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숍 인테리어

감각적인 숍 인테리어

감각적인 숍 인테리어
남산 소월길에서 서로 다른 색깔과 취향이 담긴 세 개의 공간을 만났다. 새로운 문화와 감각적인 데커레이션을 배울 수 있는 숍으로 들어가봤다.



1 레스토랑이 있는 1층에서는 창문을 통해 정원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2 2층 라운지를 바라본 모습.

리폼하는 문화 살롱 키츠

안나비니, 드 마리, 애프터 더 레인, 강가를 기억하는지? 10여 년 전 강남 일대에서 핫 스폿으로 손꼽히던 레스토랑의 이름이다. 국내에 300여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외식 업계의 대부로 불렸던 신성순 대표. 그동안 일본에서 생활했던 그가 12년 만에 돌아와 ‘리폼’을 주제로 한 라이프스타일 호텔 ‘키츠 Keats’를 오픈했다. 10여 년 전부터 컨설턴트라는 이름보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라이프스타일리스트’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렸던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타고난 감각의 소유자였다. 신성순 대표가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이 함축된 이 공간의 스타일 감도는 확실히 달랐다.



1 대칭되는 두 개의 문과 블루빛이 고혹적으로 느껴지는 레스토랑의 내부 공간. 데님으로 마감한 좌석 시트에는 푹신한 오리털을 넣어 안락함을 더했다. 좌석 시트 제작에도 겉으로 뽐내기 보다는 내면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신성순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2 2층 사르토 살롱에 있는 피팅룸의 모습. 3 신성순 대표가 15년 전 뉴욕 옥션에서 낙찰 받은 르 코르뷔지에의 유니 테다비타시옹에 있던 계단을 설치했다.

“‘리폼’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숍입니다. 일본의 ‘사르토 Sarto’라는 맞춤 옷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손녀가 할아버지의 양복을 가져와 자기 몸에 맞게 맞춰 입는 것을 보고 ‘리폼’의 영역을 확장해봤습니다.” 리폼에는 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자는 비하인드가 담겨 있다. 그런 이유로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을 만들었고, 내부 장식 역시 새것의 느낌이 아닌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마감재와 가구, 조명을 사용했다. 장 프루베의 조명, 아르네 야콥센의 의자, 르 코르뷔지에의 사다리까지 미드센트리 시대를 추억하는 물건이 공간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수입 원두 모카조 커피와 트러플을 즐길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옷을 맞추는 사르토 살롱, 작은 룸을 갖춘 오피스로 나뉩니다. 키츠는 뉴욕, 런던, 파리의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 서울에 워밍업으로 만든 플랫폼인 셈이죠”. “옷 수선을 맡길 일이 없더라도 부담 없이 리폼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두 팔 벌려 열어둔 키츠. 숨겨놓고 몰래 오고 싶은 근사한 곳이다.



사르토에서 옷을 맞추는 데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옷 한 벌도 그 사람의 취향이나 직업 등을 고려해 제작하기 때문. 기다리는 동안 지루함을 덜기 위해 커피와 시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는 식물로 둘러싸여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시가 바로 변신할 계획이다. 가봉하기 전 걸려 있는 양복의 스티치에서 사르토가 추구하는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3 살롱 한쪽에는 수선실도 마련되어 있다. 조만간 리폼 테일 아카데미도 운영할 계획이다. 4 도자기, 불상, 탈, 식물채집 등 신성순 대표의 컬렉션을 공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1 3층에 있는 사무실 한쪽에는 게스트를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2,3 작은 정원을 품고 있는 키츠 호텔. 




아름다움을 찾는 혜안 브이디 초이즈

 



