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리비와 아티초크, 초리조 등을 올린 ‘테판’의 철판요리. 2 ‘카우리’의 모둠초밥과 생선회.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 새로운 미식의 길이 열렸다. 이름하여 ‘322 소월길’로 플라워숍과 레스토랑 네 곳을 하나의 골목길로 오갈 수 있게 조성한 미식 공간이다. 플라워숍 덕분에 길에서는 은은한 꽃향기가 나고 맛부터 인테리어까지 레스토랑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해 어느 곳부터 가보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우선, 현대적인 감각의 생선회, 초밥을 맛볼 수 있는 ‘카우리’, 품격 있는 다이닝을 위한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다. ‘테판’은 푸아그라, 랍스터 등 색다른 재료로 세련된 철판 요리를 선보이는 곳.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싶을 때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꼬치구이 전문점 ‘텐카이’로 향해보자. 네 곳 모두 소규모 좌석에 오픈 키친을 두어 조리 과정을 가까이서 구경하거나 셰프와 대화하며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통유리창으로 개방감 있는 인테리어에서 호텔다운 격조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며,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안해 친근하게 다가온다. add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322 tel 02-799-8271~4 open 카우리, 스테이크 하우스, 테판 낮 12시~오후 10시(브레이크 타임 오후 2시 30분~오후 6시), 텐카이 오후 6시~새벽 1시
따뜻한 프렌치토스트에 라즈베리와 크림을 올려 즐기는 ‘로즈 라즈베리 팡 페르뒤’. ‘라뒤레’ 하면 달콤한 마카롱이 먼저 떠오르지만 파리나 도쿄, 뉴욕 등에서는 식사가 가능한 라뒤레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라뒤레의 맛은 다채롭다. 마침내 서울에서도 라뒤레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라뒤레 살롱 드 떼’다. 디저트 카페로 마카롱, 음료 같은 디저트와 식사를 위한 브런치 메뉴를 함께 선보이는데 이러한 형태의 복합 매장은 전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해 더욱 반갑다. 레몬케이크, 프렌치토스트 등의 베이커리 메뉴가 있고 간단한 식사로 즐길 수 있는 오믈렛, 클럽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판매한다. 핫초콜릿, 라뒤레 티 컬렉션, 칵테일 등 다양한 음료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18세기 프랑스 여성의 방을 재현한 인테리어에서도 라뒤레의 우아하고 달콤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add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 176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 tel 02-3479-1689open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1 청담동 레스쁘아 뒤 이브에서 낮부터 크루그를 마셨다. 2 크루그의 수장인 매기 헨리케즈 대표.
3 크루그 하우스는 1843년에 시작해 6대에 걸쳐 계승되고 있다.
대낮부터 술 약속이 있었다. 으레 낮술은 쿰쿰한 노포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게 제맛이나, 이번엔 좀 달랐다. 낮술이었지만 호사스러웠다. 호사스러웠지만 무겁지는 않았고, 무겁지는 않았으나 깊이는 있었다. 크루그라는 멋진 술과 레스쁘아 뒤 이브 임기학 셰프의 특별한 음식, 분위기를 완성하는 술친구인 매기 헨리케즈 대표가 있었던 덕분이다. “자, 마실까요?” 매기 대표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신선하면서도 가볍고 생동감 넘치는 맛. 마시자마자 단박에 좋은 술이라는 것을 알았다. “2003년은 매우 무더운 해였고, 무더위는 와인의 맛을 무겁게 만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맛이 나는 건, 크루그의 세밀한 생산 방식 덕분입니다.” 크루그는 포도밭의 구획을 매우 세밀히 나눠 관리한다. 같은 밭이라고 해도 포도에 닿는 햇살의 정도, 기온의 높낮이, 심지어 고도에 따라서도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샴페인잔을 기울이던 매기 대표가 갑자기 핸드폰을 들더니 음악을 틀었다. 공간에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스몄다. 크루그를 마실 때 챙겨야 할 필수품은 애인도 아닌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샴페인의 에이징 기간, 블렌딩된 베이스 와인과 리저브 와인의 수, 사용된 리저브 와인의 최고 · 최신 연도 등의 정보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크루그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샴페인병에 적힌 ID를 입력한 거예요. 이렇게 술에 어울리는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이 샴페인에 얽힌 이야기도 볼 수 있죠.” 실제로 좋은 음악을 들을수록 음식의 맛이 좋아진다는 과학적인 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검증했다. 크루그 하우스는 샴페인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는 ‘뮤직 페어링’을 시도하고 있었다. 크루그 하우스는 업계 최초로 푸드 페어링을 시작한 획기적인 하우스로도 유명하다. 재빨리 두 번째 병으로 시선을 돌렸다. 음악이 페어링된 크루그 2002의 맛은 어떨까? 에디터의 마음을 알아챈 듯 매기 대표는 다음 잔을 권했다. “크루그 2002를 마셔볼까요? 음, 샴페인 온도가 약간 높기는 한데…. 온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그 품질을 더욱 잘 알 수 있긴 하죠. 차가운 음식은 오히려 온도가 올라갔을 때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거든요.” 혀에서 미끄러져 내리는 다채롭고 풍요로운 맛. 크루그 빈티지 2003이 좀 더 심플하면서도 경쾌하다면, 2002는 깊이와 긴장감이 있는 샴페인이었다.
왼쪽부터 크루그 그랑퀴베, 크루그 빈티지 2002, 크루그 빈티지 2003
4 레스쁘아 뒤 이브의 임기학 셰프가 달걀을 주제로 음식을 만들었다. 5 크루그라는 샴페인에 대해 더욱 깊이 알 수 있던 자리였다. 6 임기학 셰프와 매기 헨리케즈 대표
게살과 전복, 프레시 트러플을 곁들인 달걀 커스터드
연어 그라블락스와 달걀노른자 오보로, 연어알
메르게즈 향신료로 마리네이드한 양고기로 감싸 튀긴 달걀
7 하우스의 창립자인 조셉 크루그. 8 크루그는 매년 한 가지 식재료를 선정해 전 세계 셰프들과의 협업을 선보인다.
SPECIAL PARING
매기 헨리케즈 대표에게 최근 출시한 크루그 2002를 즐기는 페어링법을 물었다.
Q1 KRUG×SPACE 남아프리카에 있는 아름다운 호텔에서 크루그 2002를 마시고 싶다. 날이 저물고 차차 어두워질 즈음 수풀에서 불을 피우고 닭 꼬치와 커리 소스와 함께 크루그를 마시겠다.
Q2 KRUG×TIME 밤 9시. 조금 늦은 저녁 시간, 크루그 2002와 함께 난롯가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 메뉴는 구운 돼지고기와 망고 처트니.
Q3 KRUG×STREET FOOD 노점에서 파는 케밥, 닭고기가 들어간 페이스트리, 볶은 양파가 잔뜩 들어간 핫도그, 생강이 들어간 당근 케이크나 공항 푸드코트에서 찾을 수 있는 시나몬 롤도 좋다.
Q4 KRUG×MUSIC 망설임 없이 본 아이버 Bon Iver의 Perth(mi ka remix). 샹파뉴에 있는 레스토랑 소믈리에가 추천한 곡인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Q5 KRUG×ARTIST 예술가이자 조각가인 게고 Gego. 그녀의 모든 작품에는 깊이와 긴장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