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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 직접 꾸민 주방 인테리어
싱크대 디자인부터 주방 동선, 서랍의 문고리 하나하나까지 집주인의 취향과 안목으로 완성한 셀프 인테리어 주방. 패션 매거진의 뷰티 에디터였고 현재는 뷰티 컨텐츠 회사인 제이에디션의 대표인 김주은은 지난 3월,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주방을 가족이 모이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포근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마음먹었다. 아늑하지만 개성 있고, 기능성을 겸비한 주방이 기본 컨셉트. 인테리어 잡지와 인터넷을 통해 갖가지 자료를 모아 대략의 시안을 만들었고 몇몇 주방 인테리어 업체를 방문해 상담했다. “제 머릿속에 있는 주방을 시판 제품만으로 오롯이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우선 디자인과 수납이 동시에 만족스러운 싱크대를 찾기가 힘들었고, 이거다 싶으면 크기가 안 맞거나 비쌌죠. 고민 끝에 주방 가구를 맞춤 제작하기로 결정했어요.” 이것이 그녀의 셀프 주방 인테리어의 시작이었다. 주방 가구는 디자인과 수납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제작했다. 먼저 냉장고와 김치냉장고가 나란히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 빌트인 선반을 짰고, 싱크대는 상부장을 과감하게 떼어내 주방에 넉넉한 공간감을 선사했다.
상부장 대신 스트링 선반을 활용
벌집 모양의 독특한 육각형 타일 벽
대신 빌트인 선반과 싱크대에 가능한 한 서랍을 많이 만들어 수납공간을 확보했고, 싱크대의 빈 벽면에는 스트링 선반을 달아 양념과 티웨어 등을 수납했다. 주방 가구를 맞춤 제작하니 싱크대와 싱크대 벽면의 마감재, 서랍의 문고리까지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었다. 싱크대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무난하게 사용하는 화이트 하이글로시로 마감했지만 벽면은 육각형 모양의 수입 타일을 촘촘하게 붙여 세련된 느낌을 부여했다. 문고리는 생각보다 발품을 많이 팔아 선택한 아이템이다. 찾고 찾아 이케아에서 심플한 디자인에 그립감이 좋은 제품을 발견했으며, 이곳에서 다이닝 공간을 위한 조명까지 구입했다. “셀프 주방 인테리어를 하면서 되레 마음을 비우는 법을 배웠어요. 욕심대로 펼친다고 공간이 아름다워지고 기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이상과 현실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자신과 타협하는 것, 이런 마음이 결국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녀는 싱크대와 다이닝 테이블 사이에 서랍이 넉넉한 아일랜드 식탁을 놓았다. 아일랜드 식탁의 상판에는 1구 인덕션을 설치했는데 이곳에서 그녀는 고기를 굽는 등 조리하며 다이닝 테이블에 앉은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상상만으로도 훈훈한 풍경, 그녀가 원했던 포근한 주방은 그녀의 정성과 손길로 이렇게 완성돼 있었다.
(위)깔끔한 매입형 콘센트
뚜껑을 터치하면 플러그가 돌출하는 한샘의 매입형 콘센트를 설치했다. 평소에는 플러그를 매입시켜 싱크대 주변이 깔끔하다.
(아래)인덕션 옆에 설치한 양념용 선반
인덕션 옆에 자주 쓰는 양념을 수납할 수 있는 스트링 선반을 설치했다. 이때 선반과 인덕션이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
(좌)아일랜드 식탁 위에 설치한 1구 인덕션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주말을 위해 아일랜드 식탁에 1구 인덕션을 설치했다. 다이닝 테이블과 마주하고 있어 요리하면서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우)효율적인 수납을 위한 다양한 크기의 서랍
주방 가구에 서랍을 많이 달았다. 서랍 손잡이는 이케아에서 구입. 서랍의 손잡이만 바꿔도 주방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위한 빌트인 가구 제작
14년 된 오래된 주방에 새 옷을 입히다
신혼부부가 함께 꾸민 깨가 쏟아지는 주방. 둘이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최우선으로 14년 된 오래된 주방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4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8월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임대희, 송주은 부부. 둘의 첫 보금자리는 아내 송주은의 광화문 직장과 가까운 중림동의 14년 된 아파트다. 둘 다 금융권에 종사해 잦은 야근 후 가빴던 숨을 고르고 푹 쉴 수 있는 공간을 최우선으로 한 신혼집을 원했고 인테리어 디자인 시공 업체 더블류스페이스와 함께한 대대적인 공사 끝에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그중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공간은 바로 주방. 모던하지만 따뜻한 질감의 나무 상판이 있고 거실과 소통할 수 있는 주방이 아내 송주은의 염원이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의 이런 바람을 위해 건축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두 팔을 걷어붙였다. 더블류스페이스의 조언을 얻어 거실과 마주할 수 있도록 ‘ㄱ’자 형태의 주방을 직접 디자인했다. 그리고 식탁을 들이는 대신 주방 작업대와 식탁을 결합해 좁은 공간을 백배 활용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벽에 붙어 있는 싱크대 자리를 벽에서 떨어진 작업대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주방 가구를 모두 이케아에서 주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설치 당일 주문 제작서를 확인한 이케아 측 시공 담당자에게서 황급한 전화가 왔어요. 이렇게 시공하는 케이스는 처음인 데다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걱정 어린 전화였어요.”
여행 중 부부가 함께 구입한 그릇
(좌)주방 작업대와 연결한 식탁
따로 식탁을 두지 않아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요리를 하면서 식탁에 앉은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우)둘을 위한 카페
하나가 아닌 둘을 위한 컵을 사는 것도 부부의 즐거운 취미. 상부장에 나란히 진열해 홈 카페를 연출했다.