문을 통해 비치는 붉은색 섬광이 공간에 오묘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친구끼리 취미로 만들었던 향초가 브랜드를 달고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디자인이 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배우 이선호와 파슨스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전공한 손민진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브이디 초이즈 Atelier de V.D Chois’가 이런 케이스다. “해골 모양 초는 디렉터 이선호의 두상을 엑스레이로 찍어 몰딩 작업 후 만든 실험적인 제품인데 주변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브랜드 이름에는 ‘찾아와서 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름다움을 찾아서 볼 줄 아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염원이 담긴 이름 때문이었을까. 브이디 초이즈의 디자인력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본 제일모직과 플랫폼, 어라운드 코너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행운이 뒤따랐다. 브랜드의 오픈 스토리가 승승장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만큼 좋은 디자인과 제품력이 없었다면 그런 운도 뒤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해골 모양 ‘아뮬렛’과 로봇 모양 ‘골렘’ 초는 스팽글과 큐빅, 징이 박혀 있는 패셔너블한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제품이 됐다. 브이디 초이즈만의 감각은 3년 만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앤티크 경과 유리, 금속 소재를 사용해 무겁지 않은 가벼운 클래식 무드를 만들고 포인트 컬러를 사용해 시간성이 다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봤어요.” 제품을 디스플레이하기 위해 컬러 유리 상판에 금속 소재 다리를 달아 제작한 가구들은 기성품을 뛰어넘는 완벽한 비율이 멋스럽다. 특히 매장 가운데 있는 빨간색 유리문은 시간대에 따라, 햇살의 양에 따라 붉은 색감이 벽을 타고 흐르는 오묘한 느낌을 연출한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빨간색 지붕에 반해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디자인도 깊숙이 들어가면 과거의 산물을 기반한 디자인이에요.” 옛것이 주는 아름다움, 여기에 초현실과 위트를 적절히 배합할 줄 아는 브이디 초이즈의 감각이 촘촘히 들어찬 공간. 조만간 디자인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을 것 같은 예감이다.



1 문을 통해 비치는 붉은색 섬광이 공간에 오묘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2 창문을 통해 보이는 고즈넉한 지붕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3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를 겸비한 브이디 초이즈의 손민진 대표.


프라이빗 파티와 클래스,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에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비현실적인 색감의 문 뒤로 작은 주방이 마련되어 있다.



1 아크워크 작품과 제품을 함께 연출한 공간. 2 맞춤 제작한 확장감 있는 테이블은 오래 사용한 가구처럼 디자인하기 위해 수십 번의 손길로 매만져 완성했다. 3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골렘 초. 4 브이디 초이즈의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 





로맨틱한 감성의 향유 마젠타 스튜디오



1 마젠타 스튜디오의 스타일을 읽을 수 있는 공간. 한쪽 벽에 연출한 벽지를 비롯해 가구와 소품들도 구입할 수 있다. 2 유럽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작은 유리병들. 3 침실, 거실, 다이닝으로 실제 집처럼 꾸며진 스튜디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아끼고 즐겨온 이들 중 이를 트레이드마크로 만드는 이가 있다. 마젠타 스튜디오의 권순복 대표를 생각하면 로맨틱한 스타일과 핑크빛이 떠오를 정도로 그동안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와 공간 디자이너, 기업체의 공간 컨설팅을 하며 그녀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마젠타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공간은 크게 두 개로 나뉘는데 쇼룸 겸 렌털 스튜디오를 겸하는 용도라 탁 트인 시야를 가리지 않게 때에 따라 공간을 나눌 수 있게 파티션을 드리웠다. 파티션 안쪽으로는 개인 사무실이 있는데,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광이 프로방스 스타일로 꾸민 작은 베란다와 오버랩되어 유럽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스튜디오를 새롭게 오픈하면서 그녀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클래식 스타일을 재해석한 데커레이션을 마음껏 풀어냈다. “클래식한 무드가 바탕이에요. 거기에 빈티지한 아이템이나 컬러풀한 아이템을 매치시켜 재미있는 포인트를 주는 것을 실험해요.” 이렇게 완성된 공간은 시간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블랙&화이트로 힘을 준 바닥에 진한 민트색 문을 달고 한쪽 벽에는 문이 열리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벽지로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이런 평범하지 않은 매치는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인테리어 페어와 공간 여행을 다니며 학습한 아이디어에 자신의 스타일을 덧붙여 만든 창의적인 공간인 셈. 특히 파리 출장이 잦은 그녀의 여행 가방에서 꺼내온 액자, 거울, 작은 유리병들을 비롯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직접 제작한 가구도 판매한다. “로맨틱한 스타일을 찾기 힘든 요즘 마젠타 스튜디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감성이 유일무이할 정도예요. 함께 스타일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스튜디오를 새롭게 오픈하면서 가장 로맨틱한 꽃이라 생각하는 장미가 테마인 플라워 브랜드 마젠타 by 로즈를 론칭했다.



