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the 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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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와 장 밥티스트 부부는 오스만 시대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비틀어 활기 넘치는 모던한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너무 넓어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이 아파트는 다섯 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기에 적합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진한 파란색 페인트를 벽에 칠해 생기를 더한 현관. 대형 사진 작품은 베를린에 있는 갤러리에서 구입했다. 벽 앞에 놓은 의자는 왼쪽에서부터 CFOC의 티크 의자 ‘리 Li’, AM.PM.의 떡갈나무 의자 ‘브리 Bree’, AM.PM.의 자작나무 의자 ‘솔라니 Solani’다. 검은색 메탈과 황동으로 만든 조명 ‘롱비크 Rhombique’는 셰오마 Chehoma 제품.

  오스만 시대에 지어진 이 넓은 아파트는 파리 몽소 Monceau 공원에서 매우 가까운 시골같이 조용한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 모던한 느낌이 더해지긴 했지만 이 집의 모든 요소는 여전히 클래식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다. 이곳에는 놀랍게도 일곱 명의 대가족이 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추파와 인터넷 사업을 하는 장 밥티스트 부부, 딸 넷과 아들 하나가 함께 지내고 있다. “예전에도 큰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전에 살던 집보다 두 배나 넓어요. 큰 공간감에 적응해야 했죠.” 추파가 설명한다. 천장이 너무 높아서 공간이 텅 빈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가 더 어려웠다. “집 안이 너무 넓어서 아이들이 길을 잃어버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집이 아늑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추파는 아이들의 바람을 받아들여 아파트의 기본 구조를 수정하지 않고 분위기만 바꿔서 일곱 명의 가족이 살기에 좋은 집으로 만들었다. 모던한 요소와 생동감 넘치는 컬러, 다양한 소재 등을 입혀 즐거운 생활 공간으로 바꾸었다. 현관에는 진한 블루 컬러를 칠하고 벽에는 커다란 사진 작품을 걸었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단번에 깨뜨리는 이 유쾌한 작품은 큰딸 아델라이드와 떠난 베를린 여행을 갔다가 구입해온 것이다. 이 사진 하나만으로 이 가족의 삶의 방식과 쿨한 면을 잘 엿볼 수 있다. 이 사진은 담황색 벽의 거실까지 밝은 기운을 전한다. 추파는 거실에 무채색을 주로 사용해 분위기를 더 가라앉혔다. 그녀는 또한 넓은 공간의 크기에 적합한 실용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기도 했다. “현관에 딱 맞는 크기의 제품을 찾을 수가 없어서 전부터 사용하던 양탄자 ‘팜 Palm’을 깔아놓았어요. 디모레 스튜디오 Dimore Studio가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를 위해 디자인한 패브릭이죠. 제가 좋아하는 패브릭이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물건들은 이사 다닐 때마다 버리지 않고 늘 가지고 가는데, 각 물건마다 나름의 이야기를 갖고 있답니다.” 감각이 좋은 추파는 원래 사용하던 커튼의 윗부분에 밴드를 더해 이 집의 천고에 맞게 길이를 늘렸다. “그 커튼과 헤어지기 싫었거든요!” 그녀가 덧붙여 말했다. 동양적인 마감 기법인 옻칠을 입힌 테이블과 블랙&화이트의 베르베르족 태피스트리, 열대식물 패턴의 커튼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클래식과 모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은 그녀는 얌전한 라인과 클래식한 몰딩에 변화를 주어 세련되고 편안하며 이국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이런 멋진 집에서 사는 그녀가 생각하는 ‘드림 하우스’를 물었다. “헤밍웨이가 살았던 쿠바 집이요!”    

