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이 오면
8인의 미식가에게 봄이면 자석처럼 당기는 나만의 맛집을 물었다.  

전우치(<엘로퀀스> 편집장)
봄에는 역시 통영이다. 분소식당(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207)은 전국구 봄철 음식으로 떠오른 도다리 쑥국으로 유명한 집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봄 도다리의 고소함과 겨울 해풍을 뚫고 봄을 맞이한 어린 쑥의 쌉싸래한 향이 일품이다. 한산섬식당(경남 통영시 정동4길 58)은 볼락탕으로 유명하지만 현지인들은 구이를 더 쳐준다. 바위와 부딪치는 차가운 겨울 파도를 이겨낸 볼락의 탄탄한 육질은 맛과 식감에서 모두 최상이다. 만성복집(경남 통영시 새터길 12-13)은 졸복국으로 소문난 맛집이다. 요리에 큰 기교는 없다. 깨끗이 손질한 졸복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소금으로만 간한다. 그 맛이 참 담백하고 진해 해장용으로 일등이다. 봄철 때를 잘 맞추면 각종 해조류와 멸치회무침 같은 찬도 맛볼 수 있다.

 

김종관(영화감독)
봄을 생각하면 효자동에 위치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두오모(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6길 5)가 떠오른다. 특히 두오모의 루콜라 파스타는 루콜라, 바질 등의 향긋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오일 파스타로, 봄날의 식욕을 돋우기에 더할 나위 없다. 서촌에 위치한 노부(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23-6)도 봄이면 생각나는 곳이다. 8~9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메밀 소바집으로, 일본 도쿄의 유명 소바 장인에게 배운 비법을 재현한 정통 일본식 스타일의 소바를 맛볼 수 있다. 전기 맷돌에 천천히 간 메밀가루로 뽑은 면은 산뜻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윤여범(710퍼니처 대표)
어울림(서울시 광진구 광장로1나길 10)은 여수에서 직송해온 식재료로 제철 음식을 내는 곳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깔리는 밑반찬에서부터 계절감을 느낄 수 있다. 봄철에 특히 맛이 좋은 새조개 샤브샤브와 굴찜은 꼭 맛보아야 할 메뉴다. 제철 음식점답게 계절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것이 이 집의 매력 포인트다. 효담곤드레산채밥상(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617)은 광릉수목원에 갈 때마다 찾게 되는 속 편한 맛집이다. 토속적인 식당 내부와 장독대, 작은 산책로 등은 마치 시골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이름처럼 산채 정식이 메인 메뉴인데, 별도로 추가 주문할 수 있는 더덕구이와 취나물전도 향긋하니 맛있다.

 

강진주(진주식당 대표)
퍼멘트비(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4길 34-2)는 발효를 컨셉트로 하는 흥미로운 레스토랑이다. 퍼멘트비는 발효를 뜻하는 퍼멘트 Ferment와 비스트로의 B를 합친 말.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의 이탤리언을 기본으로 하는데 장류와 누룩, 장아찌, 치즈 등을 결합한 독창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봄날에 입맛을 돋우는 다채로운 메뉴를 맛보기에 좋다. 감태성게를 추천하고 싶다. 김태윤 셰프의 주반(서울시 종로구 사진로9가길 12)은 봄이면 더욱 기대된다. 제철 식재료를 셰프만의 뻔하지 않은 방식으로 선보이는 메뉴를 맛볼 수 있기 때문. 요즘은 번데기 메뉴가 좋다. 식사 후에 개를 데리고 산보하기에도 좋은 서촌에 위치해 봄날이면 더욱 생각이 난다.

 

이윤화(다이어리알 대표)
맘꽃(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한덕로 19)은 용인의 향토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한정식집이다. 대표 메뉴인 향토삼합정식은 백암순대와 돼지고기 석쇠구이, 빠치장이 나오는데, 빠치장은 메줏가루와 고춧가루를 들기름으로 섞어 버무린 숙성 별미장으로 나른한 초봄에 입맛을 돋운다. 식사 후 근처 용덕사나 묵리계곡에 들러도 좋겠다. 비렁길자연밥상(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서부로 428)은 여수 금오도의 비렁길 1코스의 끝에 위치하는데 금오도에서 자라고 난 재료로 만든 건강 밥상을 선보인다. 전국 최고라
칭송받는 금오도 방풍으로 담근 장아찌와 전, 찌개, 양념게장으로 구성된 방풍한상을 맛볼 수 있다. 삼각지역 대구탕 골목에 위치한 해산물 전문점 작은수산시장(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142-3)도 추천한다. 주력 메뉴는 일본식 초덮밥으로 연어, 성게 알 등의 해산물이 올라간 모둠 초덮밥이 대표적이다.

