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완성한 주방

부부가 완성한 주방

부부가 완성한 주방
남편이 만든 가구와 아내의 취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다이닝 공간을 완성한 TWL숍 김희선 대표의 주방을 찾았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fnt의 멤버이자 편집숍 TWL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희선 대표의 주방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궁금한 공간이었다. 눈에 익은 식상한 가구나 디자인 소품은 없었다. 주방에서 요리하고 음식을 먹는 이의 취향과 감성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작년에 이사한 김희선 대표는 폭이 넓지 않고 거실과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주방에 맞는 가구를 맞췄는데, 가구를 만드는 남편이 제작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전에 살던 집에서 가져온 가구도 있어요. 그에 맞게 옆에 둘 가구의 높이를 맞췄고 새로 만드는 가구는 지금 집의 구조에 맞게 제작했죠. 그릇이 많아서 수납에 중점 을 뒀고 식탁은 사각형과 원형 두 가지로 만들었어요.” 김희선 대표는 사각 식탁은 주방에 두고 원형 식탁은 거실 창가에 두었다. 특히 원형 식탁은 창가에 매단 행잉 플랜트와 얇은 커튼과도 잘 어우러져 정원 속에 놓인 식탁처럼 포근하고 아름답다. 짙은 남색의 싱크대는 새로 제작했고 그동안 모아온 조리 도구와 브러시 종류를 싱크대 주변에 걸거나 올려두었다. 소재가 대부분 스테인리스나 나무라서 깔끔하게 잘 어울린다. “TWL숍에서 소개하는 제품을 거의 다 직접 사용해요. 제가 써본 것 중 정말 괜찮은 제품을 판매하고 싶거든요. 그래야 고객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고 조언도 보탤 수 있으니까요.”

   

꺼내쓰기 편한 그릇 수납 공간 남편이 만든 그릇장 하단에는 황동으로 칸을 나눠 그릇을 세워서 보관하고 꺼내기에도 편리하다.

   

투명 용기에 보관한 티 컬렉션 김희선 대표가 소소하게 모으는 티 컬렉션. 차바트리의 수납 자 Jar는 밀폐력이 좋고 내용물이 보여 찻잎이나 양념 등을 멋스럽게 보관할 수 있다.

 

 


보일듯 말듯 은밀한 그릇 수납 그릇장에 불투명 아쿠아 유리 끼워 답답하지 않으면서도 내부 그릇을 보기 좋게 가려준다.

   

카페 같은 식탁 배치 빛이 잘 드는 창가에 원형 식탁을 두어 정원 속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작은 스툴과 의자 두 개도 모두 남편이 만든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개방감 있는 일자형 주방 구조 오래된 싱크대는 짙은 남색의 하단 수납장과 연한 그레이 컬러의 상부장으로 교체했고 다이닝 공간에는 사각 식탁을 두었다.

 

불투명한 유리를 끼운 그릇장 아래는 황동 프레임으로 칸을 나눠 그릇을 세워서 수납할 수 있고 커트러리 서랍장에도 칸을 나눠 포크와 나이프 등을 종류별로 보관할 수 있다. 섬세한 아내의 주문에 시간은 좀 걸렸지만 꼼꼼하게 가구를 만들어준 남편 덕분이다. 보기에 좋은 주방은 많지만 김희선 대표의 주방은 요리를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과 남편의 나무 가구가 켜켜이 쌓인 둘만의 합작이다.

 

 


커트러리 보관을 위한 칸막이 그릇장 옆에 둔 커트러리장은 서랍마다 칸을 나눠서 커트러리를 종류별로 수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아랫부분에도 요리 관련 책을 수납할 수 있게 칸을 나눴다.

 

 

걸어서 수납하는 조리 도구 싱크대 위쪽에 봉을 달고 고리를 연결해 각종 조리 도구를 걸어둘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거름망과 체, 가위, 티스푼 등을 걸었을 뿐인데도 멋스럽다. 

 

 


내부 공간에 따른 그릇 수납 그릇장 내부의 상단부는 가로로 길게 칸을 나눠 그릇 종류를 수납했다. 김희선 대표는 무늬가 없는 매트한 질감의 그릇을 좋아한다. 사용해보고 좋았던 그릇을 엄선해 TWL숍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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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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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호르의 맹세

라호르의 맹세

라호르의 맹세
파키스탄 남쪽, 옛 무굴제국의 수도에 샤 자한 황제가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지은 대리석 건축물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샬리마르 정원과 거울의 궁전, 시시 마할은 아그라의 타지 마할처럼 왕비를 영원히 기념하며 여전히 우리를 매혹한다.

