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물오른 굴, 제대로 먹는 법.
EAT RAW
질 좋은 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요리다. 날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약간의 조미를 원한다면 생굴에 레몬즙 혹은 미뇨넷 소스를 곁들여보자. “이름만 어려운 소스예요. 만드는 건 상당히 쉽죠. 와인 비니거에 원하는 걸 다져 넣으면 돼요. 셜롯이나 양파를 잘게 다지고, 여기에 후추와 소금 조금.” 겨울철마다 생굴을 즐기는 장진모 셰프의 설명이다.
바윗굴vs참굴 굴의 산지는 크게 남해와 서해로 나뉜다. 남해의 굴(바윗굴)은 크고 통통하고, 서해의 굴(참굴)은 작지만 탱탱하다. 크기가 다른 이유는 하나다. 남해의 굴은 바닷물에 종일 담겨 영양을 섭취할 시간이 많다. 이를 수하식 양식법이라고 한다. 반면, 서해의 굴은 조수간만의 차로 바닷물에 잠길 시간이 부족하다. 자연히 성장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거친 환경에서 자라 농밀한 맛과 향을 지녔다.
봄, 여름에 먹는 굴 섬진강 유역에서 나는 벚굴은 봄에 먹는 굴이다. 이름처럼 벚꽃 날릴 때 먹는다. 민물 속에서 자라 크기도 실하다. 태안, 서천 등지에서 재배되는 오솔레굴은 독성이 없다. 노르망디 재배 방식으로 키워 산란을 조절했다. 덕택에 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본래 R이 들어가는 달에는 굴을 먹지 않는다. 산란 시기라 독성을 품기 때문이다.
석화와 미뇨넷 소스
재료(4~6인분) 석화 30개, 클래식 미뇨넷 소스(화이트 와인 식초 1/4컵, 다진 셜롯 1큰술, 후춧가루 1/4작은술), 매콤한 미뇨넷 소스(화이트 와인 식초 1/4컵, 다진 셜롯 1큰술, 스리랏차 소스 1작은술, 후춧가루 1/4큰술)
1 볼에 클래식 미뇨넷 소스와 매콤한 미뇨넷 소스의 재료를 각각 넣고 잘 섞은 다음 1시간 정도 둔다.
2 옅은 소금물에 살짝 씻은 석화에 미뇨넷 소스를 취향껏 올린다.
Tip 사과, 배 등을 잘게 썰어 소스를 넣고 절인 다음 곁들여도 좋다. 가니시로 고수나 라임, 셔빌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AT COOKED
굴은 익혀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난다. 튀김, 파스타 등의 메뉴에 활용하면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메뉴에서 지루함이 느껴진다면, 튀김에 샐러드를 곁들이거나 파스타에 매콤함을 더하는 등 약간의 변주를 주자.
수돗물 세척 금지 굴을 수돗물에 씻으면 맛이 없다. 바다 고유의 풍미가 모두 날아가기 때문이다. 옅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는 걸로 정말이지 족하다. 라미띠에의 장명식 셰프는 “3% 정도의 소금물에 씻어 먹으라”며 “봉지굴의 경우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후다닥 조리하기 굴은 오래 조리할수록 맛이 질겨진다. 단시간에 후다닥 그을리듯 조리해서 사용한다.
굴튀김 샐러드
재료(4~6인분) 굴 24개, 사워크림 차이브 드레싱(사워크림 1/2컵, 우유 · 포도씨유 1/4컵씩, 레몬즙 1/2큰술, 다진 차이브 2/3큰술, 디종머스터드 · 설탕 1/2작은술씩,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튀김옷(중력분 · 빵가루 1컵씩, 달걀 2개, 카이엔페퍼 1/4작은술(생략 가능),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샐러드 채소 · 식용유 · 차이브(가니시용) 적당량씩
1 굴은 소금물에 잘 씻어 물기를 뺀다. 샐러드 채소는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2 블렌더에 사워크림 차이브 드레싱 재료를 모두 넣고 간다.
3 튀김반죽용 밀가루에 약간의 소금과 카옌페퍼를 넣는다.
