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본 그릇

뒤집어 본 그릇

뒤집어 본 그릇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다가 슬쩍 그릇을 뒤집어 봤다. 좋은 그릇 쓰기로 유명한 열 곳의 세련되면서도 한국적인 스타일의 레스토랑 식기들.  

Modern Korean
왼쪽 방향 왼쪽의 소반 형태 그릇과 밥그릇, 국그릇은 모두 민스키친의 것. 김영환 작가가 새로이 시작되는
민스키친의 신메뉴를 위해 제작한 것이다. 그릇이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했다. 그의 그릇은 북촌 공방에서 구매 가능하다.
화병 앞의 접시들은 안씨막걸리의 것으로 모두 장자요 제품. 장자요는 전주에 있는 곳으로 그릇도 예쁜데 가격까지 저렴하다. 그릇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직 장자요 그릇을 사기 위해 전주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고. 그릇 속의 유기 수저 세트는 이봉주 명장이 만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국가지정 명장이다. “가격이 상당하지만, 좋은 기물을 사용하고 싶어 선택했어요. 레스토랑에 가면 몇 십만원짜리 라귀올을 쓰잖아요. 한국 술 전문점이라고 하면 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물에서 밀리고 싶지 않았어요.” 안상현 대표의 말이다. 술잔은 모두 광주요 제품으로, 그릇이 규격화되어 쌓아놓고 쓰기 좋다.
오른쪽 방향  왼쪽의 갈색 접시와 위의 흰색 볼, 와인잔, 커틀러리는 모두 스와니예의 것. 스와니예는 에피소드별로 다른 메뉴를 내는데, 사진의 그릇은 14번째 에피소드를 위한 것이다. 흰색 볼은 이천의 식구기에서 구매했는데 접시 이름이 무려 ‘스와니예’라고. 이 그릇을 처음 사용한 레스토랑이 스와니예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적이면서도 중립적인 느낌의 갈색 접시는 광주요 제품. 모던한 느낌을 더하는 와인잔은 잘토, 커틀러리는 에드마. 그 옆의 그릇은 모두 복정식당의 것. 책 위의 와인 바스켓은 허명욱 작가의 작품, 파란색 저그와 잔은 이연정 작가의 작품으로 막걸리를 낼 때 사용한다. 주홍색 주칠 소반은 파주에 있는 반김 크래프트 양병용 작가의 작품. 뚝배기는 손내옹기 이현배 작가의 작품. 손내옹기는 다른 옹기와 달리, 전통 장작에서 7일간 숙성하며 구워 내구성이 강하다. 소반 위 자연스러운 느낌의 유기는 안성맞춤유기로 김수영 무형문화재의 작품. 테이블의 패브릭은 유앤어스 제품.

   

Homely Tableware
나무, 꽃 패턴, 그린 컬러 등 편안하고 따듯한 느낌을 주는 레스토랑의 테이블웨어.
왼쪽 방향의 그릇은 모두 수마린의 것. 가장 하단의 민트색 접시와 위에 놓인 볼은 김선미 그릇, 포개진 민트색 접시는 독일 브랜드인 후첸버그 제품이다. 모두 민트색 접시를 선택한 것은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컬러가 피스타치오와 붉은색이라서 그렇다고. 앞에 놓인 멋스러운 스테이크 나이프는 프랑스 브랜드인 테르세발 제품. “스테이크 나이프로 유명한 곳이 프랑스의 라귀올과 피에르라는 동네거든요. 피에르에서 테르세발을 만들죠.” 이형준 셰프가 덧붙였다. 유리 볼과 케이크 스탠드는 비디비. 와인잔은 이탈리아의 리차드 지노리 제품으로 이 모양은 오직 지노리에만 있다. 오른쪽 앞쪽에 쌓인 푸른색 꽃무늬 접시는 모두 도우룸의 것이다. 하단의 흰색 볼은 코스타노바, 그 위의 무늬 접시는 쯔비벨무스터, 가장 작은 접시는 일본 브랜드 토노 Tono 제품.

“레스토랑의 접시는 아무래도 음식을 표현해주는 도화지 역할을 하죠. 접시가 음식을 살릴 수도 있지만, 너무 화려하면 오히려 음식을 죽이기도 해요.” 윤대현 셰프의 설명이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오른쪽 뒤편의 도마는 고메트리의 것. 은곡도마 제품으로 오리 요리를 낼 때 쓴다. 흰색 볼은 이천의 도자기 공방에서 제작한 것. 커틀러리는 큐티폴 제품. 캐주얼하면서도 살짝 격식 있는 느낌이 고메트리와 잘 맞아 선택했다. 식물이 프린트된 액자, 검은색 화병은 모두 이노메싸. 아르데코 시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검은색과 금색 패턴의 화병, 촛대는 모두 챕터원.    