 

정동현(푸드 칼럼리스트)
1961년 문을 연 이북 음식 전문점 호반(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26길 20)에서는 제철을 맞은 주꾸미볶음을 맛볼 수 있다.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게 조리한 주꾸미볶음을 먹고 있노라면, 꽃을 보지 않아도 봄이 왔음을 느낀다. 양평동의 고깃집 또순이네(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47길 16)는 봄철이면 냉이된장찌개를 먹으러 온 사람들로 더욱 북적거리는 곳. 시뻘건 숯불 위에 뚝배기를 올려 자글자글 끓는 국물 위에 황토 흙내음 냉이 한 움큼. 잘고 도톰한 뿌리 자락이 움켜진 것이 바로 봄이 아닌가 싶다.

 

김정은(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
목포세발낙지산낙지(서울시 종로구 사직로9가길 6)는 학교 앞이라 정말 자주 가는 맛집이다. 점심에는 간단한 낙지덮밥, 저녁에는 연포탕과 낙지전을 즐기기 좋다. 부추를 듬뿍 넣어 먹는데 봄날 기력 보충에 최고다. 아라리오 뮤지엄에 위치한 한식공간(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도 추천하고 싶다. 조희숙 선생이 총괄 기획을 한 곳으로 단아하면서도 정갈한 맛이 돋보인다. 특히 창덕궁의
중정이 내려다보이는 공간은 봄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송천 휴게소(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1180)는 20년 넘게 다닌 단골집이다. 백숙이나 닭볶음탕도 훌륭하지만 함께 나오는 옥수수범벅, 감자전, 메밀전 등이 강원도의 구수함을 그대로 담았다. 너무 알려지면 못 가게 될까 겁이 나기는 하지만.

 

최정윤(샘표 우리맛 연구팀 헤드셰프)
봄나물은 겨울을 깨고 봄이 오는 신호다. 주옥(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48길 52-7)에 가면 봄나물을 특별하게 맛볼 수 있는 봄나물 테이스팅 메뉴가 있다. 단순한 밑반찬을 넘어 각각의 봄나물과 어울리는 재료와 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충무집(서울시 중구 남대문로9길 24)에서는 통영의 도다리 쑥국을 을지로 한복판에서 맛볼 수 있다. 통영에서 직송한 도다리와 어린 쑥만 고집하는 사장님의 안목이 유난히 돋보인다. 산마루 들녘에(경기도 부천시 길주로561번길 15)는 한국의 봄나물을 연구하다 알게 된 곳으로, 직접 캐고 갈무리해둔 나물로 상을 차린다. 요리 하나에도 열 가지 넘는 나물을 사용해 봄이 되면 늘 달려가고 싶다.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유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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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온 왕실 도자기

스페인에서 온 왕실 도자기

스페인에서 온 왕실 도자기
까르투하는 스페인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자기로 현지인이라면 누구나 이 브랜드를 알고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민 테이블웨어다.  

1841년에 탄생한 이후 스페인 왕실 납품 도자기로 그 제품력과 디자인을 인정받았으며 혼수 그릇 및 테이블웨어로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카루투하는 100% 메이드 인 스페인을 지향하며 3번에 걸쳐 가마에서 구워 생산하기 때문에 전자레인지와 오븐, 식기세척기에도 아무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일리 테이블웨어다.
web www.cartujakorea.com

CREDIT
에디터 박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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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크를 거닐다

부어크를 거닐다

부어크를 거닐다
연희동 부어크가 오픈 5주년을 기념하여 <A Walk In the Golden Drops> 전시를 선보인다.  

차의 풍미를 좌지우지하는 마지막 한 방울을 의미하는 골든 드롭 Golden Drops을 주제로 음식과 공간, 사람의 유기적인 관계가 서정적인 감성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았다. “오랫동안 음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고민하고 준비해왔어요. 음식으로 선보이는 작업의 가장 큰 매력은 작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채워지고 비워지는 것이 음식의 특징이듯, 작품 자체가 사라지는 과정,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공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에 매료되었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채정의 설명이다. 입장료 1만원에는 음료 한 잔과 달콤한 머랭 케이크가 포함된다. 앞으로도 음식을 통한 전시는 꾸준히 계속될 예정. 주말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오픈 시간은 인스타그램(@seasonby__)을 참고하자.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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