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박이화. 2 학창 시절 우상이었던 서태지와 관련된 물건과 당시 사용했던 삐삐는 부모님 집에서 가져왔다. 3 외국에서 사온 개성 있는 소품들이 집 안 곳곳에 독특한 색을 입힌다. 4 수납장 위를 다양한 향수와 모자로 장식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이화는 최신 트렌드 한복판에서 감각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바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일터와 가깝다는 이유로 4년간 고층 빌딩이 많은 강남 한복판에서 살았다. “창문을 열면 앞 건물의 창문만 보이고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번잡함이 싫었어요. 엎어지면 코 닿을 만큼 가까운 일터와도 좀 멀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히 쉴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는 그녀는 2년 전 옥수동에 있는 79㎡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고층이라 창문을 열면 뻥 뚫린 하늘과 아주 조금 한강 뷰도 감상할 수 있어 좋아요. 저녁이면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에요.” 방 3개와 거실, 앞뒤 베란다까지 갖춘 아파트는 정성 어린 손길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년 된 낡은 아파트라 주방 가구 교체와 도배, 욕실 타일 교체, 우물천장을 없애는 레노베이션을 했어요.”
1 주방에서 바라본 모습. 거실 옆에 안방이 있다. 식탁과 의자들은 대부분 을지로 가구거리에서 발품 팔아 구입한 것이고 침실 쪽에 있는 작은 소파 위에 올려놓은 쿠션들은 스티브앤요니 제품이다. 2 작업물이 담긴 잡지들을 모아둔 책장에는 집게 형태로 생긴 조명으로 포인트를 줬다. 3 거실 테이블 위에 작은 그림을 걸고 향초와 미니 화분으로 장식했다. 4 침대 앞으로 벽에 걸치는 사다리 형태의 수납장을 설치해 소품을 올려두었다.
1 소박하게 꾸민 침대. 2 책상에 앉아 메이크업 스케치를 하고 있다. 3 지난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완주하고 받은 인증서를 현관 입구에 붙여놓았다. 4 주방 가구는 인터넷에서 구입해 전문 기사에게 의뢰해 완성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주방 가구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구에 손잡이만 바꿔 달았고 욕실 타일과 모든 방에 달린 조명, 거실 테이블과 가구는 모두 을지로에서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들이다. 집 안을 보면 거창한 장식이나 값비싼 가구는 없지만 좋아하는 그림이나 포스터, 여행하면서 구입한 각종 소품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한 가지, 깔끔한 정리정돈도 이 집을 돋보이게 하는 인테리어 요소로 작용한다. “늘 정리가 잘되어 있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하는 일도 정리가 잘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습관이 된 것 같지만 집에 와서 잘 어지르지 않는 편이에요.” 박이화는 이 집을 통해 행복한 삶을 꿈꾸고 위안 받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나하나 발견해 나간다. 가장 친숙한 장소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나를 위한 향과 맛을 음미하며 스트레스도 날린다. “직업상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집에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편해요. 향기로운 아로마 향초를 켜고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보고 있으면 진짜로 휴식하는 기분이 들어요!”
1 침실 공간에 놓여 있는 책장 앞으로 여행지에서 사온 가죽 스툴을 놓았다. 2 캔버스에 취미로 그린 작품을 올려놓았다. 3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민 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