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에게 고함!
풍성한 이탈리아 미각 여행을 떠나볼까. 다양한 채소와 각 지방에서 나는 농산물 그리고 엄마에서 딸로 전해지는 소소한 비밀 레시피 등으로 다채로운 요리를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 슬로 푸드가 탄생한 이탈리아는 미식의 영혼을 지닌 땅이다. 여기 소개한 레시피는 만드는 데도 어렵지 않고 식사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줄 것이다!가지와 토마토, 리코타 치즈 파스타
4인분 준비 시간 20분 조리 시간 45분 난이도 ★
재료 파스타 면 350g, 가지 4개, 솔티드 하드 리코타 치즈 70g(프레시 리코타 치즈나 파르메산 치즈 140g), 올리브오일 5ml, 바질 1단, 소금 · 후춧가루 약간씩 토마토소스 재료 완숙 토마토(또는 홀토마토 캔) 800g, 올리브오일 조금, 마늘 1쪽, 바질 잎 7장
1 먼저 토마토소스를 준비한다. 토마토를 잘라 끓는 물에 1분간 떼치고 껍질을 벗겨 으깬다. 냄비에 올리브오일과 잘게 썬 마늘, 바질 잎 3장을 넣고 가열하다 으깬 토마토를 붓고 중간 불에서 10분간 익힌다. 이때 소스가 너무 졸지 않게 한다.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 다음 잘게 썬 바질 4장을 더한다.
2 가지를 1cm 폭으로 자른 다음 2~3조각 낸다.
3 오븐을 그릴용으로 예열한다. 오븐팬 유산지를 깔고 가지를 놓은 다음 올리브오일을 바른다. 가지가 겹치지 않게 여러 번 나눠 오븐에서 굽는다. 반쯤 익었을 때 한번 섞어주고 가지가 노릇해질 때까지 20분 정도 익힌다. 마지막에 소금을 뿌린다. 파스타 면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알덴테로 익힌 다음 물기를 뺀다. 토마토소스와 잘게 썬 바질, 리코타 치즈의 반 간 것을 넣고 섞는다. 가지와 올리브오일을 약간 넣고 후춧가루를 뿌린다. 남은 리코타 치즈를 뿌려 따뜻할 때 먹는다.
리코타 치즈를 채운 호박꽃
4인분 준비 시간 20분 조리 시간 10분 난이도 ★★
재료 호박꽃 12송이, 프레시 리코타 치즈 350g, 잘게 간 페코리노 사르도(또는 24개월 숙성한 파르메산 치즈나 숙성한 브레비 치즈) 100g, 달걀노른자 1개 분량, 잘게 자른 민트(또는 바질) 1줌, 레몬 제스트 적당량, 올리브오일 1큰술, 빵가루 1큰술, 소금 · 후춧가루 약간씩
1 오븐을 180℃로 예열한다. 리코타 치즈를 섞어 크림처럼 만든 다음 잘게 간 페코리노 치즈, 달걀노른자, 민트, 레몬 제스트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다. 페코리노 치즈를 추가로 넣어도 좋고 짤주머니에 담는다.
2 호박꽃에서 잎과 암술을 조심스럽게 뗀다. 꽃마다 2/3씩 반죽을 넣어 속을 채우고 꽃잎을 오므린다.
유산지를 깐 오븐팬에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바른다.
3 빵가루에 페코리노 치즈 1큰술을 넣고 섞은 다음 호박꽃에 뿌린다.
오븐에서 15분 정도 굽고 따뜻할 때나 실온 상태일 때 먹는다.
크로스티니 카포나타 Crostini Caponata
4인분 준비 시간 30분 조리 시간 40분 난이도 ★
재료 토마토 4개, 가지 500g, 케이퍼 1큰술, 셀러리 2단, 적양파 1개, 씨를 뺀 올리브 2개, 건포도 · 잣 조금씩, 레드 와인 비니거 1큰술, 설탕 1작은술, 바질 잎 1줌, 올리브오일 5큰술, 구운 빵 적당량
1 토마토를 끓는 물에 30초간 데친 다음 찬물로 씻는다. 토마토가 찬 상태에서 껍질을 벗기고 가운데 부분을 제거한 다음에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 가지는 가로, 세로 2cm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
2 케이퍼를 흐르는 물에 씻어 소금기를 뺀 다음 아주 큼직하게 자른다. 셀러리는 껍질을 벗기고 작게 자른다. 올리브는 반으로 자른다. 냄비에 가지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 다음 소금으로 간한다. 얇게 썬 양파와 셀러리, 올리브오일을 약간 넣고 살짝 굽는다. 가지와 올리브, 케이퍼, 건포도, 잣을 넣고 마지막에 토마토를 넣는다. 약한 불에서 5분간 졸이다 설탕과 레드 와인 비니거를 섞어 채소에 붓고 약한 불에서 좀 더 익힌다.
