ‘라즐로’와 함께 살고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개인 작업을 시작했다. 내 전문 분야는 그래픽 디자인이며, 요즘에는 손으로 퀼트 아트를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현대적, 예상치 못한, 형태적인 퀼트.

퀼트 아트에 매료된 계기는? 팬데믹 초기에는 집 주변에 있는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며, 나를 행복하게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어릴 적부터 바느질을 즐겨 했고, 다양한 퀼트 방식을 탐구했다. 그것이 내 첫 번째 작품 스퀴글 Squiggle로 이어졌다. 벽에 걸 수 있는 형태의 퀼트 아트로, 나무 막대에 매달린 유선형의 작품 끝에 작은 원형이 달려 있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내 작업 대부분은 디지털 디자인으로 시작해 가능한 한 그대로 원단에 재현한다.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과정은 정말 마법 같다. 훨씬 생동감 있고 활기찬 느낌이다.

컬러 배치가 인상적이다.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색상을 결정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디지털로 먼저 색을 조합해본 뒤, 원단을 작게 잘라 구성해본다. 한 조각 한 조각 연결해가며 색이 흘러가는 느낌을 확인한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을 조합하며 다양성을 통합하는 것도 좋아한다.

작은 조각들을 엮은 ‘미니’는 어떻게 작업하나? 작은 패치워크 조립물인 미니도 많이 만든다. 작업 중 발생한 잔해들을 활용해 색상 조합과 손으로 하는 스티칭을 실험하는 작업이다. 기존 작업보다 자유로운 편이라 즐겁게 할 수 있다.

1920년대 아르데코 양식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아트 데코 Art Deco.

뜨개질하듯 곡선형을 그리며 서로 얽힌 형태가 독특한 인터우븐 Interwoven.

매듭 형태를 평면 작업으로 재해석한 네온 노트 Neon Knot.

작업실 벽면에 걸어놓은 우븐 Woven. 그녀만의 시그니처인 컬러감과 유기적인 곡선 형태, 매듭을 활용한 작업 방식이 돋보인다.

어떤 패브릭을 사용하는가? 면 퀼팅 원단.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코나 Kona와 벨라 솔리드 Bella Solids. 때로는 벨벳이나 캔버스 같은 다른 원단을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작업실도 궁금하다. 내 집 스튜디오에서 일한다. 창고 건물을 개조한 곳이라 사실상 하나의 큰 방이다. 스튜디오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유지하며 내 공간이 압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작업하는 과정은 내 삶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정말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전날 작업하던 일을 시작한다. 일하는 동안 산책이나 장보기를 할 수 있고, 자기 전 또는 TV를 보며 일할 수도 있다.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시카고 시내 호텔의 아티스트 레지던스를 위해 디자인한 아르데코식 벽걸이. 그 호텔은 1920년대 아르데코 건물에 있었다. 그곳에 머무르며 건축물의 형태와 색상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그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그곳이 아니라면 만들지 못했을 작품이다.

최근 작업 중인 프로젝트는? 퀼팅 원단 회사와 협업 프로젝트. 패턴이 있는 패브릭을 디자인했는데, 그것이 실현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INSTAGRAM @emilyvanh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