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구시가지 마라케시 메디나에 자리한 환상적인 모로코 전통 집 리아드. 집주인 부부는 독특한 연금술로 여러 스타일과 시대를 뒤섞어놓았다.
파티오 중앙의 바닥을 파서 만든 수영장이 기분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회반죽으로 마감한 벽과 기둥, 오래된 문이 모던한 암체어와 대비를 이룬다. 온통 황토색 가죽으로 싸인 암체어 ‘엘다 Elda’는 조 콜롬보가 디자인한 것으로 벼룩시장에서 구입. 핸드메이드 양모 러그는 메디나의 시장에서 찾아낸 것.
엠마와 로베르토는 거실 벽을 모로코의 전통적인 석회 미장법인 타데락트로 장식하고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검은색으로 칠했다. 흰색 면으로 맞춤 제작한 소파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갈색 가죽 암체어, 전통 시장에서 구입한 앤티크한 러그로 거실을 꾸몄다.
로베르토는 바 테이블에는 이제는 구하기 힘든 1998년 출시된 아이맥을 놓았다. 그리고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970년대 스툴을 매치했다. 무라노산 유리로 만든 베네치안 거울은 카이로의 옛 궁전에 있던 것으로 이집트로 여행 갔을 때 찾아냈다.
리아드의 중앙에 있는 이 아름다운 진회색 계단은 타데락트 기법으로 만들었다. 계단은 세 개의 층을 연결하며 옥탑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여러 나라의 전통과 19세기, 1960~70년대 등 다양한 시대가 자유롭게 뒤섞여 있다. 로베르토 카치올리 Roberto Caciolli와 엠마 로칠리체 Emma Rochlitzer는 18세기에 형성된 이 오래된 동네를 방문했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를 만났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방문했던 이 나라에 부부의 감성을 담은 편안한 집을 갖고 싶었다. “여기는 분위기가 특별해요. 사람들이 너무나 사려 깊고 매혹적인 문화를 갖고 있죠. 음식도 독특하고요. 우리는 정말 이곳만의 매력에 사로잡혔습니다.” 엠마가 설명한다.
피렌체 출신의 사업가인 로베르토는 도전을 좋아한다. 그는 부인인 엠마와 함께 중정을 중심으로 지어진 모로코의 전통 가옥인 리아드 Riad를 멋진 공간으로 만들었다. 원래의 독특한 매력을 더욱 잘 살려내면서 말이다. 이탈리아와 런던, 마라케시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자유로이 생활하는 부부는 이곳의 장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 집을 완성했다. 건물의 기본 구조와 원래의 문, 모로코 사막 도시 와르자자트 Quarzazate산 돌로 만든 바닥, 모로코의 전통적인 석회 미장법인 타데락트 Tadelakt 기법으로 마감한 벽을 되살려내 이 건물의 진정성을 보존했다. 집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새로 만든 계단이다. 어두운 광택이 도는 계단은 세 개의 층을 이어주며 전체 분위기를 잡아준다. “여기를 개조하면서 강렬한 다양한 요소를 섞고 싶었어요. 그래서 파리의 벼룩시장과 마라케시의 벼룩시장 밥 락미스 Bob Lakmis, 런던과 밀라노의 앤티크숍과 카이로의 전통 시장을 다니면서 1960~70년대 빈티지 디자인 가구와 샹들리에,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무라노산 유리 거울, 아프리카의 옛날 조각품과 사진 등을 구입했어요.” 중정 한가운데에 만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테라스에서는 일광욕을 즐기며 점심 식사를 하는 아름다운 삶이 흘러간다. 그리고 온통 황토색인 이 도시에 밤이 찾아오면 엠마와 로베르토는 아이들을 데리고 메디나의 활기찬 골목을 가로질러 예전 프랑스인이 살던 지역인 겔리즈 Gueliz의 트렌디한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는다. 자신들이 지은 천국의 벽을 넘어 세계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다.
2층에 마련한 부부의 공간은 회색과 짙은 빨간색으로 꾸몄다. 욕실에는 타데락트로 마감한 둥글고 큰 욕조를 만들었고, 이 지역의 장인이 만든 세면대를 달았다. 1930년에 만든 무라노 유리 거울과 20세기 초에 제작된 샹들리에가 바로크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은색 장식이 달린 바구니는 메디나의 시장에서 찾아낸 것이다.
부부 침실. 침대 뒤에는 채광창을 낸 회반죽 벽을 만들었는데, 바로 뒤에 있는 드레스룸을 가리기 위해서다. 침대는 붉은색 벨벳으로 감쌌고 흰색 퍼로 된 침대 커버와 쿠션은 맞춤 제작했다. 침대 양옆에 둔 1970년대 빈티지 조명들은 런던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