라자스탄 Rajasthan의 대리석으로 지은 기둥과 아치 뒤에 있는 ‘시시 마할’의 넓은 홀. 1631년 라호르 성벽 꼭대기에 지어진 이 궁전은 왕비 뭄타즈 마할이 거주하던 곳이다. 뭄타즈 마할은 페르시아어로 ‘궁전의 영광’을 뜻한다.

 

오른쪽 페이지 궁전이 수천 개의 둥근 보석 장식으로 빛난다. 이 보석 장식 프레임 안에는 크리슈나 신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목가적인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고 보석 장식 중간 중간에는 마노와 비취, 전기석, 청금석 등을 박아 넣은 꽃 문양과 다른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기둥 아래까지 장식돼 있다.

 

 

어느날 밤, 라호르 성벽의 테라스를 산책하고 있을 때 무굴제국의 샤 자한 황제는 약혼녀에게 자신의 모든 맹세를 바치겠노라 약속했다. 약혼녀는 검은 눈동자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부탁했다. 달 말고 하늘의 모든 별을 가져다달라고. 그래서 황제는 페르시아어로 ‘궁전의 영광’을 뜻하는 ‘뭄타즈 마할 Mumtaz-i-Mahal’이라는 애칭을 붙여준 그녀를 위해 시시 마할 Shish Mahal의 건축에 착수한다. 이 ‘빛의 궁전’은 수천 개의 거울을 품고 세상의 빛나는 모든 것을 비추게 된다.

 

황제는 이 젊은 여인에게 홀딱 빠져 있었다. 그가 어린 왕자인 쿠람 Khurram이고 그녀가 페르시안 귀족 가문의 예쁜 공주였을 때 만나 서로 첫눈에 반했을 때부터 말이다. 그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었고, 결혼하기 위해 6년을 기다렸다. 그 당시 왕좌를 이어받는 후계자는 외교적인 이유와 왕조의 원칙에 따라 두 명의 배우자를 얻어야 했다. 자항기르 황제의 아들이며 전쟁을 용감히 치른 군주이고 당대의 훌륭한 건축물을 많이 세운 그는 라호르 성벽을 지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성채로 바꾸고 싶었다. 눈을 멀게 할 정도로 새하얀 대리석으로 우아한 건축물을 지어 올려 인도와 이슬람, 페르시안 스타일을 한데 모으는 것이었다. 

 

자신의 왕국의 수도를 완성하기 위해 큰 계획을 세운 그는 가장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감미로운 정원을 만들 꿈을 꾸었다. 그 결과 완성한 샬리마르 Shalimar 정원에는 수많은 분수가 있어 외부보다 시원하다. 분수의 차가운 물은 이 나라를 경계 짓는 산들의 시원함을 정원에 퍼뜨린다. 그런데 각종 의전부터 군대 원정까지 남편을 따라다니고 14명의 자녀를 낳아준 젊은 왕비는 그들의 지상낙원이 만개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출산 중에 세상을 떠났다. 절망에 빠진 샤 자한 황제는 애도의 상복을 입고 그들의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미래의 무덤에 대해 생각한다. 이 무덤이 바로 불후의 타지 마할이다.

 

 


샤 자한 황제가 기쁨과 친절, 삶에 바치는 상징적인 선물인 샬리마르 정원. 정원의 테라스 주변에 있는 410개의 분수가 연못 위를 향해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정원 주변에서 자라는 망고나무, 레몬나무, 석류나무는 물론이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든다.

 

 


왕비는 이 방에서 성채 아래에 흐르는 라비 Ravi 강둑에 있는 백성들을 눈에 띠지 않게 조용히 살펴보았다. 왕비가 서 있던 커다란 ‘잘리 Jali’, 즉 흰색 대리석으로 만든 격자 창이 달린 돌출 발코니에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식물 문양이 장식돼 있다.

