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터들의 히든 바

트렌드세터들의 히든 바

트렌드세터들의 히든 바
한남동에 라운지 바 에타가 오픈했다.  


파이니스트 모던 라운지 Finest Modern Lounge를 컨셉트로 세계 각지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셰프와 브랜드 개발팀이 협업한 특별 메뉴를 선보인다. 인기 메뉴는 파와 화이트 와인으로 찐 광어와 치킨 육수에 조리한 보리밥, 대파 에멀전이다. 또 1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주류를 선보이는데,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벨리짜 Belleza를 추천한다. 스페인어로 미인을 뜻하는 벨리짜는 럼 베이스에 생제르맹 리퀴드, 착즙 자몽 주스를 더한 것으로 프루티하면서도 오가닉한 느낌의 칵테일이다. 상큼한 맛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는 모던함이 돋보이며, 곳곳에 설치된 간접조명은 세련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앞으로도 브랜드 행사, 전시, 파티 등으로 새로운 문화 예술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 단순한 라운지가 아닌 트렌드세터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add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 H동 3F 301호 tel 02-797-6255
open 오후 7시~새벽 3시(연중무휴)

   
상큼한 맛의 유주 김렛.
   
파와 화이트 와인으로 맛을 낸 광어요리.
   
닭 콩피와 쌀 튀일, 인삼 닭 육수로 만든 필라프.
CREDIT
에디터 박솔비(어시스턴트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향아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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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레스토랑

굿모닝 레스토랑
부드러운 햇살과 커피, 고소한 빵 냄새로 시작하는 아침은 분명 즐거운 순간이다.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에 위치한 카라반 서울은 소위 ‘조식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서울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공간이다. 호주식 카페&레스토랑 메뉴를 선보이며, 호주 출신 오너 셰프인 아담 케인이 주방을 맡았다. “호주는 이민자의 나라라 전통 음식이 없는 대신, 전통이나 국적 등을 따지지 않고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있죠.” 셰프의 설명이다. 카라반 서울에서는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홍콩, 중동, 유럽 등 다양한 스타일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내놓는다. 대표 메뉴는 랍스터 뇨키와 프랑스식 툴루즈 소시지를 곁들인 아보카도 샌드위치, 이국적인 향신료를 넣은 퀴노아 샐러드다. 사워도우의 경우 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넣어 장시간 자연 발효해서 만든 것으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스페셜티 카페 ‘나무사이로’의 원두로 내린 커피뿐 아니라 칵테일과 맥주, 내추럴 와인 등의 주류도 구비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하는 호주 멜번의 플랙 스튜디오 Flac Studio가 맡았다. 곳곳에 장식된 호주 아티스트들의 오리지널 아트워크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add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 45 메세나폴리스 지하 1층 1125-1127호 tel 02-324-2272
open 오전 9시~오후 10시 30분(연중무휴)

   
프랑스식 소시지를 곁들인 아보카도 샌드위치.
 
이국적인 퀴노아 샐러드.
 
나무사이로 원두로 내린 카페라테.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향아,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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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빚는 여자

술 빚는 여자
막 걸러서 막걸리, 막 만들어서 막걸리. 우리의 전통 막걸리를 만드는 배혜정도가 배혜정 대표를 만났다.  
생막걸리를 맛보는 배혜정 대표.
 
‘흰 빛깔의 이슬’을 뜻하는 증류주 ‘로아’. 배혜정 대표의 아들 김백규 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증류주 만들기에 힘 쏟고 있다.
 

