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열풍은 뉴욕에서도 이어진다. 미국의 전형적인 다이너 컨셉트로 오픈한 소호 다이너는 가장 미국적인 것이 가장 새롭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표적인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는 어두운 밤에 환하게 켜져 있는 심야의 식당이 등장한다. 바로 이 식당이 호퍼와 그의 아내 조세핀이 자주 찾았던 뉴욕의 다이너 Diner를 배경으로 삼은 것이다. 호퍼의 그림에도 등장하듯 다이너는 가장 미국적이고 대중적인 식당의 전형으로 여겨진다. 24시간 운영하고, 100가지는 족히 넘는 방대한 메뉴,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식당이기에 미국인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일상의 식당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늘 새롭고 혁신적인 퀴진이 등장하는 뉴욕 다이닝 업계에서 다이너는 진부하게 여겨지기 시작했고, 예전에 비해 인기가 현저히 줄었다. 이런 다이너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이 최근 뉴욕에 오픈했다. 바로 소호 그랜드 호텔의 ‘소호 다이너 Soho Diner’다. 레스토랑의 이름부터가 다이너인 이곳은 다이너에 대한 오마주를 보내기라도 하듯 기존의 다이너가 가진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되, 음식의 질과 서비스는 최고 수준으로 맞췄다. 다이너가 기차의 다이닝 칸을 개조한 형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기차 칸을 연상시키는 스테인리스, 스툴이 있는 바, 줄지어 있는 테이블 등 다이너의 인테리어를 대표하는 요소를 모두 이 레스토랑에 담아냈다. 테이블 위에는 하인즈 케첩, 스머커즈 잼 등이 놓여 있다. 말 그대로 아메리칸 클래식인 셈이다. 여기에 네온사인, 동전을 넣으면 음악이 재생되는 레코드판 소품으로 레트로 감성을 더했다.
음식 또한 다이너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했다. 저렴하고 풍족하게 그리고 다양하게 음식을 제공하는 미국식 다이너의 특성에 맞춰 75가지 미국식 집밥 메뉴를 올데이 다이닝으로 24시간 제공한다. 다양한 방식의 달걀 요리부터 두툼한 팬케이크, 여기에 기존 다이너에는 없는 아보카도 토스트 등 신식 미국식 집밥 메뉴도 맛볼 수 있다. 기존 다이너와의 차별성을 꼽자면 바로 이곳에는 바텐더가 있어 다양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소호 다이너는 늘 새로움과 혁신을 추구하는 뉴욕 다이닝 업계에 대항하듯 가장 미국적이고 클래식한 다이너 컨셉트를 지녔다. 그래서 오히려 더 새로워 보인다고 할까. 뉴욕에 왔다면 24시간 열려 있는 소호 다이너에서 가장 미국적인 분위기와 음식을 즐겨보자.
add 320 W Broadway, New York, NY 10013
tel 1 212 965 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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