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키우는 전숙현 씨의 아파트는 두 아이를 위한 공간을 중심으로 하면서 인테리어 감각까지 갖춘 집이다. “결혼하고 11년 동안 주어진 상황에 맞춰 살았어요. 그런데 내 인생에 한 번쯤 과감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더라고요.” 그녀가 레노베이션을 결심하게 된 것은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 세 달 전 독립을 하면서였다. 수원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는데 지어진 지 17년이나 되어 꽤 낡은 데다 크기도 66㎡라 네 식구가 살기에 좁았던 것. 그녀가 찾아간 사람은 건축 일을 하고 있는 시누이였다. 사무실이나 상업 공간을 설계하는 꾸메디앤디의 이가은 대표는 그녀의 부탁으로 처음으로 집을 고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상업 공간에서 볼 법한 과감한 시도가 눈에 띄었다. 노랑, 연두, 파랑 등 다채로운 색상을 집 안에 들였고 두 아이가 함께 지내는 방에는 문 대신 집 모양의 입구를 만들었다. 공용 공간인 거실과 사적인 공간인 방 사이에 문 없이 뚫려 있으면 불편할 수 있는데 이가은 대표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이 고민을 해결했다. 주방과 맞닿아 있던 벽을 반쯤 허물고 주방 공간을 일부 할애해 ㄱ자 가벽을 세워 시야를 차단했다.
또 주방 쪽으로는 작은 창을 내어 주방에서 엄마가 요리를 하다 아이들을 살필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전숙현 씨의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들 방을 넓히느라 부엌이 좁아지긴 했지만 요리를 하는 데 지장은 없어요. ㄱ자 가벽 옆에 냉장고를 두었는데 깔끔하게 가릴 수 있어 오히려 만족스러워요. 또 공간 확보를 위해 베란다를 확장하고 아이 방 뒤쪽과 이어지도록 연결했어요. 그 덕분에 거실까지 놀이터가 되었지만 두 아이가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흐뭇해요. 시부모님과 같이 살 때는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 카페에 가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안방은 부부가 좋아하는 색상을 반영했지만 집의 전체 이미지와 어울리도록 화사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전숙현 씨가 좋아하는 연두색 침구와 커튼으로 꾸몄고 파티션 뒤쪽에 컴퓨터를 둔 남편만의 공간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파란색 페인트를 칠해 밝은 인상을 더했다. 이 집의 또 다른 볼거리는 집 안 곳곳에 있는 두 아이의 그림이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벽에 붙이거나 쿠션, 머그로 만들어 안방 침대는 물론 거실 소파, 주방 등에 데코 아이템으로 활용했더니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작은 집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을 키우는 데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거실 | 아이 방은 집 모양으로 문을 뚫어놓았고 노란색 벽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거실 벽에는 기다란 선반을 달아 아이들이 자주 보는 그림 책을 비치했다.
1 서재 | 안방과 연결되는 베란다를 서재로 꾸몄다. 주로 남편이 이곳에서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한다. 한쪽 벽은 파란색 페인트로 칠하고 초록색 카펫을 깔아 활기찬 분위기로 꾸몄다. 2 현관 | 외출하기 전 옷 매무새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신발장 맞은편에 전신 거울을 달았다. 거실이 비치면서 공간이 한층 넓어보인다.
안방 | 침대 위쪽에 수납장을 만들어 부족한 수납공간을 보완했다. 서재와 맞닿은 벽에 격자 창문으로 만들어 개방감을 높였고, 연두색 침구와 커튼으로 화사하게 연출했다.
거실 |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쿠션으로 만들어 데코 아이템으로 활용했다. 아이들이 표현한 자유로운 선과 알록달록한 색상이 유쾌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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