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디론댁 산맥에 접한 바닷가에서 쉬고 있는 조나단 애들러(오른쪽)와 사이먼 두넌, 그리고 그들의 폭스테리어.
바다로 활짝 열린 건축물은 캘리포니아 스타일이고 검은색 벽에서는 스칸디나비안 분위기가 난다. 또 모래언덕이 있는 주변 풍경은 일본스러운 인상을 풍긴다. 수천 가지 모습을 지닌 이 집은 집주인만큼이나 별나고 독특하다. 디자이너 조나단 애들러 Jonathan Adler와 작가인 사이먼 두넌 Simon Doonan 커플은 트렌디한 뉴요커들이 휴양지로 선호하는 햄튼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 커플은 얼마 전 이곳 셸터 아일랜드의 바닷가에 집을 짓고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탈피한 개성 있는 스타일로 꾸몄다. 건축은 그레이 오르간시 아키텍처 Gray Organschi Architecture의 리사 그레이와 알랜 오르간시에게 맡겼는데 이 집을 지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집 중앙에 벽을 세우지 않는 것이었다. “아주 넓은 거실을 갖고 싶었어요. 쉴 수 있는 공간과 소박한 부엌을 한데 갖춘 거실 말이에요. 이런 공간 구성이 미국식은 아니죠.” 그들의 바람대로 이 집에는 큰 창이 많아서 안에 있어도 밖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널찍해 보인다. 집 밖의 모래언덕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다. 정원은 버터컵 디자인 그룹 Buttercup Design Group의 비키 카다로가 디자인했는데 모래와 돌, 허브, 침엽수, 화분과 식물을 이용해 매우 자연스러운 풍경을 만들었다. 실내장식만큼은 조나단이 직접 했다. 그는 공간을 젊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조명이며 일부러 꾸민 듯한 부자연스러운 스타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투적인 스타일에 반대하는 그는 장 콕토, 포르나세티, 피카소까지 초현실주의적인 예술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조나단은 <마이 프리스크립션 포 안티-디프레시브 리빙 My Prescription for Anti-depressive Living>이라는 책을 통해 이런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세라믹을 전공한 조나단은 브라질의 빈티지에서 영감을 얻어 타일을 제작했고 이 집의 한쪽 벽에 이 타일을 시공했다. 거실에는 세라믹으로 제작한 오리엔탈 스타일의 멋진 파티션을 놓았다. 거실은 커다란 원형 벽난로를 중심으로 네 개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벽이나 파티션 대신 태피스트리를 깔아 구분했다.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느긋한 보헤미안 스타일이다.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몇 가지 물건을 제외하고 소파, 암체어 등의 가구와 조명, 꽃병, 쿠션은 모두 조나단이 디자인한 제품인데 미국과 런던, 파리에 있는 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의 조명이 우리 환경을 진짜 아름답게 만들어주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조나단 자신의 집에 잘 어울리는 것만은 분명하다.세라믹 타일을 붙인 벽에 1960년대 프랑스 화가의 그림을 걸었다. 빈티지 펜던트 조명은 미국에서 구입한 것. 빈티지한 안락의자 프레지던트 플래트너 President Platner는 워렌 플래트너가 디자인한 것으로 벨벳으로 커버링했다. 낮은 테이블과 바나나 조각, 머그, 피처, 수를 놓은 쿠션, 태피스트리, 긴 소파는 모두 미국의 유명한 홈 디자인 브랜드 조나단 애들러의 제품.
거실의 한쪽 벽에 놓은 책장에 화사한 색감의 오브제와 조명들을 배치해 생동감을 주었다. 여러 개의 볼이 매달린 펜던트 조명은 빈티지. 또 다른 벽에는 조나단이 수집하는 부엉이 오브제 중 부엉이 모양을 형상화한 거대한 밧줄 작품을 걸어놓았는데 예술가 앤디 하먼의 작품이다.
왼 거실 한쪽에 매달린 등나무 흔들의자에 앉으면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금색 다리를 가진 오렌지색 암체어와 쿠션, 아크릴 다리를 가진 금색 구리 테이블은 모두 조나단이 디자인했다.
오 짙은 회색 돌로 가장자리를 두른 수영장에서 저 멀리 그린포트 하버와 오리엔트 하버가 보인다. 셸터 아일랜드는 새와 조개의 천연보호 구역인데, 집 주변에는 돌로 된 타일을 깔았고 흔들의자와 벤치에서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낮잠을 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