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notes in Notting Hill

Blue notes in Notting Hill

Blue notes in Notting Hill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타일이 시크한 웨스트 런던에서 만났다. 실내 건축가 미켈라는 집을 통해 예술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실에서 아들 디미트리와 두 딸, 외제니아와 테오도라와 함께 있는 미켈라. 카나페는 리빙 디바니 Living Divani 제품. 빈티지 영화 프로젝터는 스토어디트 라이팅 Storedith Lighting에서 구입. 그림은 조나단 헉슬리 Jonathan Huxley 작품. 다리가세 개인 플로어 조명 갓은 인조 얼룩말 가죽으로 만들었다.

  터쿠아즈 블루로 칠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 미켈라 임페리알리 클레모스 Michela Imperiali Klemos의 집은 마치 그리스의 섬을 보는 듯하다. “컬러는 늘 제 마음을 사로잡아요. 그래서 집 안 곳곳에 여러 가지 컬러를 사용했어요.” 그녀는 컬러 선택에 있어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 겨자색부터 무연탄색, 라임 그린, 구리색까지 그녀는 컬러 팔레트를 맘껏 즐긴다. 블랙 앤 화이트로 꾸민 부엌은 트렌디한 이탈리아 비스트로 같다. 소파와 푸프도 온통 컬러를 입어 잠시 앉아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뿌리를 둔 미켈라는 10여 년 전 런던에 정착했다. “노팅힐은 아티스트들이 살던 동네였어요. 너무 도시적이지 않고 시골 느낌이 강했죠”라고 설명한다. 이 집은 1960년대 팝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화가 폴린 보티 Pauline Boty가 살던 곳이었다. 로마와 나폴리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고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실내 건축가 된 미켈라는 이 사실에 마음이 흔들려 이 집을 선택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둥근 형태를 좋아해요. 둥근 형태는 즐거운 분위기를 보다 쉽게 만들어내죠”라고 미켈라가 웃으며 말한다. 이런 즐거운 기운은 아트 갤러리 같은 집 안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이 집에는 현관부터 커다란 평면 작품이 걸려 있다. 광택이 나는 회색 벽과 포르투갈산 무연탄색돌로 마감한 바닥이 작품을 돋보이게 만든다. 집을 전체적으로 손봐야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성을 담아 성공적으로 리디자인했다. 이 집은 원래 어둡고 기울어져 있는 데다 좁아 보였는데, 그녀는 공간을 낱낱이 해부해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재편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층을 증축해 부부 침실을 만들고 원래 지하 층에 있던 정원을 한 층 올려서 1층에서 좀 더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두침침했던 집이 레노베이션을 거쳐 밝고 즐거운 기운을 내뿜는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더불어 노팅힐의 분위기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한 층 아래 있는 정원으로 갈 수 있는 현관. 계단 폭을 좁혀서 정원으로 가는 공간을 얻었다. 벽에는 장미색이 감도는 회색의 패로&볼 Farrow&Ball ‘엘리펀츠 브레스 Elephant’s Breath’를 칠했다. 왼쪽에는 브라질 아티스트 비크 무니스 Vic Muniz가 그린 초상화가 걸려 있다. 

 

 


거울을 길게 잘라 이어 붙인 문은 부엌과 다이닝룸을 나눈다. 105조각의 앤티크 거울을 붙여 완성한 이 문은 정원의 나무들을 반사시키면서 공간을 더 넓어 보이게 한다. 비스트로 쪽은 보 윈도 Bow Window 형태를 적용했다. 둥근 테이블과 벤치, 푸프는 주문 제작. 펜던트 조명은 해비태트 Habitat 제품.




빛이 잘 들어 환한 거실은 큰 테이블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흰색 래커를 칠한 낮고 큰 테이블은 미켈라가 디자인했다. 앤티크 체스터필드 소파는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rs Guild의 벨벳으로 다시 커버링했다. 사이잘로 짠 태피스트리는 멜라우 Mellau에서 주문 제작. 이탈리아 샹들리에 ‘우골리노 Ugolino’는 아비탈리아 Abitalia 제품.