하지만 꼼꼼한 사전 준비 덕에 탈 없이 싱크대를 설치할 수 있었고 부부가 함께 도모한 꿈의 주방이 완성되었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동안 거실에 있는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데다 거실 쪽 창문과 주방의 창문을 동시에 열면 맞바람이 불어 환기가 잘된다는 예상외의 이점도 생겼다. “싱크대, 하부장, 상부장 그리고 주방 가전과 식료품을 보관하는 팬트리의 선반 모두 이케아예요. 공간별 정확한 짜임에 맞춘 가구를 주문할 수 있는 매력이 크죠. 싱크대는 워낙 인기가 높아 미리 사놓고 차 트렁크에 두 달간 꼬박 싣고 다녔어요.” 주방 벽은 아내가 외국 잡지에서 본 시안을 토대로 원하는 타일을 찬찬히 찾던 중 윤현상재에서 발견한 청량한 푸른빛의 타일로 마감했다. 이렇게 둘이 함께 꾸민 공간 곳곳에는 아내가 미국 유학 생활과 해외여행을 통해 모은 주방 용품으로 채웠다. 결혼 후 여행을 떠난 미국 LA에서 발품 팔아 사온 그릇도 있다. “다행히 둘의 관심사가 비슷해요. 관광지와 별도로 유명 리빙숍을 스케줄에 넣고 찾아다녔어요. 둘을 위한 컵, 접시, 볼 등을 사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따로 그릇용 캐리어를 가져가서 돌아올 때는 한아름 채워 왔어요.” 아내에게만 국한된 공간이 아니라 침실이나 욕실과 마찬가지로 남편과 함께 사용하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더욱 의미가 깊어진 주방. 맞벌이 부부로 매일 요리를 하지는 못하지만 커피 한잔, 라면 한 그릇을 먹어도 이토록 공들여 꾸민 주방이기에 모든 것이 꿀맛 같다.
하얀색의 이케아 싱크대
(좌)수납에 용이한 하부장
높이가 낮은 팬과 뚜껑, 높이가 높은 양수 냄비와 전골 냄비 등을 2단에 걸쳐 따로 수납할 수 있다. 서랍 방식으로 열고 닫기도 편하다.(우)보관을 위한 알짜 공간 확보
주방 뒤 작은 방을 없애고 식재료와 부피가 큰 주방 가전을 수납할 수 있는 팬트리 겸 창고로 활용했다.
모두 나무로 제작한 테라스는 자연에 대한 부부의 찬가를 담아낸 공간이다. 컬러풀한 금속 소재의 아웃도어 가구는 AM. PM. 제품. 에드몽 프티 Edmond Petit에서 구입한 나무 벤치는 피에르 프레이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통유리창을 통해 테라스가 한눈에 보이는 거실. 프레임으로 강조한 창가에는 호두나무 벤치를 놓았다. 벤치 시트는 피에르 프레이 Perre Frey의 ‘르 마나슈 Le Manach’로 커버링했으며 그 위에는 데다르 Dedar의 패브릭 쿠션을 올렸다. 공 모양의 반투명 유리 조명이 달린 플로어 조명과 박제 너구리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암체어 ‘아르파Arpa’와 세라믹 소재의 하늘색 사이드 테이블 ‘타임 피스 Time Piece’와 암체어는 모두 세 런던 Se London 제품. 암체어 위에 올려놓은 패브릭 쿠션은 카린 사조 Karin Sajo 제품. 바닥에 깐 러그는 모로소 Moroso 제품.
거실 중앙에 있는 넉넉한 크기의 소파 ‘아르네 Arne’가 공간에 실크 같은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디자인한 것으로 B&B 이탈리아 제품. 소파를 커버링한 패브릭은 사비나 페이 브랙스톤 Sabina Fay Braxton과 크바드랏 Kvadrat 제품. 벽에 달아놓은 두 개의 잎사귀 벽 조명은 빈티지 제품. 가운데에는 파스칼 보비용의 사진 작품 ‘빌 에티레 Ville etiree’를 걸었다. 오른쪽에 둔 두 개의 암체어 ‘셸 Shell’은 한스 베그너가 디자인한 것으로 칼 한센&선 Carl Hansen&Son 제품이며 시트와 등받이는 카린 사조와 사비나 페이 브랙스톤의 패브릭으로 교체했다. 마탄 용이 디자인한 소파 테이블 ‘페블 Pebble’은 치나 Cinna 제품. 테이블 위의 세라믹 작품은 여행지에서 구입한 것이다.
곡선으로 된 벽에는 아르테 Arte의 벽지 ‘헬리오더 스케일 Heliodor Scale’로 마감해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왼쪽 안에 마련한 멀티미디어룸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벽 한 면을 거울로 마감해 공간이 한층 넓어 보인다. 거울 위에 설치한 책장은 상투 Sentou 제품. 파란색 소파 ‘돌로레즈 Do-Lo-Rez’는 론 아라드가 디자인한 것으로 모로소 제품.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코르크 소재의 스툴 ‘코르크 패밀리 Cork Familly’는 비트라 Vitra 제품. 금빛 벽 앞에 놓인 벤치 ‘베르토이아 Bertoia’는 놀 Knoll 제품. 벤치 위에는 여행지에서 구입한 기념품과 제임스 부룩스의 그림들을 세워놓았다. 가죽으로 마감한 ‘드롭 Drop’은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의자로 프리츠 한센 Fritz Hansen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