그 자체가 하나의 공간인 현관. 추파는 디모레 스튜디오가 피에르 프레이를 위해 디자인한 태피스트리를 러그로 만들어 현관 바닥에 깔았다. 벨벳 소파는 플뢰 Fleux 제품. 별 패턴의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단색 쿠션은 카라반 Caravane 제품. 패턴이 그려진 쿠션은 멤 레 오브제 옹 윈 비 Meme les Objetsont un Vie 제품이다. 장미색 원형 테이블 ‘오프 더 문 Off the Moon’은 토마 아리엘 Thomas Ariel이 디자인한 것으로 메종 다다 Maison Dada에서 구입. 조명은 오리지널 BTC 제품. 마크 앨버트 Mark Albert의 세라믹 잔은 앙프렝트 Empreintes에서 구입했다. 낮은 테이블은 플뢰 제품. 창가에 있는 암체어 ‘비틀 Beetle’은 구비 제품.

 

 

 


리넨 커튼 ‘푀이아주 Feuillages’는 카라반 제품.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회색 소파는 보컨셉 BoConcept. 소파 위에는 벨벳과 리넨 소재의 쿠션을 올려놓았다. 쿠션은 모두 카라반 제품. 바닥에는 여러 개의 러그를 겹쳐놓았다. 모로코산 양탄자는 벤 우아랭 Ben Ouarain 제품. 체스판 무늬의 양모 태피스트리는 베르베르족이 만든 것으로 르 누벨 아틀라 Le Novel Atlas에서 판매.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낮은 메탈 테이블 위에는 마크 앨버트가 디자인한 리미티드 에디션 컬렉션인 세라믹 잔과 꽃병이 놓여 있다. 앙프렝트에서 구입한 것. 소파 옆에 놓은 테이블은 CFOC 제품. 그 위에 있는 대리석 조명은 질 카피에 Gilles Caffier에서 디자인한 것으로 CFOC 제품. 패턴이 그려진 작은 볼은 세락스 Serax 제품으로 플뢰에서 구입.

 

 

 


추파는 폴라 패리시 Paula Parrish가 촬영한 이 사진 작품을 아트 리슐리외 Art Richelieu에서 발견했다. 콘솔 위에는 올케가 준 검은색 조명과 CFOC에서 구입한 조명을 올려놓았다. 도자 닭 오브제는 남편 장 밥티스트가 구입한 것. 세라믹과 고무로 만든 물잔 ‘실버 센티멘티 Silver Sentimenti’는 앙프렝트 제품. 티크 의자 리는 CFOC 제품. 테이블 위의 핸드 페인트한 그릇은 그녀의 올케 마리 다아주가 제작했다. 검은색 세라믹 접시 ‘자르댕 드 마글론 Jardin de Maguelone’은 자르 Jars 제품.

 

 

 


커튼과 쿠션이 경쟁하듯 아늑함을 부여하는 침실. 추파는 이 방에 원래 있던 나무 몰딩을 칠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침대 옆에 있는 나무와 종려나무 줄기로 만든 조명은 록 더 카스바 Rock the Kasbah에서 구입. 면 쿠션 ‘먼로 Monroe’는 폴&조 Paul&Joe가 디자인한 컬렉션으로 마두라 Madura 제품. 워싱 처리한 벨벳 소재의 침대 커버와 커튼은 카라반 제품. 면 베일을 감싼 펜던트 조명 ‘교토 Kyoto’는 파리 오 무아두 Paris au Moiod’Aout 제품. 침대 위에 걸어놓은 사진은 디디에 들마의 사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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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
writer 카린 케이방 Carine Keyvan · 이자벨 스왕 Isabelle S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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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고 평화롭게

사랑스럽고 평화롭게

사랑스럽고 평화롭게
캐릭터와 파스텔 컬러를 좋아하는 부부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누구라도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마법 같은 힘이 느껴진다.


1 민트색 스메그 냉장고를 둔 각이 진 구조의 작은 주방. 큰 냉장고를 원치 않았던 부부에게 스메그 냉장고는 디자인과 실용적인 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2 컬러 조합이 산뜻한 주방 코너. 부부의 키덜트적인 취향을 엿볼 수 있다. 3 거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플러스마이너스제로의 히터.