 

 


벨벳으로 감싼 XXL 크기의 헤드보드가 있는 아늑한 침실. 벨벳은 앤드류 마틴 Andrew Martin 제품. 침대에는 여러 개의 쿠션을 올려놓았다. 맨 앞에 있는 스트라이프 쿠션은 라피아 소재로 브라이언 예이츠 Brian Yates 제품. 광택이 도는 밤색 벽지는 디자이너스 길드 제품. 벽 조명은 지엘드 Jielde 제품으로 메이드 인 디자인 Made in Design에서 구입.




아이들 침실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다양한 여자 얼굴들이 그려진 피에로 포르나세티 Piero Fornasetti의 벽지를 붙였다. 바닥에는 두 가지 컬러를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칠했다. 구석에 아틀리에 프로젝터를 놓고 조명으로 사용한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베네딕트 오세 드뤼몽 Benedicte Ausset-Drum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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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물이 사는 작은 빌라

초록 식물이 사는 작은 빌라

초록 식물이 사는 작은 빌라
초록 식물과 함께 광합성을 하며 사는 가드너 허성하의 집.


1 스킨답서스, 푸미라, 립살리스 등을 행잉해 장식한 침실 밖으로는 작은 화단이 있다. 

 

누군가의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어느 시점에 놓여 있는지도 보인다. 신사동에서 가드닝&플라워숍 폭스더그린 Fox the Green을 운영하는 허성하의 새집은 공간 디자이너에서 가드너로 변신한 후 달라진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했다고 보아도 좋다. 이사 전과 후, 그녀의 집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으니까. 기존에 살던 이태원 빌라는 싱글들이 꿈꾸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가진 곳이었다면, 새로 이사한 해방촌 언덕배기 집은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쾌적하다. 

18평 남짓한 작은 빌라에는 생활에 꼭 필요한 가구만을 두어 휑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심플하게 살고 싶어 물건 다이어트를 감행한 결과다. 대신 그 허전함을 초록빛 식물로 채웠다. 집이 작기 때문에 크고 화려한 화분 대신 작은 사이즈의 화분과 유리병에서 키울 수 있는 수경 식물들로 공간을 장식한 소박한 아이디어가 있는 집이다. 컴퓨터가 있는 작업 공간으로 만든 거실에는 커다란 창문이 있는데, 그 주변을 공기 정화 식물들로 꾸몄다. “미세먼지가 많아 창문을 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해주는 식물인 오션, 디시디아, 립살리스, 펜덴스 등을 천장에 매달아 장식했고 책상 한가운데에는 스파티필름, 파키라, 아악무 등 여러 개의 화분으로 작은 정원을 만들었어요.”

 


2 옥상에서 정원을 가꾸고 있는 폭스더그린 대표 허성하. 3 소담스럽게 핀 레위시아. 4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블루베리.

 

침실과 이웃해 있는 베란다에는 사계절 내내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을 계단식 화분대에 배치했다. “북향이라 직사광선이 들지 않아 식물들이 잘 자라죠. 초록빛만 있다 보니 재미없어서 다육식물 사이사이 올망졸망 꽃을 피우는 아메리칸 블루와 레위시아를 심어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선반에는 화분에서 옮겨 심다 떨어진 이파리들을 작은 유리병에 담아 그룹 지어 배치하니 보기만 해도 시원한 공간이 연출됐다. 

빌라 꼭대기 층에 살고 있는 터라 옥상을 사용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수확도 있었다. 남산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뷰를 가진 옥상에는 정원을 만들었다. “온갖 장미들이 한바탕 꽃을 피우고 난 후라 지금은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아요. 지금은 라벤더, 풍선초, 블루베리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가 영근 모습을 볼 수 있죠. 해가 넘어갈 무렵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치맥을 하거나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해요.”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는 집이지만 24시간 집을 지키고 있는 반려묘 금이와 냥이에게 유일한 산책 코스이기 때문에 이 옥상은 이들 가족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곳이다. 




5 관리를 게을리해도 쑥쑥 잘 자라는 다육식물들로 꾸민 싱그러운 공간. 6 침대 옆에 자리한 책장 안에도 수경 식물들을 군데군데 배치했다. 7 거실 창문 앞을 장식한 식물들. 8 최병훈 작가의 도자 오브제 주변으로 수경 식물들을 놓아 청량감을 배가시켰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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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블랙 인테리어의 아파트

시원한 블랙 인테리어의 아파트

시원한 블랙 인테리어의 아파트
독특한 바닥재 시공으로 이색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한 부부의 집을 찾았다. 비워내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이 집은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선사하는 진정한 여름 집이다.


