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페리뇽 P2 2000을 처음 마셨을 때의 인상은 어떠했나?
알랭 뒤카스(이하 알랭) 와우. 그냥 ‘와우’였다. 섬세함, 탁월함, 반짝임, 특별한 테이스트 같은 단어가 떠올랐다.
리샤 지오프로이(이하 리샤) 알랭이 ‘와우’라고 말한 것처럼 P2 2000은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 ‘와우’가 있었다. 마시는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와인을 만드는 것은 정말 중요한데, 그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일단 나 자신이 (그 와인에) 깜짝 놀라면 된다.
행사 장소로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리샤 문화적이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에 가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곳에서 어떤 메시지를 얻을 수도 있다. 서울도 그중 한곳이다.
돔 페리뇽은 어떤 와인인가?
리샤 돔 페리뇽은 다양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고, 그게 큰 장점이라고 본다. 사람들도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돔 페리뇽도 그렇다. 프랑스 음식을 시작으로 세계의 여러 음식과 어우러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어떠한 것이 다른 환경에 적응하려면, 그에 맞는 장소를 찾기 마련이지 않나. 가끔 독단적이거나 융통성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부러지게 된다. 삶도 이와 같다고 본다. 상황에 맞추면서 유연해지는 것이고,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알랭 아름다운 요리는 그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 페루 출신 셰프인 가스통 아쿠리오와 함께 작업할 기회가 있었다. 파리에 있는 알랭 뒤카스 플라자 아티네에서 오찬 준비를 하면서 모든 런치 코스에 세비체가 있었다. 여기에 돔 페리뇽이 완벽하게 어울렸다. 정말 완벽한 페어링이었다. 페루 출신 셰프의 세비체와 프랑스인 셰프의 세비체라는 것이 좀 이상하게 들렸지만, 결국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번 서울 행사에서는 무엇을 보여줄 예정인가?
알랭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것, 우리가 여기서 찾을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들의 조합을 보여줄 것이다.
행사에서 한국 식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건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음식에 돔 페리뇽은 어떻게 페어링되는가?
알랭 요리 하나에 쓰이는 프랑스산 블랙 트러플을 제외한 85%의 재료는 모두 한국 현지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했다. 어패류와 채소, 한우 같은 식재료가 특히 흥미로웠다. 테크닉은 물론 프렌치를 적용했다. 메인 코스에서는 생선을 사용했는데, 여기엔 이케지메라고 불리는 일본의 기술을 썼다. 생선이 살아 있는 동안 피를 빼내는 정교한 기술이다. 이 방법을 통해 생선 살의 점도를 높이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리샤 서양에서는 음식을 하나의 와인과 곁들인다. 즉 시작부터 끝까지 돔 페리뇽 P2 2000을 마시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와인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360도로 그 와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음식과 와인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랭 음식이 와인에 메아리를 내며 상호작용한다. 요리에서 요리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 그 조화로움의 진가가 그 순간 드러난다. 한 모금 마시고 맛을 음미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렇게 느낀 맛을 자신의 경험과 비교하게 된다. 이 경험은 아주 중요하고, 이것이 리샤와 내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리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그게 바로 삶에 있어 필수적인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나누기 위해서는 이기적이 되어야만 한다. 사람들과 나누기 전에 먼저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집중해야 한다. 처음부터 나누고 싶다면 강렬함을 경험할 수 없다.
알랭 뒤카스와의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것은 무엇인가?
알랭 나는 인위적이지 않은 콜라보레이션을 중시한다. 마치 화가처럼 점을 이어서 그리다가 나중에 잘 이어진 선을 찾고, 그건 뭐랄까…. 예상 밖의 무언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작업물이 나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아마도 최고의 페어링, 최고의 매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리샤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의 목표는 아주 기본적인 것을 만드는 데 있다. 좀 더 간결한 것, 더 첨가할 것이 없을 만큼 충분한 것 말이다. 와인이나 요리에 있어 많은 것들을 추가하다 보면 근본에서 벗어나고 만다. 하지만 선을 그리면 더 이상 뺄 것이 없어진다. 그 과정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돔 페리뇽 P2 2000 X 알랭 뒤카스
지난 4월 3일부터 양일간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돔 페리뇽 P2 2000 론칭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는 알랭 뒤카스 셰프의 창의적인 음식과 돔 페리뇽 P2 2000을 솔로 페어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랭 뒤카스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뿐 아니라 김치, 한우 등 국내 식재료를 활용한 다채로운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돔 페리뇽 P2 2000은 17년이라는 오랜 숙성 기간을 통해 완성된 샴페인인 만큼 쌉싸름하면서도 활기찬 풍미에 감초, 구운 몰트의 풍미가 어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