4 굴에 3과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힌 뒤 예열한 튀김기름에 노릇하게 튀긴다.
5 튀긴 굴을 망에 올려 한 김 식힌 다음 샐러드 채소에 얹어 2의 드레싱을를 뿌린다. 다진 차이브를 뿌려 완성한다.
스파이시 굴 오일 파스타
재료(4인분) 스파게티 면 300g, 굴 200g, 모시조개 150g, 면수 100ml, 마늘 8쪽, 페퍼론치노 6~8개, 올리브유 4큰술, 화이트 와인 1큰술, 파르메산 치즈 · 이탤리언 파슬리 ·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굴은 소금물에 씻고, 모시조개는 해감해서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2 끓는 소금물에 스파게티 면을 넣고 8~9분간 삶아 건진다. 면수는 버리지 말고 둔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달군 다음 슬라이스한 마늘과 페퍼론치노를 부숴 넣고 고루 볶는다.
4 3의 팬에 모시조개와 면수를 넣고 모시조개가 입을 벌리면 굴과 화이트 와인을 넣어 센 불에 마저 볶는다.
5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파르메산 치즈와 이탤리언 파슬리를 얹어 완성한다.
ADD KOREAN TOUCH
굴국, 굴전, 굴무침, 어리굴젓…. 우리는 예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굴을 먹어왔다. 전통적인 방식이 지겨워졌다면 서양식에 한식 터치를 가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익숙한 식재료인 김치를 더하거나 리코타 치즈와 흡사하게 생긴 순두부를 넣는 식으로 재미를 줘보자.
빼놓을 수 없는 샴페인 굴의 평생 짝궁은 단연 샴페인이다. 굴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은 샴페인이 지닌 섬세한 버블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굴 특유의 짭잘함과 훌륭한 바다 내음은 상파뉴 지역 토양의 미네랄감과 샴페인 특유의 상큼한 산도와 환상의 마리아주를 이루죠.” 에스테번 김진범 소믈리에의 설명이다. 그는 굴과 함께 샬롯 테넥스 Charlot Tanneux의 익스프레션 Expression을 마신다고.
의외의 술 굴은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에일류의 맥주보다는 라거류의 신선하면서도 가벼운, 탄산 좋은 맥주가 좋은 매치를 이룬다.
얼큰한 굴 순두부 스튜
재료(4인분) 물 1과1/2컵, 토마토 통조림 1개, 굴 150g, 순두부 · 양파 1개씩, 대하 6마리, 청양고추 · 홍고추 1개씩, 식용유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파슬리 조금
1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식용유를 두른 뒤 달군다. 다진 마늘과 함께 양파와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고 2분간 볶는다.
2 1에 깨끗이 손질한 대하를 넣고 가볍게 볶는다. 토마토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 홍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넣고 5분간 팔팔 끓인다.
3 2에 순두부와 파슬리를 올린다. 파슬리의 향을 느끼고 싶다면 다져서 넣는다.
Tip 물 대신 채소 육수 1컵과 화이트 와인 1/2컵을 넣고 끓이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굴 김치 파스타 베이크
재료(4인분) 리가토니 면 500g, 모차렐라 치즈 300~400g, 김치 1/2포기, 양파 2개, 토마토소스 2컵, 마늘 4쪽, 생크림 3큰술, 식용유 · 후춧가루 조금씩
1 양파와 마늘은 잘게 다져 식용유를 두른 달군 팬에 넣고 볶는다. 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2~3분간 더 볶는다.
2 끓는 소금물에 식용유를 2~3방울 떨어트리고 리가토니 면을 넣어 6~8분간 삶는다. 알단테 상태로 삶아 건진다.
3 오븐 용기에 1, 리가토니 면, 모차렐라 치즈, 생크림을 섞은 토마토소스를 순서대로 올린다. 중간 중간 후춧가루를 뿌리며 반복해서 쌓아 올린다.
4 마지막으로 리가토니 면을 토핑으로 얹고 모차렐라 치즈를 뿌린다.
5 180℃로 예열한 오븐에 4를 넣고 먹음직스러운 갈색이 돌 때까지 15~20분간 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