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의 바디감과 화이트의 산뜻함을 모두 지닌 로제는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는 와인이다. 어떤 음식과 페어링해도 잘 어울릴뿐더러 와인 초심자에게도 부담 없다. 와인 애호가 7인에게 가장 아끼는 로제 와인이 무엇인지 물었다.
(왼쪽부터)
샤또 데스끌랑 락 엔젤
19세기 랑퀴 가문에서 시작된 와인. 유명 와인 평론가인 젠시스 로빈슨은 이 와인을 세계 최고의 로제라며 찬사하기도 했다.
“프로방스 지역의 아름다운 색을 그대로 담아낸 듯 매력적인 와인이다. 복숭아와 오렌지, 딸기 등 과실 향이 풍부하며 이어지는 허브의 노트가 특징이다. 드라이한 스타일로 간단한 해산물 샐러드와 카나페를 곁들여 마시고 싶다.” by 양대훈(JW메리어트호텔 서울 소믈리에)
앙드레 클루에 브륏 로제
화이트 샴페인 양조법으로 만든 피노누아와 부지 지역의 스틸 레드 와인을 블렌딩해 만든 로제 샴페인. 레이블 디자인은 궁정 시절의 옛 스타일을 본떠 만들었다.
“라즈베리와 스트로베리, 크랜베리 등의 붉은 과실 향이 다채롭게 올라오며 신선한 산도와 풍부한 버블감이 환상적인 밸런스를 이룬다. 아페리티프부터 메인 디시까지 매칭할 수 있는 훌륭한 와인 중 하나로, 해산물부터 육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가성비 또한 훌륭하다.” by 김진범(CJ 다담 소믈리에)
샤또 바니에르 2014
신선한 산미와 미네랄, 복숭아, 망고 등의 과실 향과 베르가모트의 향신료가 돋보이는 와인. 방돌의 건조한 기후가 주는 특혜로
복합적이면서도 정교한 구조감이 특징이다.
“프랑스의 로제는 루아르, 론, 프로방스가 가장 유명한데, 그중 한 곳의 산지만 골라야 한다면 단연 프로방스다. 좋은 품질의 로제가 워낙 많고, 방돌 지역의 로제는 특히 유명하다. 로제가 음식과의 마리아주에서 매력적인 이유는 일종의 만능키이기 때문. 상황에 따라 레드 또는 화이트처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by 박준우(알테르에고 셰프)
코클리코 로제
랑그독 와인 특유의 우아함을 지닌 로제. 코끝으로 퍼지는 신선한 레드 과일 향과 이국적인 과일 아로마가 특징이다.
“로제 하면 휴가, 힐링, 뜨거운 태양, 테라스에서의 만찬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며 자연스레 남프랑스가 생각난다. 남프랑스에서도 프랑스 포도원의 시초인 랑그독 지역에서 생산된 로클리코 로제를 추천하고 싶다. 바비큐뿐 아니라 간단한 타파스와도 잘 어울린다.” by 정석영(소펙사코리아 대표)
산 쥬스토 아 렌텐나노 로사토 2015
산 쥬스토 아 렌텐나노는 모든 작업을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고집하는 유기농 와이너리다. 풍성하고 달콤한 꽃 향과 부드럽고 혈기왕성한 맛이 나며, 피니시는 길고 부드럽다.
“중세 수도원이었던 산 쥬스토 아렌텐나노는 이탈리아의 보석 같은 와이너리 중 하나다. 간단히 아페리티포로 마시거나 피크닉 와인으로 가볍게 즐겨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바비큐처럼 그릴한 요리와 매우 훌륭한 조화를 이루는 듯싶다. by 안중민(spc 소믈리에)
찰스 하이직 로제 리저브
10년 이상 숙성시킨 리저브 와인이 20% 이상 블렌딩됐으며, 2000년 넘는 백악질 셀러에서 최소 3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들었다. 찰스 황세자와 다이애나 비의 웨딩 샴페인이기도 했다.
“잘 익은 양파 껍질을 연상시키는 색의 찰스 하이직 로제는 효모의 향이 복합적으로 깔리고, 생강 쿠키가 입안에 맴도는 듯 따뜻한 스파이시 향이 난다. 감칠맛이 느껴질 정도로 잘 숙성된 한우구이와 함께 먹고 싶다. 쇠고기 안심부터 지방이 많은 등심, 특수 부위까지 두루 잘 어울린다.” by 김은지(리델 코리아 마케팅 차장)
이기갈 따벨
프랑스의 고급 로제 와인을 대표하는 따벨 AOC의 와인으로, 평균수령 25년의 포도를 수확해 하룻밤 포도 껍질과 즙을 담가 얻어낸 과즙으로 만든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간 숙성하여 상큼함을 살렸다.
“드라이하면서도 적당한 타닌감과 베리류의 향을 한껏 품고 있는 로제 와인이다. 삼계탕 등의 보양식뿐 아니라 매운 한식과도 잘 어울려 매운 오징어볶음과도 자주 먹는다.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by 한보라(와인앤모어 한남점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