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막걸리부터 프리미엄 막걸리까지. 다양한 막걸리 세계 속에서 어떤 막걸리를 먹어야 할까?
막걸리는 막 걸러내서 막걸리라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맛 중에 하나인 막걸리가 변했다. 옛날 양은 주전자에 농사 일을 마치고 참으로 먹었던 막걸리는 이제 옛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즘 다양한 주조장에서 막걸리를 출시 하고 있어 와인처럼 골라 먹는 맛이 있다. 달달한 막걸리부터 쌉싸름한 막걸리와 청량한 맛걸리 그리고 신맛의 막걸리까지. 막걸리로 반주하는 에디터가 직접 먹어보고 추천하는 사심 가득한 막걸리 리스트를 공개한다.
생막걸리의 끝판왕, 우곡 생주
달달한 막걸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배혜정 도가의 우곡 생주를 추천한다. 단, 술술 넘어가는 것을 주의하자. 도수가 10%로 꽤 높다. 일단 우곡 생주의 특이점은 걸쭉하고 부드러워 바디감이 훌륭하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생막걸리로 합성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순미주라 흔히 막걸리를 마시면 걱정하는 숙취나 두통, 불쾌한 냄새등이 없다. 쌀 고유의 맛으로만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로 백화점 식품관이나 롯데슈퍼 프리미엄 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막걸리 명가, 지평 생 쌀막걸리
평양 냉면집이나 칼국수 집에 가면 꼭 시키는 막걸리가 있다. 바로 지평막걸리. 무려 90여년이라는 긴 세월을 간직한 지평주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조장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옛 방식을 이어온 전통적인 주조법으로 막걸리를 빚어낸다. 막걸리의 맛을 좌우 하는 요소로 쌀과 누룩, 물인데 지평주조는 지평 주조장 내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맑은 지하수를 사용한다. 또 주조장인이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 그 정성과 까다로운 공정 과정으로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도수는 5%, 부드러우면서도 탄산이 느껴지는 막걸리로 반주하기에 제격이다.
땅끝에서 빚어낸, 해창 막걸리
드라이한 막걸리의 대명사. 달달한 막걸리가 싫은 이들이라면 해창 막걸리에 도전해보자. 일단 걸축한 질감의 해창 막걸리를 한 잔 마시면 ‘싱싱하다’ 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프레쉬함이 느껴지고 난 후 부담스럽지 않은 산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이 산미가 적당해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땅끝 마을 해남에 위치한 해창 주조장은 해남의 쌀과 물을 사용해 빚어낸다. 찹쌀의 감칠맛과 멥쌀의 센 맛이 잘 어우러져 재료의 고유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해창 생 막걸리는 6도와 9도, 12도로 나눠져 있어 취향대로 알코올을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12도는 나머지 도수보다 청량미가 강하지 않다. 술꾼들 사이에 소문난 해창 막걸리. 꼭 한 번쯤은 맛 보길 추천한다.
샴페인 막걸리, 이화백주
이 막걸리를 마실 때는 꼭 샴페인 잔에 마시자. 또 이화백주를 마실 때 주의 사항은 다른 막걸리와 달리 심하게 흔들어서 마시면 안 된다. 마치 샴페인처럼 저온숙성 과정에서 생긴 자연적인 탄산으로 막걸리가 분출 될 수 있기 때문. 청와대 공식 대사관 만찬 시에 건배주로 사용된 이화백주. 얼마나 대단하기에 라는 생각이 들어 마셔봤다. 톡 쏘는 탄산에 달콤새콤한 맛이 샴페인 못지 않았다. 그러나 부드럽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수제 옛날 누룩을 100% 사용해 무려 15일간 저온에서 자연 발효한 프리미엄 탄산 탁주다. 9~15일의 발효 기간을 거쳐 온도관리와 담금조의 원활한 산소공급을 위해 위아래로 저어주는 술 뒤집기 공정들을 여러 번 거쳐 빚어내는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특별한 날 샴페인 대신 우리의 술로 함께 해도 좋겠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막걸리, 호랑이 배꼽 막걸리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는 막걸리의 이름을 (호랑이)배꼽이라 했다. 이때에 술을 약으로 쓸 줄 아는 사람을 명의라 했고 약주라 하는 말이 비롯되었다. 이 호랑이 배꼽 막걸리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그 맛이라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더구나 이 막걸리는 호랑이 형상 한반도의 배꼽자리 평택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화가 이계송이 평택의 자연농법으로 얻은 쌀과 천연화강암 암반수를 이용하여 예술혼으로 빚은 술이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발아현미를 사용해 100일간의 숙성을 한다. 또 누룩에 배향이 가득 배어있어 마시는 순간 배의 향과 맛이 난다. 화학약품이 들어가 있는 막걸리만 마셨던 이들이라면 밍밍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묵직한 맛이 덜하나 한 잔, 두잔 마시다 보면 가볍고 싱그러운 맛에 계속 손이 간다. 가볍게 한 잔하기 좋은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