 

 


황제 부부는 대리석으로 지은 완벽한 사각 공간, 디완이카스 Diwan-e-Khas의 기둥들과 궁륭 아래에서 무굴제국의 고관들과 대부호들, 몽골족의 칸, 인도의 마하라자를 접견했다. 디완이 카스는 빛의 궁전 주변을 향기롭게 만드는 여성들의 정원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해가 질 무렵 분수의 물줄기가 멈추고 샬리마르 정원의 연못 가운데에 있는 붉은색 사암의 파빌리온 정원 앞에 분수 댄서들이

나타나 매끈한 물 위에 모습을 비춘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벵상 티베르 Vincent Thibert
아틀리에를 겸하는 아름다운 집

아틀리에를 겸하는 아름다운 집

아틀리에를 겸하는 아름다운 집
웨딩&라이프스타일 디렉터 양태인의 아틀리에를 겸한 새로운 주거 공간을 찾았다. 애써 꾸미기보다 은은하게 아름다운 이곳에서는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일상이 묻어났다.

1,2 최근 남산맨션으로 이사한 양태인 대표. 주거 공간과 아틀리에를 겸한 이곳의 거실 한 켠에 사무 공간을 조성해놓았다. 3 음각으로 이국적인 무늬를 섬세하게 새긴 빈티지장을 식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빈티지 와인잔 등 지나치게 꾸미지 않았지만 개성 있는 식기를 좋아한다. 4 여행지에서 하나 둘씩 모아온 특이한 소품들. 한 도시에서 한 달 이상 머무는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다양한 숍과 플리마켓 등 도시 곳곳을 샅샅이 훑어보며 색다른 아이템을 찾곤 한다. 

  추억은 사람마다 다르게 적힌다. 봄을 기억하는 방법이 각기 다르듯이 말이다. 웨딩과 라이프스타일 디렉팅을 주로 하는 아틀리에 태인의 양태인 대표는 남녀가 만나 하나가 되는 특별한 순간을 그녀만의 호흡을 더해 색과 결이 다른 눈부신 추억으로 완성시킨다. 멋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랑과 신부를 위해, 보여주기 식 웨딩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그들을 지순하게 축하하기 위해 양태인 대표는 준비 과정을 포함한 웨딩의 시작과 끝을 섬세하게 챙기고 어떤 이물감도 없이 온전하게 이끌어간다. 단순히 형식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녀에게 있어 웨딩은 두 남녀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진중한 의식이자 평생에 단 한 번 빛나는 추억을 담는 그릇과도 같다. 그래서 그녀는 웨딩 디렉팅을 맡으면 무엇보다 신랑 신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언제, 어떻게, 얼마 동안 만났고 그들의 성장 과정은 어땠는지, 또 각자의 취미와 취향은 무엇인지 끝없이 묻고 듣는 과정을 통해 신랑과 신부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웨딩의 컨셉트를 잡는다. “모두가 웨딩만큼은 특별하길 원해요. 하지만 신랑 신부의 살아온 이야기만큼 특별한 것은 없죠. 웨딩은 우리 삶의 연장선상에 있어요. 신랑 신부가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웨딩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삶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그것만으로도 이 웨딩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느낄 수 있길 바라요.”    


양태인 대표는 2011년부터 페르시안 카펫을 모으고 있다. 그중 따뜻한 색감의 카펫을 거실에 깔아 아늑한 느낌을 부여했다. 또 입구와 맞은편 구석에 천장까지 키가 닿는 야자수를 놓아 녹색 식물이 거실을 감싸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신랑 신부의 취향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웨딩을 준비하다 보면 양태인 대표는 어느덧 웨딩 디렉터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때는 비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처럼, 또 어떨 때는 넉넉하게 품어주는 언니처럼 몇 달을 함께 지내다 보니 웨딩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삶까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혼집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고 혼수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을 들이면 좋은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들에게 그녀만의 감성을 더한 아이디어를 틈틈이 제안한다. 그리고 이것이 잦아지다 보니 어느덧 아틀리에 태인에서는 웨딩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디렉팅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1 파리의 빈티지 부티크를 연상케 하는 드레스룸. 아티스트 롬 Rom의 독특한 그림과 금장 장식이 화려한 전신 거울이 드라마틱하다. 베들링턴 테리어 품종인 반려견 후추가 카펫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2,3 가방과 모자 등 양태인 대표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그녀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늘어놓았다. 4 1958년에 제작된 어쿠스틱 리서치 사의 빈티지 오디오. 선반 없이 바닥에 두었는데 이 또한 멋스럽게 느껴진다. 

