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먹으러 갔다 안티파스티에 반한, 뜨라또리아샘킴
보나세라, 오스테리아 샘킴 그리고 도산공원보다 캐주얼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뜨라또리아샘킴을 오픈한 셰프 샘킴. 워낙 오랫동안 국내에서 이탤리언 메뉴를 선보이는 그가 오픈한 새로운 메뉴의 맛이 궁금했다. 점심 식사로 갔기 때문에 파스타와 안티파스티를 주문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스타보다 안티파스티에 반했다는 것. 특히 비뗄로 또나토는 얇게 저민 송아지고기를 참치 소스와 함께 먹는 요리로 송아지고기와 참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양송이 피클을 올려 깔끔한 맛을 더했다. 뜨라또리아샘킴은 이탈리아 북부 지방의 요리를 주로 소개하는데, 비뗄로 또나토의 경우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의 음식이라고 한다. 차갑게 칠링한 프레스코가 술술 넘어갈 만큼 한 접시를 맛있게 비웠고 가장 생각이 났던 메뉴. 또 치즈를 가지에 올려 구운 멜란자네나 염장 대구 요리인 바깔라도 가볍게 식사하기 좋았다. 이어서 바질 리조토와 도미살, 안초비, 방풍나물이 들어간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단새우가 올라간 바질 리조토는 예측이 가능한 맛이었고, 도미살 파스타는 도미살이 너무 잘게 들어가 오히려 조각조각 큼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 다음에 방문한다면 소꼬리 라구 파스타나 문어 링귀니 파스타에 도전해보고 싶다. 파스타에 잔뜩 기대를 하고 갔다 애피타이저 메뉴에 홀딱 반해버린 뜨라또리아 샘킴. 여러 명이 가서 애피타이저 메뉴를 다 맛보고 싶은 건 욕심일까.
tel 02-511-3334
editor 신진수
캐주얼 파스타 레스토랑, 일리조
도산공원의 메인 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해서인지 새롭게 오픈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일리조는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새하얀 외벽에 거창한 멋 부림 없이 나무 테이블과 은은한 조명으로만 완성한 캐주얼한 인테리어가 은근 마음에 들었다. 내부는 대여섯 개의 테이블과 카운터 바로 구성되어 꽤나 단조로운 모습이었다. 일리조는 그라노 출신의 셰프가 오픈한 레스토랑으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사로잡는 곳으로 이제 막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곳이다. 사실 맛집이라면 가장 기본적인 메뉴로도 승부가 나는 법. 저온 숙성한 판체타에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아마트리치아나 스파게티와 포르치니 탈리아탈레 파스타 그리고 얇게 저민 살치살에 루콜라를 곁들인 카르파치오를 애피타이저로 주문했다. 보통 이탤리언 파스타는 짠맛이 강한 곳도 있는데, 일리조의 파스타는 적당히 간간해 먹기 좋았다. 특히 파스타의 식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살짝 덜 익힌 알단테 스타일이 보편적인 레스토랑에 비해 조금 더 익힌 건지 뚝뚝 끊기기보다 쫄깃한 식감이 특히 좋았다. 또한 간혹 피클이나 할라피뇨조차 없는 레스토랑이 많은데, 이곳은 셰프가 직접 만든 수제 피클이 제공되었다. 무와 적양파, 오이, 연근 등을 식초에 절인 것으로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식사 중간 중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도산공원 레스토랑의 높은 가격대와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꺼려지는 이들이라면 캐주얼한 분위기와 함께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사로잡은 일리조에서의 식사를 추천하고 싶다.
instagram @il_riso
editor 원지은
브런치 먹기 좋은 날, 리마크스
따스한 햇살을 가득 머금은 듯 오렌지와 브라운 빛깔로 물들어 있는 리마크스에 감도는 기운은 딱 브런치 먹기 좋은 분위기다. 경양식으로 자리매김했던 마크스 레스토랑이 판교로 이전하고 이곳에는 마크스를 잇는 브런치 카페 리마크스가 지난 여름에 새롭게 오픈했다. 리마크스는 공간이 주는 특유의 이국적인 세련미가 있어 친구들과 약간의 격식을 더한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다. 평일에는 조식과 런치&올데이 다이닝으로 나뉘어 있고 주말에는 브런치 메뉴만 운영한다. 최근 인테리어만 신경 쓴 트렌디한 레스토랑은 한 번만 방문하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은 공간뿐만 아니라 제각기 다른 맛있는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두 번, 세 번 방문해도 늘 새롭다. 평일 런치에 방문해서 먹은 카치오 페페는 로마에서 먹었던 카치오 페페를 떠오르게 할 만큼 미각을 일깨웠다. 그라나 파다노 치즈와 후추로 만든 카치오 페페는 느끼할 새 없이 빈 그릇으로 만들었다. 주말에는 브런치 메뉴가 대부분이고 오늘의 파스타 메뉴가 있는데 그때마다 바뀐다. 이번에는 옐로 라구 파스타였는데, 노란 토마토로 만든 라구 소스라 노란 소스가 특별함이 느껴졌다. 이 역시 고기와 토마토가 잘 어우러지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였다. 파스타 맛집인 이 집은 샐러드도 맛있더라. 따뜻한 그릴 로메인 샐러드와 치킨 니스와즈 샐러드를 먹었는데, 채소를 싫어하는 이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을 듯. 그 외에 오믈렛과 프렌치토스트, 잠봉뵈르 등 다양한 브런치 메뉴가 있으니 따뜻한 라테 한잔 시켜 친구들과 브런치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특히 평일 런치를 추천한다!
instagram @remarks_restaurant
editor 권아름
의외의 수확, 웨이크앤베이크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의 외관으로 자칫 착각할 수 있지만 웨이크앤베이크는 이탤리언 스타일의 화덕 피자와 브런치 그리고 베이커리까지 만날 수 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타르트의 따뜻하고 달큰한 냄새가 가장 먼저 맞이했다. 동행인과 함께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노던 라이트 피자와 토마토 부라타 샐러드, 헤븐리 페스토를 시켰다. 가장 먼저 나온 건 토마토 부라타 샐러드. 바질과 올리브오일을 토마토에 바른 다음 큼직하게 올린 부라타 치즈와 함께 맛봤다. 평소 좋아하는 식재료를 모두 모아놓은 메뉴라 기분 좋게 즐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올리브오일이 토마토와 루콜라에 진하게 밴 탓에 오일 맛이 유달리 강해진 점이 아쉬웠다. 동행인이 주문한 헤븐리 페스토는 콜드 파스타로, 부라타 치즈 샐러드와 거의 같은 재료로 만들어 전반적인 맛은 흡사했으나 콜드 파스타의 강점인 탱탱한 식감과 치즈 덩이 대신 올라간 절인 토마토로 시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다녀간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화덕 피자를 언급할 만큼 단연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 중 하나가 노던 라이트다. 오레가노와 각종 치즈, 노릇하게 구운 토마토로 구성된 이 피자의 핵심은 바로 도우. 화덕에서 바싹 구운 터라 바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메뉴는 에그 타르트다. 제주에 위치한 시스터필드 베이커리와 협업해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고 하는데, 몰캉한 달걀과 바삭한 페이스트리가 기분 좋게 이곳을 나설 수 있게 해주었다.
instagram @wakenbake_dosan
editor 이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