White dishes Parade
모던한 흰색 접시를 쓰는 레스토랑의 그릇들.
왼쪽 상단의 그릇은 모두 피에르가니에르의 것으로 JL꼬께 제품. 레스토랑 오픈 당시 브랜드의 퀄리티 유지 차원에서 피에르가니에르 셰프가 직접 선택한 브랜드다. 냅킨 링은 크리스토폴, 커틀러리는 모두 라귀올 제품. 가운데 냅킨을 올린 접시는 라미띠에의 것으로 베르나르도 제품. 미국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르 베르나르뎅’에서도 같은 시리즈를 사용한다. 스테이크 나이프는 르 데어스 Le Theirs 제품으로 장명식 셰프가 프랑스 여행 중 직접 구매한 것. 멋스러운 나무 손잡이가 특징으로 스테이크를 낼 때 쓴다.

오른쪽 하단의 테이블웨어는 모두 도사by백승욱의 것으로 포담사 제품. 포담사는 스페인 브랜드로 레스토랑에서 즐겨 쓰는 그릇이다. 백승욱 셰프가 ‘그릇도 하나의 요리’라는 생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실제로 그릇을 쓰는 방식도 요리와 개연성이 크다. 성게알 접시는 성게 수프나 성게 타르타르를, 카카오 Cacao 모양의 그릇은 디저트에 사용하는 식. 커틀러리는 라귀올, 젓가락은 큐티폴, 진주로 만든 하얀색 캐비아 전용 스푼은 시애틀 캐비아 컴퍼니 제품. 테이블 위의 흰색 스트라이프 화병은 모두 이노메싸.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과용
assistant 박솔비
TAGS
뒤집어 본 그릇

토니유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

토니유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

토니유 셰프가 가회동에 두레유를 오픈했다. 오너 셰프로서의 첫 레스토랑으로, 62년간 인사동에서 정통 한식을 선보이던 두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곳이다. “모던 한식이 너무 트렌디하고 강남에 집중된 경향이 있어요. 마치 구세대와 신세대가 단절된 것처럼요.” 그는 두레의 역사를 이어 좀 더 전통에 가까운 모던 한식을 선보이고 싶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레스토랑의 공간 역시 두레의 세컨드 브랜드인 북촌마님이었던 한옥을 레노베이션한 것. 북촌 한옥마을이라는 위치 또한 그의 프로젝트에 힘을 더한다. 대표 메뉴는 김홍도의 ‘설후야연’이라는 그림에서 착안한 토장설야멱. ‘눈 오는 밤,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근사한 뜻을 지녔다. 고기를 한번 구운 뒤, 차가운 물이나 눈에 담가 식힌 뒤 다시 구워 먹었다는 고증에서 착안, 한번 구운 뒤 액화질소에 급랭시킨 고기를 다시 숯불에 올려 구운 뒤 버섯, 감자 등의 식재료로 ‘설야’를 표현한 메뉴와 함께 먹는 메뉴다.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고기가 더욱 연해지고 양념과 잘 어우러지는 효과도 있다고. 고즈넉한 한옥 레스토랑에서 더욱 탄탄해진 그의 요리 세계를 경험하는 호사를 누려보자.

add 서울 종로구 북촌로 65 2층 tel 02-743-2468
open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5시~10시 30분(연중무휴)

봄나물을 곁들인 우럭 탕수.

김홍도 그림에서 착안한 토장설야멱.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향아 · 차가연
TAGS
뒤집어 본 그릇

갤러리에서의 식사

갤러리에서의 식사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pkm가든 카페를 오픈했다.

유러피언 스타일의 건강한 레시피를 지향하는 곳으로, 홈메이드 느낌을 살린 프티 파인 퀴진 Petit Fine Cuisine 메뉴를 선보인다. 돼지 목살을 장시간 저온 조리한 뒤 빵에 끼워 먹는 포쉬포크 샌드위치나 비트에 마리네이드한 루비살몬을 곁들인 샌드위치, 일본의 미소된장을 사용하여 만든 파스타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음식은 다소 캐주얼하지만 플레이팅에 힘을 주어 마치 잘 차려진 요리를 먹는 듯한 기분을 내려 했다고. 단품 메뉴 중 3가지, 4가지, 5가지 가짓수를 선택해서 코스 메뉴로 즐길 수도 있다. 1층과 최근 오픈한 신관에서는 갤러리 소속 작가인 백현진, 정희승, 정영도, 이원우, 이불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참고로 pkm가든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통유리로 내려다보이는 광화문, 종로 일대의 전망. 사계의 변화를 한눈에 감상하며 음식과 작품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갤러리에서의 식사. 이른 봄날에 삼청동을 찾아야 할 가장 큰 이유다.

add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40 2층 tel 02-734-9467
open 낮 12시~오후 5시(코스 메뉴는 오후 2시 30분까지)

미소된장에 생크림을 넣어 만든 파스타.

비트에 마리네이드한 연어에 생브로콜리 샐러드를 곁들인 샌드위치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향아, 차가연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