 


결혼한 지 3년이 됐고 이제 아기를 가진 한선희 씨의 집은 보드라움 그 자체다. 망원동에 위치한 빌라를 고쳐서 꾸민 부부의 두 번째 집으로 아기자기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곳곳에 놓인 귀여운 피규어 오브제와 인형, 파스텔 컬러의 인테리어 때문인데 여기에는 아내의 취향이 좀 더 많이 반영돼 있다. 각이 진 주방 한 켠에 놓인 민트색 스메그 냉장고에 제일 먼저 눈길이 갔다. “식재료를 냉장고에 쟁여두고 지내고 싶지 않았어요. 필요할 때마다 사서 먹고, 김치 같은 것도 조금씩 친정에서 가져다 먹기 때문에 큰 냉장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죠. 지금은 아기를 가져서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그전까지는 일리 커피 머신으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 마셨어요. 다른 제품에 비해 커피 맛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냉장고와 같은 민트색 일리 커피 머신과 곰돌이 모양의 빙수기, 노란색 전기 주전자가 놓인 주방의 한 코너는 통통 튀는 컬러들의 조합으로 산뜻하다.

주방과 맞닿아 있는 거실에는 TV 대신 오디오를 올려두는 캐비닛과 스트링 선반을 달았다. 캐비닛 위와 선반에도 빈티지 소품과 오브제를 장식해 따뜻한 느낌을 불어넣었다. “집 안에 장식이 많은 편이라 거실에 둘 에어컨을 고를 때 신경을 많이 썼어요. 벽처럼 느껴지는 심플한 디자인을 원했거든요. 에어컨 디자인이 너무 튀면 집 안이 산만해질 것 같아서요. 삼성 무풍 에어컨을 보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는데 있는 듯 없는 듯 튀지 않아서 좋아요.” 누워서 TV 보는 것을 즐기는 부부는 TV를 침실에 두었는데 LG 클래식 TV를 서랍장 위에 올려두어 누워서도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높이를 맞췄다. 침실에도 스트링 선반을 달아서 좋아하는 파스텔 컬러의 소품과 무지의 CD 플레이어도 올려두었다. 방에서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CD를 들을 수 있는 이 제품을 애용한다고. 한선희 씨의 집을 보며 일관된 취향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전 하나를 고를 때도 고민과 정성을 더해 무엇 하나 허투루 둔 것이 없을 만큼 애정을 쏟은 흔적이 역력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사랑스럽고 평화롭게’란 글귀가 이 집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4 거실에는 TV 대신 오디오를 두었다. 오디오는 야마하 TSX-B235 제품으로 나무 소재 캐비닛과 잘 어울린다. 5 침실에 설치한 스트링 선반에는 파스텔 컬러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무지의 벽걸이용 CD 플레이어를 장식했다. 6 심플한 디자인의 에어컨이 놓인 거실의 모습. 에어컨은 가능한 벽처럼 튀지 않는 디자인으로 선택했다. 7 음악을 좋아하는 부부는 거실과 침실 곳곳에 음향 기기를 두었다. 8 침실에 둔 TV. 침대 높이에 맞춰서 서랍장 위에 TV를 올려두어 누워서도 편안하게 TV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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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병주
찬란하고 아름다운 유령의 집

찬란하고 아름다운 유령의 집

찬란하고 아름다운 유령의 집
윌리엄 해넘과 그의 아내 알리가 살고 있는 영국 남부의 저택 딘 코트는 500년 전에 세워진 수도원이다. 혹자는 유령이 살 거라고 믿을 정도의 세월이다. 고풍스런 앤티크 가구로 채워진 옛 수도원은 세월이 만든 편안함과 모더니티를 두루 갖추고 있다.


회갈색 톤의 침실에 있는 긴 의자는 이 영지의 실제 소유주인 윌리엄의 어머니 것이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사색하기 좋은 자리다.

