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이 열리는 싱가포르에서 맛본 신선한 노르웨이 수산물은 현지에서와 다름없이 깊고 푸른 바다의 맛을 간직하고 있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Norwegian Seafood Council가 후원하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Award’를 참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세계적인 레스토랑임을 입증하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미식 가이드의 양대 산맥이다. 2002년에 시작해 매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아시아권에서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외식업 종사자, 셰프, 기자, 미식가 등 1000여 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8개월 이내에 방문한 레스토랑 중 7곳을 투표해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곳을 선정한다. 셰프에게는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의미도 있고, 그동안의 노고를 잊게 할 만큼 값진 자부심을 선사하는 행사이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올해까지 3년간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에 공식 수산 식자재 스폰서로서 참여하고 있는데, 노르웨이 하면 가장 먼저 연어와 고등어가 떠오를 만큼 수산물 강국이다. 잠시 통계를 살펴보면, 노르웨이의 작년 수산물 수출액은 한화로 약 13조5026억여원에 달한다. 수출량의 반 정도가 연어이며, 그다음으로 고등어가 많지만 올해는 특히 갑각류와 어패류에 집중했다. 노르웨이의 차가운 바다에서 건져 올린 갑각류는 살아 있는 상태로 싱가포르에 도착해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곳곳에 유통됐다. 실제 이번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에 참가한 25% 이상의 레스토랑이 노르웨이산 갑각류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품질에 대한 신뢰를 알 수 있다. 씨푸드 프롬 노르웨이 Seafood From Norway는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관리하는 노르웨이산 수산물 원산지 인증 마크로 이번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 기간에 열린 다양한 프로그램에 신선한 노르웨이산 수산물을 후원했다. 올해 5위를 차지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제라니움 Geranium의 셰프 라스무스 코포드 Rasmus Kofoed도 마스터 클래스에서 노르웨이의 수산물을 사용했다. 그는 ‘와일드 씨 Wild Sea’를 주제로 노르웨이산 랑구스틴과 가리비, 홍합을 활용한 요리를 즉석에서 선보였고, 제라니움 특유의 세련된 플레이팅과 깔끔한 맛의 해산물이 어우러져 무더운 싱가포르에서도 차갑고 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했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 기간에는 세계적인 셰프들이 현지 레스토랑와 협업해 팝업 디너를 열기도 한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에서 10위를 차지한 번트 엔즈 Burnt Ends에서도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는데, 이곳의 셰프 데이브 핀트 Dave Pynt는 2017년에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에서 셰프 초이스 어워드 Chef’s Choice Award를 수상하기도 한 실력자다. 나무를 태워 훈연한 요리를 즐기는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번트 엔즈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노르웨이 크레도 Credo의 헤이디 비에르칸 Heidi Bjerkan과 올해 아시아 최고의 여자 셰프로 선정된 태국 GAA의 인도 셰프 아로라 가리마 Arora Garima 그리고 미쉐린 1스타인 코펜하겐의 렐래 Relæ의 크리스티안 푸글리시 Christian Puglisi와 협업해 특별한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각 셰프들은 노르웨이에서 온 가리비와 마호가니 조개, 블루 홍합과 킹크랩, 랑구스틴 등의 해산물을 사용해 즉석에서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훌륭한 요리를 선보였다. 이날의 팝업 디너는 세계적인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갓 조리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작은 미식 축제 같았고, 그중에서도 데이브 핀트가 선보인 이국적인 맛의 킹크랩 요리는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에게 노르웨이산 킹크랩이 특별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우리는 킹크랩을 비롯한 여러 가지 메인 요리를 선보이는데, 세계 각지에서 재료를 받아봤지만 노르웨이에서 온 재료가 품질이 가장 좋았다. 요리했을 때 최고의 맛이 날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훌륭하다. 노르웨이의 깨끗하고 추운 환경이 수산물의 맛을 뛰어나게 만든다. 무엇보다 싱가포르까지 놀라울 만큼 배송이 빨라 갓 어획한 것과 같은 품질을 자랑한다. 싱가포르처럼 무더운 기후에서 수사물의 빠른 유통은 생명과도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자면 북극과 가까운 차갑고 깨끗한 바다가 킹크랩을 천천히 자라게 하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달콤한 맛이 나며,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어획량을 규제해 킹크랩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가 진행되기 전 리셉션 행사에서도 노르웨이산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아쿠아파나, 산펠레그리노 등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를 후원하는 타 브랜드와 함께 씨푸드 프롬 노르웨이 역시 부스를 마련했다. 부스에서는 마리나 베이 샌드 호텔에 위치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쉬노아저리 Chinoiserie의 셰프 저스틴 퀘이크 Justin Quek가 노르웨이산 관자 세비체와 새우, 랑구스틴으로 만든 스몰 디시를 선보였다. 싱가포르에서도 유명한 많은 셰프들이 노르웨이에서 공수한 신선한 해산물을 사용하고 있어 후원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날 진행된 키친 잼 Kitchen Jam은 노르웨이 수산물의 신선도와 품질을 다시 한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셰프들이 싱싱한 노르웨이산 수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스타일의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었는데, 번트 엔즈에서 봤던 헤이디 비에르칸과 방콕에서 노르딕 퀴진 스타일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왈도르프 아스토리아의 셰프 파예 Fae, 싱가포르의 프리랜스 셰프인 지미 촉 Jimmy Chok 그리고 행사가 진행된 브이 주그 V-Zug의 셰프들이 최상품의 노르웨이 수산물을 사용한 요리를 선보인 것. 특히 파예가 만든 사워크림을 곁들인 킹크랩은 달큰하고 쫀쫀한 육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요리였다. 재료 본연의 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열이나 양념을 과하게 하기보다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주를 이뤘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CEO인 레나테 라센 Renate Larsen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이라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셰프와 업계 관계자가 모인 이 자리에서 노르웨이 북단의 깨끗하고 차가운 바다에서 천천히 자란 갑각류의 깔끔하고 달콤한 맛, 최고의 식감을 알려 세계 최고의 수산물 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자 한다. 노르웨이는 긴 시간 바다와 함께하며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일궈냈고, 명실상부한 해양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노르웨이라는 척박한 환경에 우리가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수산물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1위를 차지한 미라주르 Mirazur의 셰프 마우로 콜라그레코 Mauro Colagreco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자신이 직접 재배한 재료를 사용하며 지역 생산자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세계적인 레스토랑이 재료를 직접 기르고 있으며, 믿을 수 있는 신선한 식재료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직접 기르기 어려운 수산물은 신선도나 유통 과정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믿을 수 있는 바다에서 온 신선한 수산물. 세계적인 셰프들이 노르웨이 수산물을 고집하는 이유는 확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