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처럼 새하얀 알주꾸미의 계절이 도래했다. 쫄깃하면서도 감칠맛 도는 미식가 2인의 주꾸미 레시피를 소개한다.
살이 야들야들한 가을을 최고로 치는 이들도 있지만, 주꾸미가 공식적으로 무대에 오르는 때는 바로 지금이다. 산란기 직전인 3~4월의 주꾸미는 밥알처럼 꽉꽉 들어찬 알 때문에 인기가 많다. 가만 보면 춘곤증과 미세먼지, 코로나에 정신 차릴 틈 없는 요즘 피로회복제로 이만 한 것도 없다. 이는 주꾸미에 들어 있는 타우린 덕분인데,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주꾸미 100g에는 1300mg가량의 타우린이 함유되어 있다. 피로회복제의 대명사인 박카스의 주요 성분이 타우린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손질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일단, 주꾸미 머리 부분에 손가락을 넣고 뒤집어 내장, 먹물을 제거한 뒤 밀가루 한 줌, 굵은소금 한 큰술을 넣어 바락바락 문지른다. 이 과정을 통해 빨판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적절히 간도 배게 할 수 있다. 거품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치댄 뒤 깨끗한 물에 헹궈 원하는 스타일로 조리하면 된다. 혹시라도 먹고 남은 주꾸미가 있다면 냉동실에 보관해보자. 끓는 물에 30초간 데친 뒤 소분해서 얼려두면 쫄깃함이 그리울 때마다 하나씩 꺼내 먹기 좋다.
RECIPE by 김희종 요리연구가
주꾸미 냉이 솥밥
면역력에 좋은 주꾸미와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생명력 강한 봄나물을 한데 넣은 솥밥이다. 양념장을 사용하지 않아 냉이의 향긋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재료(2인분) 쌀 · 물 1컵씩, 주꾸미 2마리, 냉이 70g, 된장 1/2큰술, 참기름 1작은술
1 쌀은 한 시간 이상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2 주꾸미는 밀가루을 넣고 바락바락 문질러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자른다.
3 냉이는 끓는 물에 15초간 데쳐 체에 밭쳐 식힌 뒤 물기를 짠다.
4 데친 냉이는 2cm 길이로 먹기 좋게 자른 뒤 된장과 참기름을 넣어 무친다.
5 불린 쌀 위에 냉이와 주꾸미를 올리고 강 불로 7분, 약 불로 7분간 끓인다. 불을 끄고 3분간 뜸을 들인다.
RECIPE by 김정은 배화여대 전통조리학과 교수
돌나물 주꾸미 숙회
색감 좋은 과일무에 타우린이 풍부한 주꾸미와 유자폰즈 소스를 올린 냉채 요리다. 아삭한 식감의 과일무는 얇게 저미면 소스 맛이 금세 배고 한입에 먹기도 좋다. 일반 무보다 수분이 적게 나와 간이 흐려지지 않는다.
재료(2인분) 청양 청고추 · 홍고추 1개씩, 과일무 1/2개, 돌나물 2줌, 주꾸미 2마리, 소금 1작은술, 유자폰즈 소스(유자청 1/2큰술, 간장 · 식초 · 물 1큰술씩)
1 청양고추는 송송 썰고 과일무는 슬라이스한다. 돌나물은 깨끗이 씻는다.
2 주꾸미는 밀가루를 뿌리고 문질러 빨판 사이의 뻘을 제거한 뒤 끓는 소금물에 3분간 익힌다. 몸통과 머리를 분리한 뒤 머리만 다시 끓는 물에 넣어 3분간 삶는다.
3 볼에 분량의 유자폰즈 소스 재료를 넣고 잘 섞는다.
4 과일무 위에 주꾸미와 돌나물, 청양고추를 올린 뒤 유자폰즈 소스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