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파리지엔 프랑수아 파스키에가 지인들과 함께한 파티에서 시작되었다. 미식과 패션, 엔터테인먼트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으며, 30년이 지난 지금 파리와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 70개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디네앙블랑은 철저한 규칙을 지킨다. 일단, 개최 직전까지 행사 장소를 공개하지 않으며, 프랑스 궁정문화를 재현하는 흰색 의상을 입어야 한다. 음식도 프렌치 코스로 먹고, 파티에 필요한 테이블, 의자, 테이블웨어도 모두 직접 준비한다. 작년 서울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후 서울은 5월 27일, 부산은 8월 2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음식은 레스쁘아의 임기학 셰프, 제로컴플렉스의 이충후 셰프가 협업으로 선보이며, 디네 앙 코스(9만원), 디네 두 가지 코스(7만원)가 있다. 참가비는 1인당 5만5천원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web seoul.dinerenblanc.com · busan.dinerenblanc.com
1층
로버트 헤더, 1882 Ltd 등의 조리도구를 구매할 수 있는 입구를 시작으로 라이브러리에 들어섰다. 파스타 등의 식재료를 모아놓은 델리 섹션을 살살 걸으며 구경하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라이브러리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지하 1층부터 4층으로 구성된 공간은 교차하며 맞물려있었다. 햇살과 음식 만드는 소리, 냄새가 자연스레 어우러져 녹아들 수 있도록 의도해서 설계했다고. 얼기설기 복잡한 것이 자칫 깜빡하면 길을 잃을 것처럼 보였다. 마치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갔을 때처럼. 그 아련한 추억처럼 말이다.
2~3층
무심코 들어갔지만 쉽사리 나올 수 없었다.’ 라이브러리를 채운 요리 관련 책은 자그마치 1만여권.제임스 비어드 파운데이션 북 어워드’와 ‘IACP 쿡북 어워드’의 수상작 전권 등 눈이 휘둥그레지는 콜렉션이 빼곡했다. 음식 전문가들이 직접 큐레이팅한 책은 크게 지역, 식재료, 조리방법을 기준으로 분리되었으며 홈쿠킹과 스페셜 다이어트, 드링크&베이킹 등 별도의 특별 섹션도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나 흥미로운 공간은 2층 중앙에 위치한 인그레디언트 하우스 Ingredient House다. 총 190여종에 이르는 향신료와 허브, 소금, 오일 등이 작고 예쁜 유리병에 담겨 오밀조밀 모여 있었다. 직접 열어서 향을 맡고, 몇몇 향신료는 직접 맛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갈랑갈과 타마린드를 작은 볼에 덜어 핥아 보았다. 순간, 동남아의 뜨거운 열기가 향을 타고 훅 올라오는 것 같았다.
3층에는 책 속의 레시피를 직접 구현해 볼 수 있는 셀프 쿠킹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책 속 레시피에 있는 식재료로 구성된 키트를 받아들고, 현대카드 스타일의 아름다운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맛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에디터는 애나 바네트의 <잇 더 위크> 78페이지의 버터밀크 치킨 타코를 만들어 보았다. 튀김 기름에서 검은 연기가 펄펄 끓고, 적양배추는 엉성하게 썰렸지만, 책 속의 레시피를 바로 구현해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곧 쿠킹 클래스도 오픈하고, 실외 테라스의 미니 텃밭에서 딴 채소를 요리에 직접 써볼 수도 있다는 소식!
4층
4층에 올라가니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레스토랑 ‘그린하우스’가 나왔다. 날이 좋으면 좋은데로, 비가 오면 오는데로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점심과 저녁, 각기 단 한 팀만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100% 예약제다. 아직 오픈 전이지만, 이곳에서의 식사가 분명 근사할 것이라는 것은 그냥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엠끼 ‘세서미 틴스’ 폴란드에서 물 건너온 과자다. 성분은 참깨 49%에 포도당 시럽, 설탕이 전부. 깨강정이 생각날 법도 하지만, 먹어보면 훨씬 세련된 맛이 난다. 지인 3명에게 나눠줬는데 한결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곤 “엄청 맛있다”고 소리쳤다. 24팩, 1만원대.
미동농산 ‘필리너트’ 화산 지대인 비콜 지방의 열대우림에서 자란 필리나무에서 딴 견과류다. 유난히 두툼한 껍질은 스테인리스 막대로 살살 누르면서 흔들면 손쉽게 까진다. 견과류의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혀를 스치고 지나간다. 300g, 7천원대.
에덴 ‘유기농 발효 생사과 식초’ 흰색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사과 식초다. 상한 게 아니다. 사실 부유물의 정체는 초모다. 발효균과 효소가 혼합된 것으로, 자연 발효한 경우에만 만날 수 있는 귀한 흔적이다. 유기농 사과를 끓이지도, 정제하지도 않고 그대로 발효시킨 식초라 꾸준히 먹으면 건강에 좋다. 먹는 만큼 독소가 빠진다. 473ml, 1만원대.
라 벨일루아즈 ‘마리갈랑트 참치 통조림’ 마리갈랑트 섬에서 트롤링과 낚시로 잡은 참치다. 양파와 피망, 로즈마리, 코코넛을 더해 이국적인 맛의 통조림으로 탈바꿈했다. 오직 동원으로 대변되던 참치 통조림은 이 제품을 맛본 뒤 재정립되었다. 80g, 7천6백원.
곤약쌀 다이어트에 대한 인류의 뜨거운 관심은 곤약쌀을 탄생시켰다. 이름처럼 쌀 모양으로 만든 곤약이지만 실제 쌀은 아니다. 쌀과 함께 3대1의 비율로 섞어 밥을 지어 먹거나 더욱 강력한 한 방을 원한다면 1대1로 밥을 해도 된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다이어터들에게 추천한다. 300g, 1만3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