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of Kitchen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현대식 주방은 1920년대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성 건축가 마가레테 슈테 리호츠키가 6.3㎡의 ‘프랑크푸르트 주방’을 발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고 심각한 주택난에 시달리던 독일이 해결책으로 내놓은 프랑크푸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된 것이다. 현대 붙박이 주방의 효시가 된 이 디자인은 수납과 조리, 세척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주방 컬러를 파리가 싫어하는 색으로 칠하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수납장과 싱크대를 바닥과 천장에 붙이는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1950년대에는 독일의 주방 가구 회사 포겐폴이 인체공학을 바탕으로 ‘퍼스트 유닛 주방’을 출시했다. 이는 60cm의 크기로 통일된 모듈을 일자나 ㄴ자 형태 등 편의대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시스템 주방으로,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주방의 모습과 무척 닮아 있다. 디자인이 중시되었던 1960년대에는 미국 디자이너 레이먼드 로위가 둥글린 모서리를 적용한 유선형 부엌을, 여성의 인권이 높아졌던 1980년대는 불탑이 마치 전문가의 부엌처럼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한 ‘시스템 20’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주방이 가정 내 소통의 공간으로써 중심을 잡으며 기능이나 디자인이 강화된 해외 주방이 물밀듯이 수입되고 있는 추세다. 해커의 유재억 이사는 “강남권 고급 아파트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해외의 수입 주방 가구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수입 가구가 시작된 독일과 디자인을 강화한 이탈리아 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판도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주방은 어디까지 왔을까? 트렌드를 선도하는 수입 주방을 감상하다 보니, 희미하지만 얼추 주방의 가까운 미래가 그려지는 것 같다.
SIEMATIC_지메틱
1 국가 독일 2 시그니처 라인 클래식 라인의 뷰자 beauxarts 3 특징 주방과 거실의 경계를 두지 않고 디자인해 때에 따라 거실 가구처럼 보이기도 하는 엘레강스한 디자인이 특징. 4 자랑거리 1960년대 세계 최초로 손잡이 없는 주방 ‘지메틱 60’를 개발했다. 이때부터 많은 브랜드에서 슬금슬금 손잡이를 떼기 시작했다. 5 신제품 소식 주방뿐 아니라 거실까지 지메틱으로 통일할 수 있는 글라스 도어 마감의 주방 가구가 2019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이전까지 미니멀리즘이 인기였다면 요즘은 초일류 클래식 라인부터 작가와 협업한 독특한 컨셉트의 ‘온리 원 Only One’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또한 요즘의 주방은 일종의 멀티시스템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가족이 주방에서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컨셉트의 가구를 개발하기 위해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by 천진오(지메틱 무역부 과장)
BULTHAUP _불탑
1 국가 독일 2 시그니처 라인 미니멀한 ‘b1’과 조리 작업에 집중한 ‘b2’, 주방을 건축적으로 해석한 ‘b3’의 3가지 라인 3 특징 미니멀리즘과 장인정신의 결합. 다 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남겼는데 그게 참 멋지다. 4 자랑거리 1988년 요리를 사랑했던 디자이너 오틀 아이허와 함께 세계 최초로 주방 아일랜드를 만들었다. 당시 ‘워크 벤치’로 불렸던 이 제품은 나중에 ‘시스템 20’과 ‘b2’의 모델이 된다. 그리고 자랑거리 하나 더, 무려 ‘주방 가구계의 벤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불탑은 주방 공간을 건축적 개념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시스템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대량생산되는 규격화된 멋이나 트렌드와 구별되기를 바라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주방과 연결된 공간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by 김도균(불탑 두오모 이사)
NOLTE _놀테
1 국가 독일 2 시그니처 라인 없음 3 특징 커스터마이징계의 최고봉. 나만의 주방 가구를 만들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한 몫한다. 4 자랑거리 모든 제품을 100% 독일산으로 생산한다. 까다로운 독일 가구 품질 보증협회로부터 최상위 등급인 골든 M Golden M도 받았다.
“놀테는 조금 특이한 브랜드예요. 손잡이의 유무부터 모양, 마감재 등을 모두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만들어지거든요. 시그니처 라인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어떤 마감재를 선택하면 그 마감재가 이름이 되기도 하는데,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거지 라인이라고는 할 수는 없죠. 소비자의 취향을 한껏 반영한 것이 특징입니다.” by 윤희정(한샘넥서스 수입주방사업부 계장)
ARCLINEA _아크리니아
1 국가 이탈리아 2 시그니처 라인 전체 소재에 스테인리스를 적용해 전문가 느낌을 극대화한 ‘이탈리아’. 무려 30년 전에 개발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의 효자템이다. 3 특징 실용성과 기능성을 겸비. 4 자랑거리 30여 년간 세계 3대 건축가로 불리는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디자인을 맡았다.
“요리를 하는 기능적인 공간과 손님을 맞이하고 즐기는 공간이 함께하는 ‘소셜 키친’에 대한 니즈는 여전히 지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족 유형에 따른 라이프스타일과 일에 대한 개인별 니즈가 세분화됨에 따라 아크리니아의 주방 가구 시스템은 유연하고 지속적으로 롱런할 수 있는 제품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by 신숙경(아크리니아코리아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