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독특한 베란다 공간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꾸민 에잇컬러스 정윤재 대표의 집. 그녀가 좋아하는 모던한 가구가 어우러진 이 집은 무채색이지만 다채롭다.
1 심플한 라인의 가구와 무채색 아이템으로 모던하게 꾸민 거실. 2 녹색 식물과 블랙 컬러의 가구가 잘 어울리는 거실 코너. 3 클래식한 의자를 둔 담백한 분위기의 부부 침실.
방배동에 위치한 리빙 편집숍 ‘에잇컬러스 8 Colors’를 운영하고 있는 정윤재 대표의 집을 찾았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그녀의 집 사진은 감각적인 쇼룸을 보는 것처럼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정윤재 대표는 얼마 전부터 스타일에잇이란 이름으로 인테리어 스타일링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숍을 오픈하기 전 오랜 시간 한샘에서 다져온 스타일링 감각은 그녀의 집에서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이 집을 보고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 독특한 베란다예요. 경사진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널찍한 베란다와 다용도실 공간이 특이했죠. 원래는 사무실로 쓸 공간으로 염두에 두었는데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어요.” 빌라 안에서도 유일하게 넓은 베란다가 있는 층으로 이사하게 된 정윤재 대표는 이 공간을 두 딸인 세린이와 세미를 위해 꾸몄다. 넓은 방과 바로 이어지는 베란다 공간은 아이들의 온전한 놀이터가 됐다. “이사 전에는 자매가 다른 방을 썼어요. 그랬더니 노는 공간도 애매하고 같이 어울려 놀기에도 좋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방을 함께 쓰게 했죠. 침대와 책상은 따로 사용하고 베란다 공간에서는 같이 놀 수 있도록요.” 이케아 키즈 가구로 꾸민 아이들 방은 실용적이고 보드라운 감성이 느껴졌다. 사치스러운 가구나 장식보다는 아이들이 실용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고 부담 없이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과 가구로 채운 방이다. 슬레이트 지붕이 있는 베란다 공간에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와 그림을 그리고 책을 볼 수 있는 긴 테이블을 두었고 병아리 때부터 함께 살고 있는 닭 ‘삐약이’와 식물도 키우고 있다. 방에서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놀이터다.
4 TV가 놓이는 자리에 TV 대신 배치한 디스플레이 선반 가구가 오픈 수납 기능을 한다. 5 깔끔한 흰색 타일로 마감한 욕실. 6 방과 이어지는 베란다 공간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꾸몄다. 슬레이트 지붕이라 여름에는 덥지만 아이들에겐 최적의 놀이 공간이다. 7 이케아 키즈 가구로 꾸민 아이들 방은 두 자매가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8 에잇컬러스 정윤재 대표의 두 딸 세린이와 세미.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아이들 방과 대조적으로 거실과 주방은 정윤재 대표의 취향이 듬뿍 묻어난다. 인더스트리얼풍의 모던한 가구와 무채색을 좋아하는 그녀는 에잇컬러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구와 소품 등으로 거실과 주방을 꾸몄다. “이사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건 TV를 없앴다는 거예요. 아이들을 위한 결정이었는데, 막상 TV가 놓이는 자리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서재형 거실처럼 전형적인 스타일은 아니었음 했거든요. 대신 선반이 있는 가구를 두어 디스플레이 장처럼 연출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TV가 놓였을 자리에는 선반 가구를 두어 소품과 책으로 장식했고 소파가 놓인 벽에도 스트링 선반을 달아 데커레이션을 했다. 이 집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거실 쪽 채광이 좋지 않다는 것. 베란다 공간에 마음을 빼앗겨 미처 채광을 신경 쓰지 못했다고 고백한 정윤재 대표는 거실 블라인드를 블랙 컬러로 선택해 무채색의 거실을 완성했다. “빛이 드는 시간이 짧아서 오전에는 블라인드를 열어서 빛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게 하고 오후가 되면 옆의 건물도 가릴 겸 블라인드를 내려요. 대신 각도를 조절해 은은하게 햇살이 들어올 수 있도록요. 거실 가구와 오히려 분위기가 잘 어울려서 다행이에요.” 에잇컬러스의 제품들이 몇 가지 스타일의 믹스매치를 보여주듯 정윤재 대표의 집도 그러했다. 주방에는 오래된 빈티지 가구가 놓여 있고 부부 침실에도 클래식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하지만 그 무엇도 자신의 존재감을 독보적으로 알리기보다는 주변 가구나 소품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언뜻 보면 하나의 스타일로 완성한 집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지금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나 디자인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품을 들여오고 스타일링을 하면서 ‘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거구나!’ 하고 깨달았죠. 그러다 보니 집에도 숍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많이 두게 되었고 프로젝트를 할 때도 자주 사용하게 돼요. 제 취향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모두 담긴 집이지요.” 주말도 없이 바쁘게 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정윤재 대표는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이라는 공간을 엄마의 마음과 스타일리스트의 감각으로 꾸몄다.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에잇컬러스의 개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다. 여덟 가지 색깔처럼 많은 고민과 스타일이 어우러진 이곳은 아이들이 커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집이 될 것이다.
주방도 무채색으로 꾸몄지만 조명과 의자를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선택해 차갑지 않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etc.
무채색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아이템 추천.
세이바 옷걸이 원하는 방향으로 펼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탠딩 옷걸이는 리빙디자인 제품으로 인엔.
AJ 월 조명 벽에 고정할 수 있는 브래킷 형태의 조명은 에잇컬러스.
카이저 이델 테이블 조명 편안한 곡선 형태의 테이블 조명은 카이저 이델 제품.
카쉬 카쉬 플라스틱 뚜껑을 덮어서 장식할 수 있는 디퓨저는 카르텔 프래그런스.
스텔톤 저그 음료를 차갑거나 따뜻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진공 저그는 이노메싸.
베오플레이 A9 커다란 원형 스피커를 3개의 다리로 지지할 수 있는 A9은 뱅앤올룹슨.
엘레먼트 테이블 비정형 디자인의 테이블을 데살토.
라이즈 체어 심플한 라인이 돋보이는 아웃도어 체어는 에뮤.
벨 사이드 테이블 메탈 상판과 유리 보디가 조화로운 사이드 테이블은 클라시콘 제품으로 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