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어떤 신제품이 출시됐을까. 새로 나온 먹거리를 씹고 뜯고 맛보고 리뷰했다.
01
금비유통 불마왕 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맵다”
정말 그냥 맵다. 불마왕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패키지부터 일단 극강의 매운맛을 표현한다. 스프 역시도 위험물질을 표현하는 듯한 픽토그램으로 두려움 반 기대 반이었다. 게다가 빠알간 국물로 시각적인 매움을 이미 한껏 맛 본 상태에서 입안에 넣는 순간 지옥의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맵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캡사이신을 입안에 가득 머금은듯 따갑고 얼얼했다. 모든 미각이 매운맛에 마비돼 다른 맛은 느낄 수가 없었다. 불마왕 라면은 고추 중에서도 가장 맵다고 알려진 캐롤라이나리퍼를 사용했다. 여러 종류의 매운 라면을 먹어보았지만 이렇게 그냥 아무 맛이 안느껴질 정도의 매운 라면은 처음이다. 정말 극도의 스트레스와 속을 풀고 싶을 때는 제격인 듯. 맵다고 소문난 라면 중 불마왕 라면이 매운맛의 왕좌를 차지할듯하다.미니스톱에서판매.1봉 2천원.
02
올슉업 패션후르츠 마티니
“한밤중에 집에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면”
인덜지에서 출시한 캔 칵테일은 집에서도 편리하게 칵테일을 즐길 수 있어 칵테일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다. 이번에 출시한 올슉업 패션후르츠 마티니는 작년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칵테일 1위를 차지한 포르노스마타마티니를 휴대용으로 만든 제품이다. 하와이안 다이키리, 쉐이크베이비쉐이크 패션후르츠 마티니 그리고 라즈베리 모히토까지 총 3가지 맛으로 만나볼 수 있다. 3가지 맛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건 패션후르츠 마티니다. 차갑게 보관해서 큰 얼음 하나를 넣으니 적당히 달달하면서 도수 4%대의 알코올 느낌도 제법 났다. 칵테일은 달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정도 단맛이라면 기분 전환용으로 집이나 피크닉에서 즐기기에 좋을 듯. 별다른 안주도 필요 없고, 맥주는 배부르고 와인 한 병을 마시기엔 과할 때, 딱 한 캔 마시고 잠들기에 좋았다. 요즘 패션푸르트가 뜨는 과일이기도 하거니와 보라색 그래픽으로 표현한 패키지도 손이 가게 만든다. 2천원대.
03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컵 떡볶이 매콤달콤
“약처럼 쟁여두고 먹는 떡볶이”
음식은 두 종류가 있다고 본다. 몸을 위한 것과 정신을 위한 것. 떡볶이의 경우는 후자다. 몸에는 딱히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정신 건강에는 무척 이롭다. 정신도 몸의 일부이니 결국 떡볶이는 몸에 이로운 음식이라 주장해보겠다. 한국야쿠르트 잇츠온에서 나온 컵 떡볶이 매콤달콤은 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3분뒤 먹으면 되는 컵라면 같은 제품이다(뜨거운 물이 없다면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2분30초를 돌려도 된다). 검지 손가락 굵기의 조그마한 쌀떡볶이에 건조 어묵, 소스로 구성됐는데 기분 좋은 매운맛에 엔도르핀과 도파민이 마구 분비돼 스트레스가 팍팍 풀린다. 실온에서 보관할 수 있고, 유통기한도1년으로 넉넉해 집에 상비약처럼 쟁여두기에 옳다. 갑자기 스트레스가 몰려온 밤, 찬장에서 꺼내 야금야금 마음을달래보자. 떡국과 로제, 기름떡볶이 맛도 있지만 오리지널인 매콤달콤을 추천한다. 2천9백원.
04
펠앤콜×호가든 그린 그레이프 가든 아이스크림
“신선한 콜라보레이션”
일체의 인공색소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제조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펠앤콜이 호가든 맥주와 협업해 그린 그레이프 가든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프랑스산 크림의 진한 맛이 느껴지는 펠앤콜의 우유꽃에 오리지널 호가든 맥주와 청포도 시럽을 첨가한 제품이다. 사실 맥주 아이스크림이라는 신선함과 기대로 맥주맛을 어떻게 표현했을지에 대한 궁금함과 함께 기대가컸다.그러나맥주맛보다는 우유와 크림 맛이 진하게 다가왔고, 청포도의 맛도 약해 아쉬움이 남았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은은하게 느껴지는 청포도의 산뜻함과 달콤한 우유 아이스크림의 조합은 꽤 담백하다. 마켓컬리에서 온라인 단독으로 판매한다. 474ml, 1만5천원.