3 바질 잎을 뿌리고 약간 따뜻하거나 실온에서 구운 빵을 곁들여 먹는다.
파스쿠알리나 토르타 Pasqualina Torta
6인분 준비 시간 1시간 30분 조리 시간 10분+50분 난이도 ★★★
재료 근대(또는 시금치) 푸른 잎 500g, 리코타 치즈 250g, 달걀 5개, 간 파르메산 치즈 100g, 양파 1개, 마늘 1쪽, 바질(또는 박하) 1줌, 버터 15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 · 후춧가루 약간씩 반죽 재료 밀가루 250g, 소금 3꼬집,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5ml, 물 10ml, 지름 20cm 비스킷 몰드 1개
1 먼저 반죽을 준비한다. 샐러드 그릇에 밀가루와 소금을 넣고 섞은 다음 올리브오일과 물을 넣는다. 반죽이 매끄럽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치대 6등분한다. 이 중에서 크기가 좀 더 큰 3덩이는 몰드 바닥과 가장자리에 깔고 나머지 반죽 3개는 맨 위에 얹는다.
반죽에 젖은 행주를 덮고 1시간가량 휴지시킨다. 휴지하는 동안 속을 준비한다. 근대는 씻어 물기를 빼지 말고 한 장씩 놓은 다음 가는 끈 형태로 잘게 가른다.
2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조금 붓고 잘게 자른 양파와 마늘을 넣고 익히다 근대 잎을 넣는다.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약 15분간 조리하고 소금을 뿌려서 식힌다. 잘게 자른 바질, 리코타 치즈, 달걀 2개, 파르메산 치즈의 3분의 2를 넣고 섞어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다.
3 오븐을 180℃로 예열한다. 조리대에 밀가루를 뿌리고 디스크 모양의 반죽 6개를 올린다. 몰드에 오일을 바르고 밀가루를 뿌린 다음 반죽 하나를 몰드 가장자리에서 1cm를 남기고 바닥을 채운다. 반죽 표면에 붓으로 오일을 바른다. 두세 번째 반죽으로 같은 작업을 하고 나머지 파르메산 치즈를 뿌린다. 숟가락으로 속을 넣고 간격이 같은 구멍 3개를 만든다. 각각의 구멍에 버터를 1조각씩 넣고 달걀을 1개씩 넣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린다.
4 반죽 표면에 남은 파르메산 치즈를 뿌리고 반죽 하나로 덮은 다음 붓으로 오일을 바른다. 다른 반죽으로 덮고 오일을 바른다. 마지막 반죽으로 가장자리 1cm를 채운 다음 밧줄 모양으로 붙인다. 위의 반죽을 찔러 구멍을 내거나 달걀노른자를 터뜨리지 않도록 하면서 가운데에 굴뚝을 만든다. 표면 전체에 오일을 바르고 오븐에서 50분간 굽는다. 약간 따뜻할 때 또는 상온에서 먹는다.
아몬드와 옥수수 세몰리나,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넣은 사블레
6인분 준비 시간 30분 휴지 시간 1시간 조리 시간 40분 난이도 ★
재료 밀가루 120g, 폴렌타용 옥수수 세몰리나 80g, 브라운 슈거 75g, 바닐라 향을 첨가한 설탕 1팩, 레몬 제스트 1개 분량, 아몬드 10개, 껍질 있는 아몬드 12개, 찬 버터 100g, 달걀노른자 2개 분량, 소금 2꼬집, 몰드에 바르는 버터 약간
마스카르포네 크림 재료 마스카르포네 치즈 150g, 찬 액상 크림 150g, 달걀노른자 2개 분량, 바닐라 향을 첨가한 설탕 2꼬집
1 푸드 프로세서에 옥수수 세몰리나, 바닐라 향을 첨가한 설탕, 레몬 제스트, 잘게 자른 아몬드, 버터, 달걀 노른자, 소금을 넣고 아몬드 조각이 남아 있는 그래놀라 상태로 섞는다. 반죽을 너무 오래 하지 않는다.
2 지름 24cm 정도의 몰드에 그래놀라 상태의 반죽을 넣고 손가락으로 살살 눌러준다.
버터를 바르고 밀가루를 뿌려 사블레를 완성한다. 작은 타르트 몰드 6개에 나눠 담아도 된다.
3 1시간 동안 휴지시킨다. 오븐을 160~170℃로 예열한다. 타르트를 오븐에서 40분 정도 굽고 꺼내 브라운 슈거를 가볍게 뿌리고 식힌다.
4 마스카르포네 크림을 준비한다. 차가운 마스카르포네 치즈에 크림을 넣고 휘핑해서 되직한 크림 상태로 만든다. 다른 볼에 달걀노른자, 바닐라 향을 첨가한 설탕을 넣고 저어 거품을 낸 다음 마스카르포네 크림에 살살 섞는다. 사블레에 마스카르포네 크림을 곁들여 낸다.
