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자유로이 일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이곳에서 사무 공간의 미래를 보았다.
요즘 한창이라는 성수동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유’ 문화가 생성되고 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손꼽힌 공유 경제를 적극 실천하는 코워킹 카페 ‘카우앤독 Cow&Dog’은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되었지만 패기 넘치는 스타트업 기업을 위한 카페라는 신선함으로 유명세를 모으며 이 동네의 열기까지 높이고 있다. ‘함께 좋은 일을 한다’를 뜻하는 ‘Co work&Do good’의 약자인 카우앤독은 소셜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소풍 Sopoong이 문을 연 곳으로 현재는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4층 건물에 1, 2층에 자리한 카우앤독은 소풍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입주한 3층과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의 사무실이 있는 4층과 달리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 부담스러운 사무실 임대 비용 때문에 막막할 초보 사업가들이 커피 한잔값에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또 조용하고 집중할 만한 카페를 찾는 일반인, 동네 주민들에게도 매력적이다.
7m 높이의 시원한 천장이 압도하는 이곳은 01스튜디오의 조재원 소장이 완성했다. 셰어하우스 통의동집에 직접 살고 있는 만큼 공유하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높았던 그녀는 유동적인 성격을 지닌 스타트업의 특성을 고려해 이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를 함께 디자인했다. 두 명에서 갑자기 열 명으로, 그러다 다시 두 명이 되기도 하기에 구성원에 따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테이블을 고안한 것. 2층에는 한 명부터 최대 열두 명이 모일 수 있는 회의실, 계단식 의자를 놓아 50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컨퍼런스룸, 남녀 샤워실 등도 마련했다.
카우앤독은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지 않는다. 코워커들이 퇴근하는 저녁 6시부터 9시 반까지는 대관을 하는데 공유 경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주로 열리고 있다. 또 성수동에서 사회 혁신가들의 모임인 디웰살롱을 운영하는 루트 임팩트, 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베네핏 매거진, 소풍, 카우앤독이 공동 기획한 서울숲 플리마켓을 여는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이곳이 열린 공간인 만큼 정체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나 올 수 있는 조용한 카페이긴 하지만 카우앤독은 엄연히 사회 혁신을 추구하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곳이죠. 공유 경제를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카우앤독의 프로젝트 매니저 김은진 씨가 설명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서로 성격이 맞아 도움이 될 거 같다 싶으면 카우앤독에 온 창업자와 3층에 입주한 창업자들을 종종 연결해주기도 한다. 소셜 벤처기업과 기업, 대중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카우앤독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1 공장 지대인 성수동의 특성을 반영해 노출 콘크리트와 철골을 주재료로 사용했다. 2 카페에는 소 장식품으로 위트를 더했다. 3 작은 가게를 연상시키는 게시판.
옥상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에너지 재생에 적극 힘쓰고 있다.
시원하게 뚫인 천장 아래 자유롭게 변형 가능한 테이블을 배치했다.
1 카우앤독을 이용하는 코워커들을 위한 사물함. 2 사람들을 불러 모아 성과를 알리고 싶을 때 활용할 수있는 2층 컨퍼런스룸.
1 타일 조각으로 각 층마다 숫자를 새겨놓았다. 2 심플한 디자인의 우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