1 작은 베란다가 있는 휴식이 그려지는 공간. 2 마젠타 스튜디오에 제작한 가구와 인도네시아에서 공수한 가구들로 꾸민 우아한 공간. 3 로맨틱, 고성 여행, 프렌치 스타일의 전문가 권순복 대표. 4 마젠타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그릇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Meet the Brand Signature

Meet the Brand Signature

Meet the Brand Signature

샤넬의 2.55백, 에르메스의 켈리 백 등 패션과 관련된 디자인과 아이코닉한 제품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에 반해 생활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디자이너나 전문가들만 아는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생활 명품들이 하나 둘씩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요즘, <메종>이 선정한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Tonet 214Chair

파리의 노천카페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의자 토넷 Tonet은 1859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마이클 토넷에 의해 만들어졌다. 의자의 원래 모델명은 No.14지만 요즘은 214로 불린다. 매우 미니멀한 형태의 토넷은 목재를 휘어서 가구를 만든 형식을 처음 도입한 것으로, 214는 목가공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의자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디자인을 단순화시킨 것뿐만 아니라 운송까지 고려해 의자를 5개로 분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완성품으로만 운송했던 당시로써는 놀라운 일이었던 것. 토넷이 디자인한 의자들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에 의한 가구 제조와 운반 방식 등으로 인해 디자인 역사에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다양한 색감을 입고 재해석된 토넷 214 의자와 우아한 팔걸이가 특징인 209 의자는 모두 스페이스로직에서 판매.

     


Cassina LC Series

카시나는 목재를 다루는 지역의 장인 집안에서 1927년 정식 설립한 가구 회사로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다. 1950년대 카시나 형제는 아버지의 이름을 받들어 이탈리아 북부 브란자 지방에 카시나를 설립했고, 핸드메이드 작업 방식을 성공적으로 산업화해 지금의 브랜드를 정착시켰다. 현재까지도 수공예 가구의 대명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세계적 명성의 디자이너 르 코르뷔지에, 살롯 페리앙, 프랑코 알비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구로는 스티브 잡스가 뉴 아이패드를 선보일 때 앉아서 더욱 유명해진 르 코르뷔지에와 샬롯 페리앙이 함께 디자인한 LC3와 침대식 의자 LC4 셰이즈 롱 체어가 있다.


암체어 LC2는 밀라노디자인빌리지에서 판매.

 

 

 


Baccarat Celimene Vase

프랑스 파리에 있는 바카라 Baccarat 뮤지엄을 인테리어한 디자이너 필립 스탁은 “나에게 바카라는 크리스털로 만든 환상의 세계이자 꿈이 이루어지는 궁전이다”라고 말했다. 낭만적인 판타지를 담은 바카라는 그 화려함과는 차이가 있는 프랑스 동부 로렌느 지방의 소박하고 외진 시골 마을에서 이름을 따왔다. 1764년 당시 주교 몽모렌시 라바르가 장식적인 로코코 시대의 주역인 루이 15세의 인가를 얻어 찻잔과 창유리를 만드는 유리 공장을 세우며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 왕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일명 ‘왕자의 크리스털’이라 불려왔다. 250년의 역사를 이어온 바카라가 그 명맥을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재능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끊임없이 시도했기 때문. 하이메 아욘,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 아릭 레비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바카라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인 조르주 슈발리에가 1930년대에 제작한 셀리멘 화병. 부드러운 셰이프와 대조를 이루는 기하학적 다이아몬드 커팅이 빛을 반사하는 제품이다. 바카라에서 판매.

 

   


Moissonnier Chest

프랑스의 가구 브랜드 무아쏘니에는 15~16세기 로코코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독특한 색채 기법과 조각 기술을 적용한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다. 130년간 전통을 이어온 무아쏘니에는 낡은 벌레 구멍 하나까지도 실감나게 재현해 시간의 더께를 입은 디테일을 완벽하게 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이유는 20~40년 된 숙련된 장인들의 손으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광택제와 옻칠, 왁스 기술은 무아쏘니에만의 전매특허로 핫 핑크, 녹색, 보라색 등 파격적인 색상을 적용해 현대적인 공간과 잘 어울리는 제품을 만든다.


루이 15세 때 활동했던 유명한 가구 제작자 버나드 반 2세 스타일을 재현한 체스트. 화려한 브론즈 장식이 특징으로 무아쏘니에의 대표적인 가구다. 앤티크 세라믹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테이블웨어는 모두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으로 팀블룸에서 판매.

 

   


Amini Gio Ponti Carpet

1962년 설립된 이탈리아 카펫 회사 아미니는 지오 폰티의 카펫을 생산하는 브랜드다. 지오 폰티는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로 대표적인 가구 디자인으로는 카시나에서 출시한 1.7kg 초경량 의자 슈퍼레게라를 비롯해 완벽한 비율의 그래픽 패턴을 입은 티 테이블 D.555.1이 있다. 지오 폰티 카펫 중 생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 중에 다양한 컬러와 라인으로 디자인된 편지를 모티프로 한 레테라 Lettera 컬렉션이야말로 시그니처 제품일 것이다.


그래픽적인 선으로 디자인한 아미니의 지오 폰티 카펫은 유앤어스에서 판매.

