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어라는 별명이 있기도 한 철갑상어는 이름과는 퍽 다른 생선이다.
매끄러우면서도 단단한 피부를 지닌 철갑상어는 철갑은커녕 이빨도 없고, 몸통은 모두 연골로 되어 있다. 평균적으로 100년을 사는데,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 것은 무려 9m에 달하는 것도 있을 정도.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어가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단숨에 충남으로 내려갔다. 알마스 캐비어 농장은 굽이굽이 들어가야 하는 산골마을에 비밀스레 위치하고 있었다.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알칼리성인 남한강 일급수 물을 공급하며, 최대한 자연 상태에서 키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철갑상어는 여러 품종이 있어요. 평균적으로 벨루가는 20년, 오세트라는 10년, 세브루가는 7년 정도 자라면 알을 채취할 수 있어요. 벨루가 품종의 캐비어가 비싼 이유예요.” 농장 담당자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살피는데, 발아래로 서른 살 가까이 되는 철갑상어들이 슥 지나갔다. 본래 양식을 하면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지만, 철갑상어는 질병에 강해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가만 보니 양식장 근처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없었다. “1990년대 초반에 시작해 철갑상어 양식을 한지는 20년 정도 됐네요. (당시에 캐비어 양식을 알려준) 러시아 사람들이 15년쯤 되면 벨루가가 알을 낳을 거라고 해서 그즈음 휴가 갈 준비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제 잭팟 터지듯이 알이 나오겠구나 하고(웃음). 그런데 알이 안 나오는 거예요. 가만 보니, 그 사람들이 말한 15년은 실험실에서 모든 것을 통제했을 때의 시간이고, 우리는 자연 상태로 키웠으니까요. 한 20년쯤 되니까 알이 나오려고 해요. 사실 호주로 휴가 가려고 했는데… 시드니를 못 가봐서…(웃음).” 캐비어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실력자의 손으로 재해석한 요리로 맛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다. 5월 13일까지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되는 캐비어 프로모션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보칼리노와 유유안, 키오쿠, 찰스H에서 캐비어를 활용한 다채로운 미식을 선보이니, 놓치지 말고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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