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 전시장으로 꾸민 옥상에 올라가면 건물 돌출부에 비친 몽환적인 공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과 건축의 상생을 건물에 녹아들어가듯 표현했다고 예술가 자비에 베이앙이 설명한다.
↑ 스테인리스스틸 판으로 건물 전체를 덮어 거대한 다면 거울로 탈바꿈시켰다. 건축가들은 반사가 잘되는 스테인리스 소재의 건물 표면에 주름을 넣어 공원 풍경을 일그러지게 비춤으로써 건물이 녹아내리는 듯한 착시 효과를 주었다.
↑ 엘리사베스 르메르시에 elisabeth Lemercier, 필립 보나 Philippe Bona 두 사람으로 구성된 건축사무소 보나-르메르시에의 조각상은 랑틸뤼 공원에 있다. 두 건축가는 예술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비에의 파리 작업실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마치 요술처럼 성이 사라진 게 아닐까. 낡고 어둠침침한 성이 있던 공원 중앙에는 하늘과 건물의 윤곽선이 구분되지 않는 매끈한 스테인리스 건물이 들어섰다. 이 성이 보여주는 교묘한 마술은 예술가 자비에 베이앙 Xavier Veilhan과 프랑스의 건축가 듀오 보나-르메르시에 Bona-Lemercier, 무대 디자이너 알렉시스 베르트랑 Alexis Bertrand이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다. 랑틸뤼 Rentilly 공원에 있던 오래된 성이 화재를 입자 이를 복원하는 대신 성곽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재정비하기로 했고 프로젝트에 맞게 여러 영역에 걸쳐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 거울의 성을 보고 있으면 입구를 발견하기도 전에 황홀함에 취하고 만다. 건물 내부는 유동적으로 설계되었는데 미닫이로 된 칸막이 벽을 움직여 구조를 바꾸거나 대형 전시실로 빛이 들어가게 할 수도 있다. 파리 근교에 있는 일드프랑스 지역의 현대미술지방재단 ‘프락 Frac(Fonds Regional d’Art Contemporain의 줄임말)’은 숲이 잘 조성된 이 공원을 박물관, 전시장, 도서관 등이 있는 복합 예술 문화 공간으로 계획했고 그렇게 조성된 랑틸뤼 공원은 파리 19구에 위치한 전시장 ‘르 플라토 Le Plateau’와 더불어 현대미술의 이해를 돕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 방문객들은 새롭게 정비한 전시장에 있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옥상 테라스에 올라가 잔디밭에 있는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을 바라보며 자연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정면에는 빈 연못이 있는데 프로젝트를 담당한 세 사람은 언젠가 그곳에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수영장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건축가들은 창틀을 내지 않고 외벽과 어우러지도록 유리 거울을 설치해 외부에서는 창을 거의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성의 겉모습은 빛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안개 속에서는 회색으로 흐려져 기이한 거석이 되고 날씨가 좋으면 반짝거리는 금괴가 되며 해가 질 때는 붉게 물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