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요리책의 맛

옛날 요리책의 맛

옛날 요리책의 맛

오래된 맛이 그리웠다. 그 맛을 흉내 내고자 중고 서점에서 낡은 요리책 몇 권을 샀다. 1983년판 <신혼요리39>, 1986년판 <세계요리전집> 등 빛바랜 책에서 발견한 레시피들은 한 시대가 품었던 추억의 맛을 붙잡고 있었다.


STARTER

1 <세계요리전집> 야채 수프 1세대 요리연구가인 하숙정 원장이 운영하던 수도요리학원에서 펴낸 책이다. 실제로는 책에 ‘수우프’라고 표기되어 있다. 먹어보면 정말 그 옛날 경양식집에서 먹던 ‘야채 수우프’ 맛이 난다.

2 <세계요리전집> 스카치에그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담백한 스카치에그. 스타터뿐 아니라 메인으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다.

3 <신혼요리39> 그린 샐러드 “재료도 그렇지만 만드는 데 있어서도 야채의 싱싱함을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 즉 3C를 지킨다. 깨끗이 씻는다(Clear), 냉장고나 얼음물에 넣어 차갑게 한다(Cold), 바삭바삭하게 씹히며 부드러운 맛을 내야 한다(Crisp).” 깐깐하게 샐러드의 정석을 적어놓은 <신혼요리39>는 지금은 폐간된 여성지 <영레이디>의 1983년 10월호 특별 부록이다. 옛날의 신혼부부들은 이 요리를 만들며 사랑을 속삭였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책장을 넘기는데, 이전 주인이 꽂아둔 마른 단풍잎이 후드득 떨어졌다.

 

스카치에그

재료(4인분) 쇠고기 간 것 300g, 빵가루 1컵, 달걀 4개, 달걀 1개(반죽용), 밀가루 3큰술, 우유 · 달걀 푼 것 1큰술씩, 튀김기름 적당량,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달걀은 끓는 물에 10분간 반숙이 될 정도로 삶는다. 

2 쇠고기는 다시 한 번 곱게 다져 끈기가 생기게 한다. 우유와 달걀 푼 것을 넣어 잘 치대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양념한다. 농도가 질면 빵가루를 넣어 조절한다. 

3 2를 손바닥에 넓게 펴서 밀가루를 묻힌 삶은 달걀을 올려 감싼다. 

4 3에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묻혀 150~160℃의 튀김기름에 서서히 튀긴다. 기름을 빼고 식혀서 반으로 자른다.

 

야채 수프

재료(4인분) 채소 육수 8컵, 양배추 · 당근 · 감자 · 셀러리 · 쇠고기 50g씩, 토마토 페이스트 4큰술, 버터 2큰술, 마늘 1쪽, 월계수 잎 1장,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양배추, 당근, 감자는 사방 1cm 크기로 썬다. 셀러리는 껍질을 얇게 벗겨 다른 채소와 같은 크기로 썰고 마늘은 저민다. 쇠고기는 다지거나 채소와 같은 크기로 썬다. 

2 달군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1을 넣어 타지 않도록 볶다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볶는다. 3 2에 육수를 붓고 월계수 잎을 넣어 끓인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수프가 완성되면 월계수 잎을 건진다. 

 

그린 샐러드

재료(4인분) 양상추(중간 크기) 1포기, 피망 3개, 오이 1개, 브로콜리 1송이, 양파 1/2개, 셀러리 1대, 래디시 3개, 소스(프렌치 드레싱 1/2컵, 다진 양파 1+1/2큰술, 오이 피클 · 다진 삶은 달걀 · 다진 빨강 피망 1큰술씩, 레몬즙 1작은술)

 

1 양상추는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찢는다. 셀러리는 껍질을 벗겨 얇게 썰어 찬물에 담근다. 오이와 양파는 한입 크기로 슬라이스한다. 

2 피망은 씨를 제거하고 0.7cm 두께로 둥글게 모양을 살려 썬다. 브로콜리는 송이송이 잘라 끓는 물에 데쳐 식힌다. 

3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소스를 만든다. 

4 그릇에 채소를 담고 소스를 함께 낸다.

 

 


MAIN

1 <신혼요리39> 에메랄드 진피즈 설명에 의하면 “피즈는 원래 탄산가스가 물에서 분리될 때 ‘슈’ 하는 소리에서 유래된 명칭인데, 에메랄드 피즈는 아름다운 색을 강조한 이름”이라고 적혀 있다. 멜론 소다처럼 생긴 것이 비주얼만으로도 굉장히 레트로하다. 