배혜정 대표의 집안은 술 냄새가 풀풀 풍긴다. 아버지는 국산당 창업주인 고 배상면 회장, 오빠는 현 국순당 대표인 배중호 씨, 동생은 배상면주가를 세운 배영호 대표다. 느지막이 시작한 사업이지만, 그녀 역시 전통 탁주를 개발하는 도가를 이끌고 있다. 술 냄새는 분명 술 냄샌데, 그 냄새가 지닌 세월의 내공이 보통 아니다. 좋은 술만이 낼 수 있는 향긋하면서도 부드러운 향이랄까.
배상면 회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그는 우리나라 술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누룩을 생각한다’는 뜻의 우곡을 자신의 호로 삼았을 정도로 전통주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대표작은 1991년 개발한 백세주. 이를 통해 국내 전통주 시장의 문이 열렸다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뭐 남의 술 얘기긴 하지만(웃음), 제 결혼식 때 손님이 오면 대접하시겠다 고 아버지가 술을 담그셨거든요. 중국에는 딸을 낳으면 술을 담가서 시집갈 때 들려 보내는 풍습이 있어요. 그것처럼 아버지가 직접 술을 담가서 제 결혼식 때 손님들에게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았던 거죠. 그 술이 상품화된 것이 현재의 백세주예요.”
어릴 적부터 술독 가득한 도가에서 뛰놀던 그녀는 형제들과 달리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술 사업을 시작했다. 다름 아닌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내가 약주를 개발하고 연구했지만,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건 막걸리야. 막걸리야말로 우리 민족의 혼이 배어 있는 전통주잖니. 나의 꿈은 막걸리다. 막걸리에서 약주가 나오는 거니까.” 당시 현대건설 지사장이었던 남편을 따라 해외를 돌던 배혜정 대표는 술에 쏟는 일본 장인들의 고뇌와 열정을 보고 깊은 생각에 잠긴 터였다. 배 대표가 갖고 있던 생각이 배상면 회장의 뜻과 맞아떨어졌고, 그녀는 아버지의 뜻대로 과감히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탱크 안에서 증류주가 발효되고 있다. 6 동으로 된 증류기에서 술을 담는 모습.
 

배혜정도가는 작년에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동으로 된 증류기에서 술을 담는 모습.
 

일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기에 초기에는 당연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 배혜정도가를 대표하는 ‘부자’는 좌충우돌하던 환경 속에서 탄생한 탁주다. 10여 년 전 경기도 추청미를 사용하여 만든 것으로, 조선시대 문헌에 나오는 백하주를 복원했다. 찐 쌀을 사용하는 여타 도가와 달리 생쌀을 발효하여 만든 것이 특징이다.
부자는 사실 지나치게 앞선 술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막걸리는 원주에 물을 섞은 도수 6%의 희석주였다. 하지만 초기의 부자는 16% 원주인데다, 병도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병을 사용했더랬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당연히 미미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10여 년 전에 출시된 이 술이 작년 ‘우리술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페트병에 술을 팔다 보니 부자를 막걸리로 인정을 안 했어요. 그렇다고 제가 페트병에 뭐, 그런 막걸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장인들이 하는 고급화를 하고 싶었던 거죠.” 부자의 개발 배경에 대해 묻자 그녀는 “너무 아무것도 모르면 그림 그리기가 좋다”며, 오히려 “지금 뭔가를 한다면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최근 전통주는 기분 좋은 물살을 타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전통주 펍이 생겨나고 있고, 주세법의 개정으로 하우스 막걸리를 판매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배 대표의 의견을 물었다. “음, 좋은 것 같아요. 경쟁은 어쩔 수 없거든요. 그게 나에게 이로울까 해로울까를 떠나서요. 전통주가 왜 활성화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면 말이죠. 그게 소비자와의 접점이 너무 낮아서 그렇거든요. 신선한 막걸리를 정겹게 동네 양조장에서 맛볼 수 있으면 좋겠죠. 마치 영국의 펍처럼 친구가 놀러 오면 ‘우리 저 양조장에 가서 술 한잔하자’ 하면서요. 동네 사랑방처럼 되는 것, 그게 가장 좋은 아이디어잖아요.”

   
병입하기 전, 막걸리를 저장하는 제성탱크에서 배 대표가 막걸리를 시음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일본 야츠가다케(八ヶ岳)에 다녀왔다고 했다. 다리를 다쳤다는 비보도 전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배혜정 대표는 버킷리스트 이야기를 꺼냈다.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게 줄어들잖아요. 이번이 아니면 더 이상 못 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갔는데) 괜히 민폐만 끼쳤어요.” “스코틀랜드 같은 데 가서 한 달쯤 있다 오는 것도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데, 별로 실현 가능성이 없어요. 술 먹고 구경도 하고…. 살아봐야 더 많은 것을 느끼잖아요. 아, 그리고 하나 더 있어요. 지금 있는 공장이 아무래도 옛날에 지어진 것이라 아직까지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거든요. 아름다운 공장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제 꿈이에요. 그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볼 수 있죠.”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향아(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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