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에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극에 달한 현대인들. 각종 스트레스의 도피처는 결국 ‘집’이라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화두다. 집에서의 휴식을 꿈꾸는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다양한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룸을 꾸미고 있는 추세다. 공간을 통해 일상의 휴식을 조금 특별하게 보내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짓기도 하고 가상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유쾌한 휴식이 그려지는 집. 그 네 가지 단상을 포착했다.
집 안에서의 산책
LG하우스 디자인 센터에서는 2017년 트렌드로 “우울한 시대마다 현실 도피 기제가 나타난다. 올해는 현실의 해독제로 컬러 패턴을 적용한 공간이 부각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그 해답과도 같은 건축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나이젤 피크의 ‘도시 속에서의 산책’은 도시를 기하학적으로 패턴화시킨 일러스트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거실에 밝고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3폭이 세트인 나이젤 피크의 ‘도시 속에서의 산책’ 아트 월과 스페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 디자인을 재탄생시킨 오리아 데르메스 소파, 이퀼블레 데르메스 컬렉션의 책과 신문걸이, 20각형 문진과 팽이, 필립 니그로 디자인 까레 다시즈 스툴, 보야지 엉 이카트 테이블웨어, 나이젤 피크의 패턴을 입은 쿠션과 담요, 포커 카드는 모두 에르메스 라 메종에서 판매.
시간을 입은 주방
소재와 형태, 감성과 이미지를 자연으로부터 가져와 그로부터 충족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주방. 타임머신을 타고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요리를 즐기는 듯한 시간 여행을 즐겨보자.
원목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린 나빌라 키친 아일랜드 식탁과 캐비닛, 행잉 캐비닛, 노드 체어, 강아지 인형과 방석은 모두 까사알렉시스. 티크 원목 도마와 스퀘어 도마는 모두 키엔호.
만화 같은 세상
의도적인 부조화는 감각을 표현하는 한 차원 진보된 방식이다. 보는 순간 웃음이 나는 유쾌함이 깃든 곳이야말로 현실을 잊게 만드는 작은 놀이터다.
카툰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네오팝 스타일의 프린트 ‘You Girls’는 일본의 현대미술 작가 MR.의 작품으로 갤러리 페로탱에서 판매. 물 풍선처럼 동화적인 보치 28 조명, 원목 테이블과 핑크색 형광 의자는 e15 제품으로 모두 디옴니에서 판매. 원목 조명은 디옴니 소장품.
즐거운 눈속임
순수한 초록빛 자연이 유행의 중심에 있지만 즐거운 반전을 주는 자연 모티프의 인테리어 상품도 인기다. 수채화로 그린 듯한 향기로운 커튼 아래 놓인 세라믹 화분들이 어우러져 개성 넘치는 화원을 연출한다.
빈티지한 장미를 그린 원단은 몽시느 제품으로 이헤베뜨. 원목에 크롬 다리가 돋보이는 다렐 콘솔은 까사알렉시스. 입체적인 사물을 평면화해 그림처럼 보이는 세라믹 오브제는 모두 아플라티에서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