  최근 양태인 대표는 한 동안 지내온 청운동을 떠나 남산 아래자락에 위치한 남산맨션에 아틀리에 태인의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아틀리에와 주거 공간을 겸하는 이곳은 양태인 대표의 일상과 취향이 겹겹이 포개어져 있다. 1972년에 지어져 다소 오래된 복도를 따라 걷다 미색 문을 열고 들어서면 키가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식물이 곳곳을 채우고 있는 그녀의 공간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은 거실. 중앙에 페르시안 카펫을 깔고 커다란 6인용 빈티지 테이블을 놓은 이곳은 입구와 거실이 맞닿은 지점과 베란다 부근의 코너 등에 커다란 녹색 식물을 툭툭 놓았을 뿐인데 빈티지 가구와 식물이 어우러지며 이채로운 매력을 뿜어낸다. 거실에는 그림과 거울을 걸어놓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았지만, 베란다 앞쪽으로 선반 없이 펼쳐놓은 빈티지 오디오와 사람 무릎 높이만큼 쌓아놓은 예술과 웨딩 관련 서적이 저마다 존재감을 발한다. “정형화된 인테리어를 지양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방식대로 펼쳐놓을 뿐이에요. 저는 어떤 것이든 편안한 것이 좋아요. 반들하고 각이 진 새것보다 흩어져도 포근한 것, 사람 냄새 나는 것을 선호하죠.” 양태인 대표는 직업상 유행에 민감한 편이지만 유행을 따르지는 않는다.    

1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 남산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침실. 일부러 커튼을 달지 않았다. 2 양태인 대표는 지나치게 꾸미기보다 자기다움을 고려할 때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웨딩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언제나 영감이 되는 클래식한 웨딩 서적이 가득하다. 3 좋아하는 작가인 롬의 그림 속 인물과 똑같은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는 양태인 대표.

  유행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것만을 차용해 자신만의 방식대로 재조합하는 것을 즐긴다. 거실의 테이블 맞은편으로는 작은 사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노트북과 각종 웨딩 시안이 올려 있는 아담한 책상, 웨딩 소품과 몇몇 필기구로 채워진 벽장은 얼핏 보면 한 가정의 일상적인 모습 같지만 이곳에서 아틀리에 태인의 무한한 기획력이 움을 튼다. 거실 옆으로 난 좁다란 복도를 따라가면 침실과 드레스룸이 나온다. 리넨 베딩의 침대와 그 옆에 놓은 빈티지 사이드 테이블, 벽에 기대어 놓은 그림 그리고 입구에 놓은 스투키 화분이 전부인 이곳은 수면을 취하는 공간임에도 커튼을 달지 않았다. 창밖 너머 남산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그 모습 그대로 공간 안으로 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드레스룸은 평온한 침실 풍경과 달리 화사한 모습이다. 금장이 드라마틱한 전신 거울, 플라워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소파, 빈티지 장식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손때 묻은 가죽 가방과 모자, 프린트가 화려한 스카프 등 마치 파리의 호젓한 골목길에 자리한 빈티지 패션 부티크 같은 분위기다. “분 단위로 쪼개가며 살고 있는 우리지만 집에서만큼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집은 몸을 뉘여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잖아요. 일상과 취향이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공간에서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호흡하며 사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이곳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인생의 새로운 시작 앞에서 거대한 도시가 추구하는 가쁜 호흡을 한 번쯤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지금껏 방치해뒀던 자기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것도, 자신이 집중하는 모든 것에서 한 발짝 물러나 담담하게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 양태인 대표는 누구나 바쁘다며 무심코 지나쳤을 법한 이런 이야기를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에 자신만의 감성과 스타일로 섬세하고 따뜻하게 속삭인다.    


1 눈에 띌 때마다 틈틈이 모아온 빈티지 테이블웨어. 그녀의 다이닝 테이블은 작은 갤러리 같다. 2,4,5 웨딩과 파티는 음식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컨셉트에 따라 어울리는 다양한 케이터링 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때로는 그녀의 공간에서 음식과 식기를 매치하며 스타일링 컨셉트를 상의한다. 3 미색 스메그 냉장고가 주방 가구와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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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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