리코타 플랑 Flan
8인분 준비 시간 25분 조리 시간 55분 난이도 ★
재료 리코타 치즈 500g, 레몬 1개, 달걀 5개, 절인 오렌지와 시트런 껍질 50g, 설탕 100g, 럼 2큰술, 슈거 파우더 1작은술, 계핏가루 1/2작은술, 몰드용 버터 10g, 소금 1꼬집
1 2L용 몰드에 버터를 바르고 밀가루를 뿌리고 레몬은 제스트를 만든다. 달걀 4개는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한다.
2 절인 오렌지와 시트런 껍질을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 오븐을 160℃로 예열한다. 샐러드 그릇에 리코타 치즈를 넣고 스패튤러로 균일하게 섞는다. 달걀 1개를 넣고 달걀노른자 4개 분량, 설탕, 체 친 밀가루, 레몬 제스트, 오렌지와 시트런 껍질을 넣고 럼으로 향을 더한다.
3 달걀흰자에 소금 1꼬집을 넣고 저으면서 무스 상태로 만들고 남은 설탕을 조금씩 넣어가며 휘핑한다.
2에서 만든 리코타 치즈에 살살 섞은 다음 몰드의 3분의 2를 채운다.
4 오븐에 넣고 55분간 구워 플랑을 만든다. 미지근하게 식혀서 슈거 파우더와 계핏가루를 섞어 뿌린다.
약간 따뜻하거나 상온의 상태에서 먹는다.
숨은 보석 브런치 카페, 모타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가던 길을 멈추게 만드는 작은 가게가 있다. 동글동글 귀여운 서체로 쓰여 있는 MOTOWN은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마력만큼 메뉴도 순식간에 입안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전에 다른 동네에서 티라미수와 커피를 인정받은 카페 사장님이 송파에 브런치 카페 모타운을 새롭게 오픈했다. 반가워하는 단골손님들의 리뷰를 토대로 시그니처 티라미수와 새로이 선보이는 샌드위치를 시켰다. 먹음직스러운 플레이팅이 맛의 첫인상으로 훌륭했고, 씹는 맛의 풍미와 여운이 남는 것으로 완벽하게 마무리가 됐다. 먼저 모타운만의 킥 소스로 볶은 양송이와 양파, 치즈를 녹여 만든 머시룸 멜트 샌드위치와 상큼한 귤 에이드를 곁들였다. 샌드위치의 맛은 사워도우를 버터에 노릇하게 구워 바삭한데 그 안에 녹아 있는 치즈와 버섯, 양파가 어우러져 겉바속촉을 이루었다. 맛이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워도우의 신맛과 담백한 버섯, 고소한 치즈가 한데 어우러져 내 입맛에는 훌륭했다. 레드 페퍼와 홀그레인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이면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1만4천원, 가격만 조금 더 저렴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식후는 티라미수와 귀여운 모타운 컵에 담긴 아메리카노로 마무리. 에스프레소에 담가둔 레이디핑거 위에 크림과 코코아 파우더가 얹혀 나오는데 촉촉함보다는 식감이 있고 살짝 푸석한 느낌이 있지만 맛있었다. 음료 리뷰가 한없이 작아졌는데, 귤 에이드는 상큼해 브런치로 제격이었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약간의 산미와 쓴맛이 있는 평범한 커피지만 디저트와 곁들이기에 밸런스가 좋았다.instagram @motown.seou
editor 권아름
차분한 무드의 쿠키 맛집, 뷰클랜드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큼 인근에 살아도 송리단길을 방문한 기억은 손에 꼽는다. 대신 SNS로 눈에 띄는 카페가 있으면 스크랩을 해뒀는데 뷰클랜드도 그중 하나다. 사진만 봐도 시원시원한 내부가 인상적이었기 때문. 실제로 방문해보니 따듯한 인상을 주는 나무 벽과 가구로 꾸며 묘한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2층까지 넓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차분하게 형성된 실내 분위기가 어우러져 더욱 마음에 들었다. 스웨덴 커피를 전면으로 내세운 뷰클랜드는 말 그대로 스웨덴 로스터리표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판매한다. 커피 소비량 하면 한국도 여느 나라 못지않지만, 스웨덴은 하루 4~5잔이나 즐길 만큼 커피가 생활화되어 있다고. 이러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커피 맛이 기대됐다. 동행인과 함께 각각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스웨덴 스윗라떼와 드립커피를 주문했다. 두 메뉴 모두 유달리 고소하거나 산미가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고 마일드했는데, 이 같은 이유로 스웨디시들이 커피를 더 자주 옆에 둘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커피를 기대하고 찾아갔지만, 의외의 부분이 더 만족스러웠다. 곁들일 수 있는 쿠키와 티라미슈처럼 수제 케이크가 이곳의 진짜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특히 다크 초코 스모어와 단호박 크림치즈 쿠키는 달지 않고 쫀득한 데다 포슬포슬한 식감 덕분에 종종 사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고 떠들며 즐기는 카페라기보다는 가만히 앉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것이 더욱 어울렸던 만큼, 혼자서 방문해도 좋을 듯. 책에서 발췌한 문구들도 전시해두고 있으니 내부 곳곳에 적혀 있는 문장들을 찾아가며 읽어보길.instagram @swedencoffee_bjorklunds
