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마리아 카스텔로가 지은 새하얀 건축물 뒤에는 18세기에 지어진 오래된 돌집이 숨어 있다. 포멘테라 섬 특유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돌집은 모던한 구조물을 만나 독창적인 별장으로 확장되었다.
등나무 줄기로 지붕을 엮은 정자 아래 큰 테이블을 놓았다. 테이블은 스튜디오 마리아 카스텔로에서 디자인하고 포멘테라 섬의 코모다 숍 Comoda Shop에서 제작한 것. 오른쪽으로 보이는 세 개의 의자 ‘레이먼 Ramon’은 산타&콜 Santa&Cole 제품. 식탁 끝에 놓은 의자 ‘칠리움 Chylium 3’은 피에란토니오 보나치나 Pierantonio Bonacina 제품. 리넨 쿠션은 랭주 파르티퀼리에 Linge Particulier 제품으로 발라피아 Balafia에서 구입. 바닥은 매끈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수영장 옆에 있는 정자의 골조는 내구성이 강한 코르텐 강철로 만들었으며 지붕에는 등나무 줄기를 엮어 올리면서 빛이 새어 들어오도록 했다. 선베드 옆에 있는 낮은 테이블은 스튜디오 마리아 카스텔로에서 디자인하고 코모다 숍에서 제작한 것. 수영장 주변에는 이로코나무로 만든 데크를 깔았다.
오래된 돌벽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바닥은 매끈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벽 중간 중간에 흰색 패널을 세웠는데 그 안에 가전제품을 숨겨놓았다. 강철로 된 벽난로는 스튜디오 마리아 카스텔로에서 디자인한 것. 벽난로 옆에 세워놓은 책 선반 ‘프톨로메오 Ptolomeo PTW 155’는 브루노 라이날디가 디자인했으며 오피니온 치아티 Opinion Ciatti 제품. 조셉 토레스 클라베가 디자인한 암체어는 모블스 Mobles 114 제품. 디자이너 로돌포 도르도니의 ‘로드 소파 Road Sofa’는 로다 Roda 제품. 바닥에 놓은 조명은 미구엘 밀라의 ‘세스타 Cesta’로 산타&콜 제품. 지그재그 무늬의 러그와 노란색 면 담요는 발라피아 제품.
1 아프리카산 이로코나무로 제작한 부엌 가구는 스튜디오 마리아 카스텔로에서 디자인한 것. 부엌 가구의 상판은 바닥과 같이 매끈한 콘크리트로 만들었다. 바닥에 깐 러그 ‘싸오 Csao’와 선반에 놓은 바구니는 발라피아에서 구입.
2 이로코나무로 만든 슬라이딩 창문을 열면 테라스가 하나로 이어지는 침실. 천장은 시멘트로 마감했으며 침대보와 베개 커버는 랭주 파르티퀼리에 제품으로 발라피아에서 구입. 러그 ‘싸오’ 역시 발라피아에서 구입했다. 자연스러운 베이지색 리넨 커튼은 실크 이비자 Silk Ibiza 제품. 테라스의 지붕은 코르텐 강철로 골조를 만들고 등나무 줄기를 엮어 올렸다. 암체어 ‘버터플라이 Butterfly’는 BFK 제품. 둥근 방석은 에스토라 Estora 제품으로 발라피아에서 구입. 1950년대 스타일의 나무 의자는 이 지역 장인들이 제작했다.
“면적을 네 배로 늘리면서 이 집 본래의 영혼을 지키는 일이 가장 힘든 작업이었어요.” 건축가 마리아 카스텔로가 기억을 되살리며 말했다. 스페인 포멘테라 섬에 여러 채의 집을 지었던 그녀는 이 집의 본래 모습을 왜곡시키지 않기 위해 층을 높이는 대신 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집을 옆으로 확장했다. 그리고 지하 공간을 새로 만들어 오래된 건물에 신선함을 부여했다. “20년 전 친구 덕분에 포멘테라 섬을 알게 되었어요. 그 뒤로 해마다 이 섬에 오고 있어요. 이번 공사를 통해 집을 좀 더 모던하게 바꾸면서 무엇보다 이 집의 아이덴티티를 보존하려고 노력했어요.” 2008년에 이 집과 사랑에 빠져 구입하게 된 이탈리아의 저널리스트 크리스티나가 말했다.
포멘테라 섬의 강렬한 햇빛 아래 있는 크리스티나의 집은 추상적인 현대 건물과 전통적인 석조 건물이 독특한 대비를 이룬다. “투명한 유리창이 전면에 설치된 거실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게 됩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자부할 수 있죠.” 마리아가 이 집에 감춰진 멋진 부분을 열거하며 설명했다. 그녀는 이 집에 새로운 기술과 전통적인 노하우를 균형 있게 적용했다. 공간을 적절히 분할하고 빛과 공기의 순환을 위해 새로운 창을 만들었으며 두 개의 기둥 위에 걸치는 들보와 방 한쪽에 설치된 오목한 장소인 알코브, 마른 돌벽 등 전통적인 요소에도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이 지역 장인이 만든 가구와 클래식 가구로 채운 거실과 다이닝룸, 부엌 등의 공용 공간은 건물의 원래 모습을 되살린 반면, 침실은 새로 확장한 건물에 마련했다. “계절이 바뀌면 날씨가 선선해질 거예요. 그래서 난방 기기를 갖춰놔야 합니다.” 마리아는 덧붙였다.
“사실 봄과 가을에 이 집에 오는 걸 좋아해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 그대로의 해변 그리고 향기로운 꽃과 무화과나무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거든요. 그런데 여름에는 아이 셋에다 조카들까지 오니까 작은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즐기거나 수영장에 맘껏 뛰어들기가 힘들어요.” 크리스티나가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어느 계절도 아름다우며 모든 것이 햇살과 열기, 리듬에 맞춰 느리게 흘러간다. 무엇보다 서쪽에 있는 아름다운 섬 벤다 데 캅 데 바르바리아 Venda des Cap de Barbaria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과 이국적인 풍경이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