 

 

 


One Collection Finn Jul

덴마크를 대표하는 가구 디자이너 핀 율 Finn Jul은 스칸디나비안 모던 가구 스타일을 창조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핀 율의 가구는 좌판과 등받이가 프레임으로부터 살짝 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핀 율의 가구는 덴마크보다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아 미국에 덴마크 가구의 붐을 일으킨 주역이 되었고, 그의 가구가 미국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대표 작품으로는 치프테인 의자와 펠리컨 의자가 있다. 핀 율의 가구는 목재를 다루는 솜씨가 능수능란한 일본의 기타니사와 손잡은 덴마크 가구 브랜드 원컬렉션에서만 생산된다.


펠리칸 새의 부리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빨간색 암체어 ‘펠리칸’은 보에에서 판매. 1951년 핀 율이 가장 관심을 가진 모던 프리 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기념비적 디자인 ‘베이커 소파’는 보에에서 판매.

 

   


Fornasetti Theme & Variation Series

피에로 포르나세티 Piero Fornasetti(1913~1988)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산업디자이너다. 화가이자 조각가, 디자이너, 판화가, 그래픽디자이너 등 다양한 재주를 가졌던 그는 생전에 1만3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포르나세티는 강한 상상력과 새로운 색채, 미스테리한 유머를 담아냄으로써 마술 같은 예술 정신을 구축해 20세기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테마&베리에이션’ 시리즈는 포르나세티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패턴으로 19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오페라 가수 리나 카발리에라는 여인을 모티프로 모나리자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3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다. 2013년 100주년을 맞이한 포르나세티는 그의 아들 바나바 포르나세티가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역사와 전통 있는 브랜드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열쇠 구멍으로 보이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콘솔은 포르나세티의 시그니처 컬렉션 중 하나인 ‘세라투라’. 여인의 얼굴 옆에 해골이 프린트된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라운드 향초는 모두 10꼬르소꼬모에서 판매. 포르나세티의 열기구 드로잉을 입힌 벽지는 칼한센&선 제품으로 다브에서 판매.

     


Saint-Louis Tommy Collection

에르메스에서 선보이는 생루이 Saint- Louis는 40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크리스털 브랜드다. 18세기 중반 루이 15세가 로레인의 문츠탈 유리 공장에 특허를 주고 왕실 유리를 제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으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 후 다이아몬드 커팅이 들어간 화려한 디자인과 수많은 크리스털 글라스 세팅으로 베르사유의 테이블을 빛으로 물들였다고 전해진다. 생루이는 1938년 프랑스 대통령이 주최한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를 기리는 점심 만찬에 토미 Tommy 컬렉션이 세팅되면서 생루이의 대표적인 컬렉션이 되었다.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화려한 크리스털 와인잔 토미는 생루이 제품으로 에르메스에서 판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스타일리스트 문지윤(뷰로 드 클라우디아)

30대 부부의 4층 주택

30대 부부의 4층 주택

30대 부부의 4층 주택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소도시의 타운하우스에서 새 생활을 시작한 30대 부부. 개성 있는 구조의 4층 주택은 부부의 취향이 더해지며 집 안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한결 풍성해졌다.


7년 가까이 가로수길 골목에서 인테리어 소품 편집숍 ‘5층아파트’를 운영하던 강태중, 이세현 씨 부부는 문득 북적해진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서 온라인·오프라인 숍을 모두 관리하다 보니 지쳤던 것이 그 이유였다. “포스터를 직접 바잉하면서 유럽 작가들과 종종 만나는데, 네덜란드 일러스트레이터 리커 판 데르 포르스트 Lieke van der Vorst 씨가 전원주택에서 예쁘게 살고 있는 모습이 계속 아른거리더라고요. ‘우리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서울을 떠나게 되었죠.” 마음에 드는 전원주택을 찾아 서울 근교는 물론 세종시까지 방방곡곡으로 알아보며 고심한 끝에 고른 집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신축 타운하우스. 두 가구가 한 건물에 사는 땅콩주택으로 4층까지 내부 계단으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계단 있는 집에 사는 것은 남편 강태중 씨의 어릴 적 로망이기도 했지만 이 집을 고른 이유는 무엇보다 6~7년간 함께 지내온 반려묘 재즈와 폴의 영향이 컸다. 전형적인 구조의 집보다는 오르내릴 계단도 많고 숨을 곳도 많은 이 집이 고양이들의 놀이터로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이사온 지 4개월째, 주인의 애틋한 마음이 통했는지 수줍음이 많던 두 반려묘는 신사동에 있는 15평 빌라에서 살 때보다 애교가 많아지고 성격이 밝아졌다. 또 자연스레 운동이 되면서 덩달아 건강도 좋아지니 부부는 그저 흐뭇할 따름이었다.