2 <오븐요리 전자레인지 · 압력솥> 햄버그스테이크 1999년에 출간된 책. ‘조리는 잠깐, 맛은 최고!’라고 적힌 제목만 봐도 1990년대 요리책 트렌드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다. 햄버그스테이크의 레시피는 90년대 경양식집으로 소환시키는 맛이다. 똑같은 맛의 재연을 위해 레시피를 충실히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돌려깍기 신공으로 장식한 채소 플레이팅도 간과하지 말자.

 

햄버그스테이크

재료(4인분) 다진 쇠고기 400g, 양파 1개, 빵가루 1/2컵, 달걀 1개, 식물성 기름 4큰술,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소스(야채 육수 3컵, 토마토케첩 1컵, 밀가루 1/2컵, 버터 · 생크림 4큰술씩, 월계수 잎 2장,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플레이팅용 채소(감자 2개, 당근 1개, 껍질콩 150g, 버터 3큰술, 설탕 1큰술, 소금 · 파슬리 가루 조금씩)

 

1 양파는 곱게 다진다. 플레이팅용 감자와 당근은 4cm길이로 썰어 모서리를 다듬고, 껍질콩은 데친 다음 감자 길이로 자른다. 

2 큰 볼에 다진 쇠고기, 양파, 빵가루, 달걀, 식물성 기름,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치대면서 반죽한다. 반죽을 4덩이로 나눠 동글납작하게 빚어 엄지손가락으로 가운데를 오목하게 누른다. 

3 오븐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2를 올려 230~250℃로 예열한 오븐에 10분간 굽는다. 5분 지나 뒤집어서 다시 굽는다. 

4 감자와 당근은 끓는 물에 소금과 설탕을 넣고 삶는다. 다 익으면 건져 물기를 빼서 버터 두른 팬에 볶고 껍질콩도 볶는다. 

5 팬에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넣어 갈색이 나게 볶다가 토마토케첩을 넣고 신맛이 나지 않을 때까지 볶는다. 육수를 붓고 월계수 잎을 넣고 뭉근히 끓인 다음 생크림으로 농도를 맞춘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6 접시에 3을 담고 4의 볶은 감자, 당근, 껍질콩을 곁들인다. 햄버그스테이크 위에 5의 소스를 뜨거울 때 끼얹고 파슬리 가루를 뿌린다. 

 

에메랄드 진피즈

재료(1인분) 진 30ml, 레몬 주스 15ml, 달걀흰자 1개, 크림드민트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얼음 · 소다수 적당량씩 

 

1 셰이커에 얼음을 넣고 소다수를 제외한 나머지 재료를 넣고 20번 정도 흔들어 섞는다.

2 텀블러에 따르고 소다수를 붓는다.

 

 


DESSERT

1 <지금 엄마는 요리 중> 댄디 케이크 제목이 유달리 사랑스러운 책이다. 요리연구가 최경숙 선생이 1994년에 출간했다. 설명 역시 사랑스러운지라 책에 나온 그대로 적겠다. “2~3년 전쯤, 병에 건포도와 럼주를 하나 가득 부어서 밀폐시켜 지하실에 넣어두었었다. 그런데 이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 얼마 전 발견했다. 독한 럼주 냄새는 간곳없고 부드러운 향의 검은 시럽으로 변한 이 건포도를 보자, 언젠가 배웠던 멋쟁이 영국 케이크가 생각나 만들어본 케이크.” 

2 <지금 엄마는 요리 중> 아메리칸 핫 비스킷 “치킨 센터를 통해 우리에게 친근하게 알려진 과자이다. 이름에 ‘핫’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굽자마자 뜨거울 때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식었을 때는 오븐 토스터 등에 다시 구워서 버터나 잼과 함께 먹는다.”

 

댄디 케이크

재료(8인분) 졸인 건포도 300g, 버터 · 아몬드 가루 160g씩, 아몬드 50개, 설탕 150g, 박력분 100g, 강력분 40g, 달걀 3개, 녹인 버터 · 강력분(덧밀가루용) 1큰술씩, 바닐라 에센스 1/2작은술, 베이킹소다 1g, 살구잼 조금

 

1 아몬드는 뜨거운 물에 2~3분 데쳐서 식힌 다음 반으로 썬다. 버터는 실온에 두고 베이킹소다는 약간의 물에 녹인다. 아몬드 가루는 2번, 강력분과 박력분은 3번 체에 내린다. 

