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패션이라고 가정하면 공간에 놓이는 가구는 그 패션을 빛내주는 액세서리와 같다. 액세서리의 선정은 패션의 스타일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법. 공간에 표정을 만들고 포인트가 되어준 보석 같은 스타일링으로 작은 북유럽 스타일 연출에 방점을 찍은 이노필의 김계연 대표와 전승찬 팀장을 만났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지난 28여 년간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잡지사에서 인테리어 칼럼도 많이 진행했어요. 2001년에 ㈜이노필건축디자인대표이사가 됐고 주로 주거 공간, 상업 공간, 호텔&리조트,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업체 일해왔어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CJ푸드빌 디자인 총괄 이사로 일하기도 했어요.
더북컴퍼니 사옥의 스타일링 컨셉트는 무엇인가요? ‘Create in Comunal Comfort’로 모든 직원이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컨셉트를 부여했어요. 컬러 컨셉트는 건물 외관의 톤이 회색이었고, 건물 사이사이 창문에 큐브처럼 박혀 있는 우드 색감이 모티프가 되었어요.
커다란 카테고리가 북유럽 스타일이었지만 가구는 스타일과 질감, 디자인만으로도 공간의 표정이 바뀝니다. 가구를 선정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잡지사에 놓이는 가구라는 점을 감안했어요. 너무 밋밋하거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 가구를 선택했고, 각각의 가구들이 조화를 이룰 때의 컬러 조화에 신경 썼어요.
3층 공용 라운지는 더북컴퍼니 사옥의 얼굴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블록처럼 생긴 소파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어떤 컨셉트를 적용했나요? 건축주는 이곳에서 직원들이 일도 하고 미팅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다기능적인 공간이 되길 원했어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구로 공간을 나눴어요. 크게는 테이블 존, 소파 존, 릴랙스 존으로 나뉘는데 라운지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자세를 고려해 가구를 배치했어요. 그럼으로써 공간에 지루함이 없고 보다 유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3층에 놓여 있는 디자인 가구들의 정보가 궁금합니다. 가구와 소품은 대부분 덴마크에서 수입한 것들이에요. 다소 생소한 브랜드도 많은데 이 브랜드들은 북유럽으로 출장을 가서 하나하나 조사해온 것들의 결과물입니다. 웅장한 크기의 ‘푸프’ 소파와 바 의자 ‘퓨즈 카운터 체어’는 모두 보우드 Woud 제품이며가죽 스툴 ‘오토’와 원형 테이블 ‘소라운드’는 모두 벤트 한센 Bent Hansen 제품, 가죽이 트리밍된 ‘쿠스크’ 플로어 램프와 테이블 조명은 쿠스크과 펜던트 조명 ‘로스달라’는 모두 콘스탄트베르크 Konsthantverk 제품입니다.
정해진 예산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냈다고 했는데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이유는 장시간 건축주와 소통했기 때문입니다. 신소희, 이소영 대표님과는 평소 알고 지내온 사이이긴 하지만 함께 일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취향과 스타일을 간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작년에 열린 파리 메종&오브제에서 만나 전시장을 둘러보며 취향을 파악했고, 다양한 시안을 준비해 컨셉트에 대해 논의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북유럽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가구로 공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15층 대표들의 직무실은 디자인을 사랑하는 이의 집을 방문한 듯 따뜻한 기분이 듭니다. 대부분의 회사 CEO의 방이 딱딱하고 사무적인 느낌이에요. 하지만 이곳은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트렌디한 콘텐츠를 다루는 일은 하는 대표님들의 방으로, 기존 CEO들의 방과는 전혀 색다른 디자인을 부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집 같은 컨셉트를 부여했고 덴마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핀 율의 원 컬렉션 One Collection 가구를 메인으로 사용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했어요.
대회의실에는 아주 웅장한 크기의 조명이 달려 있습니다. 회의실의 컨셉트는 무엇인가요? 공간에 강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회의실은 직사각형의 구조이면서 천장이 6m나 되기 때문에 이곳에 힘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무 질감이 있는 테이블은 제작했고 임팩트 있는 조명은 이탈리아의 카텔라니&스미스 Catellani&Smith의 ‘산피에트로’ 램프로 장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