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밥 짓는 법을 알려 주겠다. 먼저, 슈퍼에 가서 좋은 쌀을 살 것.
한식의 기본은 밥이다. 아무리 반찬이 좋아도 밥이 푸석하면 그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주말에는 건강한 집밥을 먹기로 다짐했기에, 퇴근 후 마마리마켓에 들러 조선향미 골든퀸 3호를 사보기로 했다. 쌀이 맛있어야 밥도 맛있게 지을 수 있는 법이니까. 조선향미는 ‘향미’라는 이름처럼 품종 자체에 향을 품고 있다. 그 향을 한 마디로 묘사하자면, 바로 팝콘이다. 영화관에 들어섰을 때 퍼지는 그 고소하고도 포근한 향, 그 냄새가 밥 지을 때도 난다.
조선향미는 우리나라 토종 종자와 고시히카리 등 좋은 품종을 접목하여 개량한 쌀이다. 저아밀로스 품종이라 밥알에 은은히 찰기가 돈다. “일반 쌀의 경우 아밀로스가 18~20%정도, 찹쌀은 0%예요. 조선향미는 찹쌀과 일반 쌀의 중간인 12.5% 정도죠. 그래서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고, 찰기가 있어 맛이 좋아요.” 한국농업마케팅연구소의 최죠셉 대표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시중에 유통되는 저아밀로스 쌀은 일본산인 밀키퀸과 국내산인 백진주가 있다. 가격은 일반 쌀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또한 낮은 단백질 함량도 조선향미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밥맛이 떨어지죠. 단백질 함량은 화학비료 사용과 관련이 있어요. 조선향미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진 않아요. 또한, 깨진 쌀이 적고 완전미 비율이 높아 더욱 밥이 맛있죠.”
포장을 뜯으니 뽀얀 쌀알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살살 씻어 물을 붓고 밥을 앉혔다. 칙칙 돌아가는 밥솥의 추와 함께 설레이던 마음도 잠시, 이게 웬일인가. 밥솥을 여니 밥은 커녕, 물이 잔뜩 고인 하나의 찰떡 덩어리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분명 평소처럼 물을 잡았는데 뭐가 문제일까. 알고보니 중소립품종이라 수분이 많은 조선향미는 평소 양의 10~15% 정도 줄여서 물을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선향미로 밥을 지을 때 유일하게 기억해야 할 팁 중 하나다. 참고로 밥을 짓기 전, 물에 불릴 필요도 없다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밥을 지었다. 30분이 지나니 뽀얀 밥알이 알알이 살아있는 근사한 밥이 완성됐다. 식탁에 앉아 순식간에 밥을 비우고 나니, 게눈 감추듯 슥삭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쌀은 마마리마켓(02-515-2163)과 홈팜스이촌점(02-706-9995 )에서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