2 큰 볼에 버터와 설탕을 넣고 부드럽게 녹인 다음 전동 거품기를 중간 속도로 놓고 하얗게 거품을 낸다. 바닐라 에센스와 달걀을 풀어 조금씩 넣어가며 거품기를 고속으로 돌린다. 

3 2가 중간에 조금 분리되는 듯 보일 때 아몬드 가루를 조금 넣고 다시 반죽한다. 물에 풀어놓은 베이킹소다를 넣고 다시 한 번 젓는다. 

4 3의 반죽에 밀가루를 넣고 젓다가 70% 정도 섞이면 건포도를 넣고 젓는다. 

5 충분히 저어 윤기가 나면 21cm 케이크 틀에 베이킹 페이퍼를 깔고 옆면은 녹인 버터를 바른 뒤 강력분을 묻힌다. 

6 반죽을 넣고 표면을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1의 아몬드를 가운데서 바깥 방향으로 심어가듯 장식한다. 

7 170℃로 예열한 오븐에서 1시간 동안 굽고 뜨거울 때 살구잼을 바른다.

 

아메리칸 핫 비스킷 

재료(20개 분량) 박력분 380g, 생크림 300g, 버터 120g, 설탕 1/2컵, 우유 80g, 베이킹파우더 1큰술, 설탕 1/2큰술, 소금 1작은술

 

1 박력분,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비닐봉투에 담아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둔다. 버터는 주사위 모양으로 작게 잘라 냉동실에 넣어둔다. 생크림과 우유는 냉장 보관한다. 

2 분쇄기에 냉장고에 넣어둔 1의 박력분,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의 반만 넣고 간 다음 냉동한 버터를 넣고 간다. 

3 손으로 만져보아 버터가 콩알 정도의 크기로 잘게 다져지면 큰 볼에 나머지 박력분,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손으로 비벼가며 고루 섞는다. 

4 반죽의 상태를 보아가며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고무주걱으로 날가루가 보이지 않게 고루 섞는다. 

5 비닐봉투에 담아 두께 1.5cm, 길이 10cm 정도로 접어 직사각형 모양의 반죽을 만든다. 

6 반죽을 냉장고에 30분간 넣어두었다가 꺼내 5cm 원형 틀로 찍는다. 양손을 이용해 높이를 세워 190℃의 오븐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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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푸드스타일리스트

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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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즐기는 새로운 맛 ‘옳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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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오찬과 정찬 코스를 맛볼 수 있다.


도산공원 앞에 자리한 레스토랑 옳음은 모던 한식과 프렌치를 결합한 세련된 요리를 선보이는 곳. 11월부터 늦가을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를 오찬과 정찬 코스에서 맛볼 수 있다. 무화과를 곁들인 ‘비프 카르파치오’, 대하살을 듬뿍 넣은 ‘김치새우만두’, 돼지고기와 중합으로 맛을 내는 ‘중합찜’ 등 지금 가장 맛있다는 요리이니 서둘러 방문해봐야겠다. 

tel 02-54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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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와 술이 맛있는 곳 ‘바이 미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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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와 술이 맛있는 곳 ‘바이 미 스탠드’

낮에는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밤에는 술을 즐길 수 있다.


1 아보카도가 듬뿍 ‘헬라그린’ 샌드위치. 2 푸른빛이 감도는 ‘진토닉’.

 

줄을 서야 맛볼 수 있는 도쿄의 샌드위치 맛집, ‘바이 미 스탠드’가 이태원에 문을 열었다. 샌드위치 속을 아낌없이 듬뿍 넣어 맛있을 수밖에 없으며, 재료를 색다르게 조합하는 센스까지 갖춰 매번 다른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지는 곳이다. 아보카도와 시금치, 치즈 등을 넣은 ‘헬라그린 샌드위치’와 사과와 돼지고기, 치즈가 들어간 ‘애플칙스 샌드위치’가 가장 인기 있다. 샌드위치 마니아가 아니라도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으니, 낮에는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밤에는 술을 즐기는 바로 변신하기 때문. 수제 맥주,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를 갖춘 바가 되면 온통 민트색으로 칠한 벽이나 1980~90년대 미국 가정집처럼 꾸민 공간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진다. 낮과 밤의 색다른 풍경이 궁금하다면 시간을 달리해 방문해볼 것.

add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6길 31 지하 1층  tel 02-6397-2288

open 낮 12시~새벽 2, 토 · 일요일 낮 12시~새벽 3시(월요일 휴무)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병주 , 이향아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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