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벽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이 복잡하지 않도록 했다. 대리석 상판을 얹은 식탁과 식탁 의자 ‘아스톤 Aston’은 미노티 제품. 테이블 위에는 모오이와 이케아에서 구입한 소품을 올려놓았다. 식탁 위에 설치한 펜던트 조명 ‘아토믹 Atomic’은 딜라이트풀 Delightful 제품.
거실에는 요세프 프랑크가 1934년에 디자인하고 스벤스크트 텐 Swenskt Tenn에서 제작한 아이코닉한 소파 릴리에발크가 놓여 있다. 벽은 현대미술 작품과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안케와 존은 거친 매력을 지닌 마감재를 보존해 거실을 꾸몄다. 소파와 풋 스툴 ‘안데르센 Andersen’은 미노티 제품. 테이블 조명은 포스카리니 Foscarini 제품. 플로어 조명은 딜라이트풀 제품. 작은 원형 테이블 ‘벨라지오’는 미노티 제품.
침대 ‘안데르센’은 미노티 제품. 침대 옆쪽 벽에 달아놓은 조명은 아르떼미데 Artemide 제품. 시계와 액자 등을 올려놓은 나무 사이드 테이블은 아가페 Agape 제품.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거실은 뉴트럴한 톤으로 편안하게 연출했다. 그리고 로돌프 도르도니 Rodolf Dordoni가 디자인 디렉터로 참여하는 미노티 가구로 채웠다. 흰색 소파 ‘안데르센’, 러그 ‘디벳츠 Dibbets’, 작은 테이블 ‘벨라지오 Bellagio’는 모두 미노티 제품.
남편인 존 서머힐은 영국인이고 아내인 안케는 네덜란드인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가슴은 이탈리아 디자인에 반응한다. 특히 이탈리아 디자인을 갱생시킨 미노티 Minotti에 애정이 깊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설립된 가구 브랜드 미노티는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의 가구를 선보인다. 지금은 로베르토와 레나토 미노티가 전 세계 50개국 이상의 나라에 가구를 수출하고 있다. 존은 2009년부터 영국 미노티 대표로 일하고 있고 안케는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다. 그들은 런던과 바르셀로나를 오가며 생활하는데, 이곳 바르셀로나 집에는 2005년 딸 니엔케와 함께 자리 잡았다. 120㎡ 규모의 아름다운 집은 바르셀로나 중세의 중심지였던 바리 고틱의 매력적인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부부는 원래 많은 집이 모여 있는 주거 지역에 살았는데,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이곳에 즐겨 온다고 했다. “이 동네의 생생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구불구불한 길에는 바와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는데다 바르셀로네타 Baroceloneta 해변까지 5분밖에 안 걸리거든요.” 안케가 말했다. 이 활기찬 동네를 가로지르면 곧 평온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돌로 지은 아름다운 집과 크고 어두운 나무 문, 햇빛으로 물든 공간이 시내의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공사하기 전 이 집은 지금의 모습과는 아주 달랐다. “좁고 어두운 방들이 이어지고 방에는 천장을 덧대어 층고가 매우 낮았어요. 그렇지만 이 집이 가진 가능성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죠. 집 앞에는 넓은 산트 미구엘 Sant Miguel 광장이 있었거든요.” 그녀가 덧붙이며 이야기했다. “여러 방으로 나뉜 구조를 깨기 위해 건축가 친구 후안 안토니오 고메즈와 함께 공간을 다시 설계했어요. 자연광이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넓은 거실과 이어지도록 부엌을 디자인했죠.” 안케는 유기적인 동선을 만들기 위해 미닫이문도 직접 디자인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집안 출신인 그녀는 특히 조명에 관심이 많다. 이 집에도 곳곳에 아름다운 금빛 조명을 설치했는데, 그녀의 출신인 북유럽의 인테리어를 연상시킨다. 레노베이션의 키워드인 금색과 흰색, 원목이 실내에 신선함과 고요함 그리고 따뜻한 이미지를 불어넣는다. 부부가 레노베이션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절제’다. “레노베이션에 사용된 소재와 컬러를 제한하고 들보나 벽돌벽 등 공사를 하면서 발견한 자재들을 보존했죠.” 안케가 설명했다. 그녀는 무엇보다 살기 편안 안식처를 꿈꿨고, 집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차분하고 따뜻한 색상과 소재가 어우러져 마치 엄마의 품속 같은 아늑한 느낌으로 구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