     



거실 | 1층에 있는 거실 한쪽 벽에 설치한 월 유닛은 5층 아파트에 살기 시작했을 당시인 7년 전에 구입한 것. 

 

대지면적 182㎡, 연면적 83㎡의 주택은 언덕에 지어져 현관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2층이 나오고 내부 계단을 통해 한 층 내려가야 작은 마당이 있는 1층으로 이어진다. 거실로 사용하는 1층은 지어질 당시부터 작업실 혹은 재택 근무를 위한 사무실로 계획된 곳이라 천장을 높게 내고 노출 콘크리트, 데코 타일로 마감되었다. 부부는 이 벽면을 깨끗한 흰색으로 도장한 다음 오래전 구입한 월 유닛과 아내가 싱글 때부터 사용하던 소파, 결혼 선물로 받은 낮은 테이블 등 그간 틈틈이 모아온 가구와 소품으로 채웠다. 지하 아지트같이 아늑하면서도 따스한 볕이 스며드는 거실은 부부만의 감성이 녹아들며 이 집의 백미로 완성되었다. 새집이다 보니 공사는 되도록 하고 싶지 않았지만 2층에 있는 좁은 부엌은 확장을 위해 공사가 불가피했다. 개방감을 살리고자 상부장을 없애고 부족한 수납을 보완할 수 있도록 옆쪽에 장을 짜 넣었고 노란색을 포인트로 꾸몄다. 화사한 색을 좋아하는 남편과 무채색을 선호하는 아내의 취향이 더해져 단정하면서도 유쾌함이 느껴지는 주방이 되었다. 3층 침실에 있는 침대는 이사를 오면서 유일하게 산 물건이다. 기존에는 더블 침대를 사용했었는데 싱글 침대 두 개를 붙여놓은 유럽의 호텔에 묵었을 때 편안하고 만족스러웠던 것. 헤드보드 없이 깔끔하게 매트리스만 놓고 흰색 침구로 깨끗하게 정돈했다. 창고로 사용 중인 4층으로 향하는 계단 옆에는 유럽 여행 시 수집한 전시 포스터를 걸어놓는 등 부부는 데커레이션할 수 있는 곳이면 작은 공간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집 안 곳곳을 꾸미는 재미로 지낸다지만 이곳 시골 생활이 아직은 어색하진 않을까. “저는 사진을, 아내는 인테리어를 전공했는데 둘 다 대학을 안성에서 다녀서 이 동네가 낯설지 않았어요. 또 여기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차로 5분 거리에 대형 마트가 있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안성 시내가 나와요. 전원 생활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저희 부부에게 적합한 곳이죠.” 편리한 도시 생활에 비하면 적응해야 할 게 많지만 부부는 하나씩 자연과 함께하는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왼쪽부터)침실 | 빈티지한 3단 서랍장 위에 파릇한 식물로 포인트를 줬다.
계단 | 4층에서 내려다본 계단. 한쪽 벽에는 여행하며 모은 전시 포스터를 걸어놓았고 철제 펜던트 조명을 달았다.

   



침실 |
모노톤의 액자로 장식한 침실. 검정 줄무늬의 고양이 폴마저 민트색 벽지와 잘 어울린다.

   


거실 |
빈티지와 레트로는 부부가 좋아하는 키워드. 사람의 손길이 닿았던 빈티지한 물건에서는 왠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진다.

   



왼쪽부터)거실 | 소파 밑에서 빼꼼 얼굴을 내미는 고양이 재즈. 수줍음이 많은 편이지만 여기 오고 나서 성격이 쾌활해졌다.
계단 | 계단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강태중, 이세현 씨 부부. 매일 4층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운동이 따로 필요 없다.

   




주방 |
2층에 있는 주방은 부부의 취향에 맞춰 깔끔하게 전면 수리를 했다.

   



주방 | 노란색을 포인트로 화사하게 꾸민 주방. 독일에서 사온 일리 커피 머신, 빈티지한 믹서 등 소품은 부부가 아끼는 물건 중 하나다.

   

주방 | 양 옆이 곡선으로 이뤄진 독특한 식탁은 오래전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에서 구입했다. 바닥에 놓은 전시 포스터는 여행 시 구입한 것이다.

 


 

*<메종> 홈페이지 내의 오픈 하우스 게시판에 독자 여러분의 감각으로 꾸민 집을 자랑해주세요. 채택된 집은 <메종>에 실어드립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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