05
샘표 마이크로발효 건강즙
“쉽고 간편하게 챙기는 건강”
샘표의 건강식품 브랜드 백년동안이 새롭게 선보인 마이크로발효 건강즙은 아침을 거르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은 챙기면서도 간편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기 때문. 백년동안 마이크로발효 늙은호박즙은 100% 국내산 늙은 호박을 껍질과 과육, 호박씨까지 모두 갈아 넣은 제품으로 신선한 맛과 향은 물론 늙은 호박이 가진 아미노산과 비타민 등 다양한 성분을 오롯이 담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새콤달콤한 맛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석류콜라겐즙을 추천한다. 석류콜라겐즙은 일조량이 풍부한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라 맛이 뛰어난100% 스페인산 석류와 저분자 마린콜라겐을 함께 담았다. 참고로 마이크로발효 건강즙은 유산균 발효를 통해 원물이 가진 성분을 저분자로 쪼개 섭취하기 쉽도록 돕는 샘표의 마이크로발효 기술로 탄생한 제품이다. 70ml, 2천원대.
06
스와니예 시그니처 트러플감자
“이 돈 내고 먹기에는 좀”
셰프들과 콜라보레이션해서 출시하는 가공식품이 늘어나고 있다. 맛이 대부분 안정적이라 보증수표처럼 믿고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셰프가 만든 것이라면 좀 달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스와니예의 시그니처 트러플감자는 그 기대에 딱 알맞은 아이스크림이었다. 생김새는 일반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보이지만 입에 넣는 순간 다양한 맛이 폭죽처럼 터진다. 트러플과 꿀,초콜릿,캐러멜 그리고 감칠맛 넘치는 감자까지. 먹다 보면 밑바닥에 옅게 깔린 아몬드 크럼블이 선물처럼 등장하는데, 다채로운 식감으로 마지막까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남은 아이스크림에 후추 향이 감도는 자주, 계피 향의 감홍로 등의 술을 부어 아포가토로 먹어도 맛있다고. 정말 고급스러움의 끝판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돈을 주고 먹는 것이 조금 미안할 지경이랄까. 정말이지, 만들어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투홈에서 판매.7천3백원.
07
CJ제일제당 비비고 흑임자죽
“할메니얼 입맛”
CJ제일제당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흑임자 메뉴를 비비고의 죽 제품으로 선보였다. 흑임자죽은 소위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인 할메니얼들의 취향을 저격한 제품으로 고소한 검은깨와 담백한 약콩을 듬뿍 넣어 고소하면서도 달콤, 짭짤한 맛이 특징이다. 시식 전, 혹여 너무 달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단맛 보다는 적절하게 짭짤한 맛이 느껴져 개인적으로 할메니얼 입맛을 가진 내게 잘맞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알알이 씹히는 약콩의 식감은 좋지만 퓌레를 떠올리게 할 만큼 곱게 갈려 있어 조금은 씹히는 맛이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 비비고는 일명 집콕족을 겨냥해 비비고 죽을 활용한 ‘아이스 디저트’ 레시피를 선보이기도 했다. 무더위로 입맛까지 잃은 여름날, 시원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해봐도 좋겠다. 280g, 2천9백원대.
08
삼립잇츠 미트로드 동파육 슬라이스
“맛은 나쁘지 않지만 비주얼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삼립 하면 호빵만 떠올랐는데, 간편식을 출시했다고 하니 기대가 됐다. 동파육은 중국 음식점에서도 꽤 고급 요리에 속하는데, 집에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만으로도 맛볼 수 있다니 매우 간편했다. 포장을 뜯었을 땐 사실 약간 당황스러웠다. 패키지에 있는 완성된 요리 사진과 너무 달라서 밀봉된 소스와 고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만으로 동파육이 될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꺼냈을 때는 제법 촉촉한 육질과 동파육의 향을 갖추고 있었다. 맛은 단짠 그 자체. 내 입맛에는 좀 많이 달았지만 청경채나 기타 좋아하는 채소를 곁들인다면 훨씬 덜 부담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기와 소스를 분리해 조리할 수 있었으면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단짠 덕분에 곁들인 술은 계속 들어가니 주의할 것. 7천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