1 플로스의 타토우 Tatou 조명과 거스 Gus 소파, 미니폼스 의자를 둔 거실.

  매거진 <마리끌레르>의 피처 에디터 유선애의 집은 본능적으로 시원한 것을 찾게 되는 계절, 여름에 꼭 어울린다. 결혼한 지 4년 차인 그녀는 전에 살던 신혼집에서 조금 더 넓은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바닥재를 블랙 컬러로 리폼한 것. 곳곳이 흉하게 벗겨서 있어 바닥재를 교체해야 했는데 전부 들어내고 새로 시공을 하기에는 부담스럽던 차에 몇 년 전 여행했을 때 인상 깊게 본 어느 호텔의 검은색 바닥재가 떠올랐다. “남편과 방콕에 놀러 갔을 때 메트로폴리탄 호텔의 바닥을 보고 둘 다 마음에 들어했어요. 무광의 검은색 바닥이었는데 이미지가 강렬했죠. 그 바닥재가 생각나서 검은색으로 칠해볼까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많은 검색을 하다가 마루 컬러 리폼 업체인 블루시티라는 곳을 알게 됐고 블랙 컬러와 코팅제를 입혀 바닥재를 리폼했다. 은은하게 광이 감돌아 마치 물 위에 비친 듯한 반사 효과 때문에 집이 한층 더 시원해 보였고, 보통 어두운 바닥재는 공간이 좁아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반사 재질의 바닥재로 오히려 공간이 넓어 보였다. 기존 바닥재의 무늬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보존돼 상업 공간 같은 이질적인 느낌도 덜하다. 여기에 거실에 단출하게 둔 소파와 조명, 오디오 등의 컬러도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색이라 공간 전체에 통일감이 느껴진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힘의 강약 조절에 있다. 거스 소파와 플로스 조명,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구인 미니폼스 Miniforms 의자 등 몇 가지 디자인 아이템으로 공간에 힘을 주었고, 이케아에서 구입한 원단을 창가에 고정해서 만든 커튼과 옹기종기 모아둔 식물이 자연스러웠다. 빛이 화사하게 부서지는 거실 창가에 연출한 겐차야자나무와 아가베 아테누아타, 행잉 식물은 유독 싱그러워 보였다. 좀처럼 컬러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 집에서 녹색 컬러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2 여행지에서 사모은 갖가지 향과 방향제들. 3 화원에서 구입한 다양한 식물 컬렉션. 최근에 행잉 식물도 걸어 풍성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4 곶자왈을 촬영한 안웅철 작가의 사진 작품.

 

식물을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은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벽에 걸지 않고 바닥에 기대어 둔 사진 작품도 모두 자연 풍경이었다. “액자를 벽에 거는 것보다 바닥에 두는 것이 좋더라고요. 동선에 방해되는 것도 아니었고 벽에 못질을 하지 않아도 되고요. 곶자왈을 촬영한 안웅철 작가의 사진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데 결혼 선물로 선배가 액자를 선물해 더욱 특별하죠.” 침실 한 켠에도 알로카시아가 자리 잡았다. 특이하게 창가 쪽으로 머리맡을 둔 침대와 붙박이장, 조명만을 둔 공간이다. 헤드가 없는 침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머리를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여러 개의 쿠션을 멋스럽게 쌓아두었다. 흰색 침구와 옷장이 놓인 하얀 방에서 녹색 식물과 컬러풀한 쿠션이 한층 더 생기발랄해 보였다. “직업의 특성상 늘 새로운 곳에 가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일이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나 혼자만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그때부터 집에 식물도 두고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사는 이의 감성과 생각이 반영된 집은 디자인 가구로 잔뜩 포장한 집이 아니기에 방문자에게 가슴으로 와닿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어머니가 직접 만드셨다며 내준 붉은 오미자차는 정말 달고 시원했다.

 

 


5 어머니가 직접 만드신 오미자차. 6 종종 홍대 앞에서 구입하는 꽃을 유리병에 꽂아두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한 꽃이 많아 자주 애용한다. 7 컬러풀한 쿠션을 여러 개 쌓아 침대 헤드처럼 연출한 침실 8 커다란 떡갈고무나무가 보이는 침실 입구.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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