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2월의 먹거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리뷰했다.
01
올가 ASC 인증 노르웨이 생연어
24시간 전에 잡은 노르웨이 연어의 맛
올가의 ASC 인증 노르웨이 생연어는 노르웨이에서 어획한 뒤 24시간 내 항공 직송을 통해 국내에 입고된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도 족히 13시간은 걸리는 노르웨이의 연어를 이렇게 빨리 맛볼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는 늙은이 같은 생각을 한다. 한입 맛보니 탱탱하고도 부드러운 연어 맛이 고소하게 혀에 녹아내린다. 항공 직송과 냉장 신선 유통인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선도를 지켰다고 했다. 연어 역시 크기, 품질, 신선도 면에서 최상(슈페리어) 등급을 받았다고. 특히 무분별한 수산 양식을 방지하고 사료, 수질, 항생제 사용을 까다롭게 관리하는 ASC 인증을 받았다니 더욱 마음에 든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화두인 가운데 올가는 언제나 그에 앞장서고 있다. 너무나 트렌디하다. 500g, 3만1천5백원.
02
켈로그 알알이 구운 통곡물
진짜 통곡물로만 만든 건강한 시리얼
새해가 되니 건강 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나름의 노력으로 가공을 덜한 자연식품을 먹으려고 하는데, 그러한 면에서 알알이 구운 통곡물은 그간 출시된 켈로그의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든다. 현미, 보리, 흑미, 수수, 렌틸콩의 5가지 곡물을 그대로 담았다. 껍질을 벗기는 등의 정제 과정 없이 그냥 8시간 이상 불리고 찐 뒤 구워 만들었다. 껍질까지 통째로 구워 겨에 포함된 영양과 바삭한 식감을 묶어두었다. 단맛 역시 설탕 대신 올리고당으로 냈다. 우유뿐 아니라 따듯한 곡물차에 넣어 누룽지처럼 먹거나, 두유나 아몬드유 같은 식물성 우유와도 잘 어우러진다. 가끔 출출할 때 뻥튀기처럼 간식으로 먹기도 좋다. 350g, 7천9백80원.
03
삼양식품 바지락 술찜면
추운 겨울철, 혼술의 친구
진짜 바지락이 들어 있는 놀라운 라면이다. 포장을 뜯어보면 귀여운 바지락이 껍데기째 3개가 들어 있다. 시각적인 효과란 얼마나 중요한지 바지락 몇 개 들어갔다고 훨씬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국물은 매콤하다. 맑은 국물 베이스인 줄 알았는데 바지락의 감칠맛에 하바네로 시즈닝을 더해 칼칼한 맛을 살렸다. 버터와 맛술의 은은한 향도 살짝 힘을 보탠다. 면은 중간 정도의 도톰한 굵기로 씹는 맛이 좋았다. 3월까지 한정 판매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 겨울을 달래기에는 최적화된 라면이 아닐까 싶다. 근래 맛본 라면 중에 가장 맛있었다. 가끔 나 자신과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을 때, 한 봉 끓여서 얼른 취하기 좋겠다. 물론 해장용으로도 좋다. 1천5백원.
04
롯데 샤또 르 팽 프랑
초저가 와인 시장에 AOC가 나타났다
샤또 르 팽 프랑은 프랑스 보르도의 AOC 등급으로, 2018년에는 길버트&가이야르 Gilbert&Gaillard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고스펙 와인이다. 높은 스펙을 지녔지만 가격은 단돈 5천9백원. 이는 프랑스 현지에서 판매되는 5~8유로(6천4백~1만3백원)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의 고퀄리티 와인으로 최근 대형마트에서 불고 있는 초저가 와인 경쟁에 동참하겠다는 롯데의 의지다. 품종은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을 블렌딩했는데 달콤한 잼과 베리류의 향이 돋보이는 아로마는 음식을 넘어서지 않아 데일리로 마시기 좋다. 단 풀바디에 강한 타닌감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 롯데마트에서 판매. 750ml, 5천9백원.
05
동원F&B 개성 김만두
김과 만두가 만났다
김과 만두라니, 보자마자 그 아이디어에 박수를 쳤던 제품이다. 동원 개성 김만두는 동원에서 출시되는 개성 만두에 역시나 동원에서 출시되는 양반 들기름 김을 넣은 제품이다. 사내 공모전에서 채택된 아이디어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발상이 무척 재미있다. 냉동실에 쟁여놓은 사골 육수가 넘쳐나는지라, 개성 김만두를 넣고 끓여보았다. 별다른 고명을 넣을 필요 없이 만두 하나를 터트리면, 안에 들어 있는 대파와 달걀, 돼지고기, 심지어 들기름 향까지 퍼져나가며 만둣국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가끔 게으름지수가 폭발하는 날, 간단하게 한 그릇 끓여 먹기 좋겠다. 385g×2봉 8천9백80원.
06
아우어 인절미 생크림 카스텔라
퓨전 떡의 최강자
퓨전 떡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 모르는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퓨전 떡은 우리가 흔히 먹는 떡에 크림이나 치즈 같은 것을 넣어 만든 것을 말한다. 아우어 베이커리에서도 서브 브랜드인 ‘아우어 인절미’를 출시하며 시장에 동참했다. 떡은 냉동 상태로 도착했는데, 실온에서 3시간 정도 놓아두니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김형순 총괄 셰프가 전국의 떡 명인을 찾아가 비법을 전수 받았다는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 있다. 살짝 차가운 온도를 지닐 때 얼른 꿀떡 삼켜보자. 살짝 계란빵 같은 느낌이 나는 생크림 카스텔라 인절미는 오미자차처럼 쌉싸름한 음료에 곁들여도 잘 어울릴 듯하다. 귀여운 패키지는 선물용으로도 좋겠다. 단, 차가운 온도를 잃어버리면 맛이 확 떨어진다. 뭐든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헬로네이처에서 판매. 550g, 1만2천9백원.
07
피코크 진진 멘보샤
미쉐린 1스타의 요리를 냉동실에 넣어두다
피코크에서 마포구의 유명 중식당 진진과 협업해 피코크 진진 멘보샤를 출시했다. 요즘 집집마다 가스레인지처럼 들인다는 에어프라이어 전용이다. 물론 팬으로도 조리 가능하다. 한입 먹어보니 새우살 덩어리와 거칠게 다진 새우를 넣어 씹는 맛이 좋다. 생강의 은은한 향을 더해 느끼한 맛이 덜하고, 빵의 두께도 얇은 편이라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다. 쌉싸름한 맥주와 먹으니 그 궁합이 무척 좋았다. 굳이 마포까지 가지 않아도, 언제든 냉동실에서 하나씩 꺼내 미쉐린 1스타 중식당의 맛을 느껴볼 수 있겠다. 1박스(6개), 9천9백80원.
08
미닛메이드 코코구미 파인애플
기분 좋아지는 귀여운 패키지와 맛
일단 패키지부터 인상적이었다. 크게 벌어진 파인애플 입속으로 나타드 코코 젤리가 들어가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잠시 망설여졌다. 내 나이가 이렇게 귀여운 음료를 먹어도 될까. 살짝 세대차이를 느끼게 하는 음료지만, 맛은 의외로 레트로하다. 파인애플 주스의 상큼한 맛에 나타드 코코의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주스로, 옛날에 떡볶이와 함께 먹던 쿨피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놀랄 만한 점은 나타드 코코의 함량이다. 음료의 12%가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데, 한 모금 들이켤 때마다 마치 밥처럼 넘어온다. 한 병 마시고 나니 나도 모르게 든든해졌다. 300ml, 1천5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