editor 이호준
독일식 빵과 내추럴 와인
사실 칫챗은 배달 앱으로 알게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을 하지 않는 유명 브런치집이나 디저트 가게가 너도나도 배달을 시작해 요즘은 줄을 서지 않아도 맛집의 메뉴를 맛볼 수 있게 된 점이 참 맘에 든다. 언젠가 과하지 않은 파스타가 먹고 싶어 별 기대 없이 주문한 칫챗의 리가토니 새우 로제 파스타는 기대 이상으로 푸짐하고 맛이 있어 시간이 되면 직접 매장을 방문해봐야겠다 싶었다. 평일 아침 홀로 방문한 칫챗은 생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작고 아기자기한 브런치 가게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큰 규모와 짙은 코럴색으로 벽을 마감한 것 외에는 별다른 특색이 없는 인테리어에 왠지 모르게 이케아의 푸드코트가 생각났다. 아무래도 주문과 동시에 쥐어주는 진동벨과 쟁반에 담겨 나오는 음식 그리고 손님이 직접 먹은 식기를 리턴해야 하는 배식구가 있었던 탓인 것 같다. 그래도 음식 맛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아보카도 래디시 타르틴과 단호박 크림수프를 시켰는데, 보통 아보카도 샌드위치는 사워도우를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칫챗의 시그니처 빵인 독일식 모닝빵 악소를 사용해 부드럽고 가볍게 먹기 좋았다. 또 달달한 알맹이가 씹히는 단호박 크림수프도 마음에 들었다. 이 집의 특징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내추럴 와인. 식사 도중 벽 선반을 가득 채운 와인이 눈에 들어왔는데, 회원 가입비 3만원을 내면 기간 제한 없이 1만5천원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 회원 가입비가 들긴 하지만, 내추럴 와인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엔 파스타와 와인으로 저녁 식사를 즐겨볼 생각이다. instagram @chitchat_songpa
editor 원지은
가라! 빵순이들!
송리단길에 생긴 카페 페퍼는 이미 베이킹을 하는 이들에게 잘 알려진 유튜버 다람테이블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다. 페퍼라는 이름은 그녀의 반려묘인 후추에서 따온 이름. 특징은 글루텐프리이며 쌀가루로 만든 메뉴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밀과 같은 곡물에 들어 있는 글루텐은 물에 풀어도 녹지 않은 불용성 단백질인데 이 성분 덕분에 빵이나 면을 쉽게 가공할 수 있고 쫄깃한 식감도 생긴다. 그런데 이 글루텐 성분은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나 일부 사람들에겐 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때문에 글루텐프리 빵이나 케이크, 스낵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평소 빵을 좋아하지만 먹고 나면 복부 팽만감이 불편해서 기피했던 이들에게 카페 페퍼는 그래서 더욱 추천할 만하다. 매장에 진열된 빵은 바나나파운드 케이크, 말차 파운드, 얼그레이 파운드, 스콘, 브라우니 등 모양새는 일반 빵과 같지만 글루텐프리거나 아주 소량의 강력분이 들어가 있다. 특별히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것 없이 각자의 취향대로 접시에 빵을 담는 이들이 많았고, 디저트보다는 한 끼 식사가 될 정도로 두툼한 크기를 자랑한다. 시식해본 기본 스콘은 스콘 특유의 목이 메이는 듯한 뻑뻑함은 없었지만 포슬포슬한 맛이 가볍게 느껴져 좋았고, 바나나가 올려진 파운드 케이크 또한 아주 달지 않아서 좋았다. 얼그레이 오렌지 케이크의 진한 얼그레이 향도 좋았고, 캐러멜 스콘은 촉촉하면서도 달콤했다. 신기한 건 글루텐프리여서 그런지 물리지 않고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먹고 나서도 속이 답답하다는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행사 때 홀케이크를 주문해볼 예정. 계산대 쪽에도 쿠키가 있었는데 유리 돔으로 덮어두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하나 남는다. 내부가 좁진 않지만 낮 12시에 오픈하자마자 좌석이 금세 찼고,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는 긴 웨이팅이 있으니 유의할 것.instagram @cafe_pepper_
editor 신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