   

입구 홀에 19세기 의자와 조각품이 마치 박물관에서처럼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1725년 조지안 시대 무렵 원래의 수도원에 추가되었다.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 Farrow&Ball의 ‘하드위치 화이트 Hardwich White’.

   

8세기에 수도승들이 낚시를 하기 위해 저수지로 파놓은 호수는 이 영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 중 하나다. 100년 된 나무들이 이곳을 지배하는 고요함, 세상의 소란과는 거리가 먼 정적을 상상하게 만든다.

   


나무 장식 패널로 마감된 이 방은 8세기에 만들어졌다. “중세부터 내려온 이 방은 1930년대 분위기로 꾸민 드로잉룸과 대비를 이룹니다”라고 알리가 설명한다.

  알리 해넘 Ali Hanham은 470년 전부터 딘 코트 Deans Court를 소유해온 남편 윌리엄 William의 해넘 가문 족보를 설명할 때마다 유서 깊은 전통이 어깨를 누르는 무게를 되레 즐긴다.  “수십 개나 되는 근엄한 조상들의 초상화에 둘러싸여 크리스마스 만찬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으스스할 수도 있는데, 저처럼 앤티크 딜러 가문에서 자라면 오래된 것이 익숙하답니다. 사실 최악은 제가 이런 걸 정말 좋아한다는 거죠(웃음).” 잉글랜드 남서부 도싯 Dorset의 작은 도시 윔본 Wimborne에서 가장 오래된 이 저택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확장되었다. 이곳에 사는 가족의 삶은 현대화의 흐름에 적응해 나갔지만 인테리어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응접실의 유리창부터 에이미 숙모의 ‘드로잉룸 Drawing Room’이라 불리는 방에 걸린 곰 박제와 그 위에 매달린 베네치아 샹들리에 그리고 1930년대 스타일을 그대로 간직한 침실까지. 예전에는 50개 정도 되는 침실이 이어졌던 이 집을 한 바퀴 돌면 오래된 테디베어 인형이나 해묵은 벽지 한 필쯤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그걸 바라는 사람도 없다. 알리와 ‘열세 번째 준남작’인 남편 윌리엄이 살기 전에는 해넘 가문의 12세대가 이 영지에서 전통을 이어갔고 그들 모두 이곳을 사랑해서 잘 보살펴왔다. 1648년 미국에서 가져온 두 그루의 나무와 채소밭이 있는 정원은 건물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알리 부부가 저택 입구에 오픈한 100% 유기농 카페에서는 이 채소밭에서 나는 농작물을 사용한다.“시부모님이 1970년에 유기농 채소밭을 만들자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셨어요. 이 채소밭은 ‘소일 어소시에이션 Soil Associaiton’에서 100% 유기농 인증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집에 채소밭을 만들어 가꾸는 것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유기농법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모험이었어요.” 다른 곳에서의 삶을 생각해본 적 없는 알리는 영지 안에 있는 몇 개의 오두막집을 세놓으려고 여름 내내 수리했다. “언젠가 제 초상화도 다이닝룸 벽에 걸리겠지요. 좋은 화가를 찾아야겠어요. 미래에 그 방에서 식사할 손님들을 오싹하게 만들지 않으려면요.”

   


최근 패로&볼의 ‘블레이저 Blazer’ 페인트를 칠한 다이닝룸의 벽에 수십 개나 되는 조상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조상들이 포슬린 식기에 담긴 세련된 차와 스콘을 대접 받은 손님들을 내려다보는 듯하다. “마주 보이는 벽에 걸린 초상화는 네 번째 준남작의 첫 번째 부인이에요”라고 알리가 설명한다.

 

 

 


1868년 이 가족의 문장을 새긴 유리창. 나무 장식널로 마감된 이 방에는 거대한 벽난로가 있는데 집안일을 하는 여자들이 벽난로 위로 올라가 나무판의 먼지를 떨 수 있도록 벽난로의 테두리를 아주 넓게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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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벵상 티베르 Vincent Thi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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