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장식보다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내실을 충실히 다진 집. 어린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지닌 세미클래식 스타일의 아파트를 소개한다.
분당에 있는 244㎡의 아파트. 7살 라희와 부부 세 가족이 사는 이곳은 얼마 전 약간의 구조 변경과 마감재를 바꾸고 새 옷을 입었다. 이사하기 전 이 아파트는 반들반들한 대리석 바닥과 어두운 체리목으로 둘러싸인 10년 된 낡은 집이었다. 이사를 마음먹고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보다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특히 바닥 마감재는 욕심 내서 좋은 것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값비싼 대리석 바닥도, 원목 마루도 사용해봤지만 맨발로 다니면 늘 건조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심하면 발이 갈라질 정도였으니까요. 이사하면 그런 불편함을 없앤 바닥재를 갖겠다고 소망했죠”라며 부부가 입을 모은다. 방을 제외하고 거실 바닥은 이탈리아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마루로 잘 알려진 리스토네 조르다노 치바타 190을 시공했다. 집에는 의도적으로 카펫을 깔지 않았는데 알레르기가 심한 라희 아빠 때문이다. 보다 친환경적인 바닥재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 벽 전체에는 독소가 없는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2주간의 짧은 공사를 하고 이사를 왔지만 이 집에서는 새집에서 나는 냄새가 거의 없을 정도다.
현관에서 들어와 좁다란 복도를 지나면 거실과 맞닿아 있는 다이닝 공간과 부엌을 마주한다. 현관 입구와 부엌 쪽에 있는 답답한 벽을 허문 결과, 탁트인 확장된 구조를 갖게 되었다. 거실과 부엌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들을 재배치했는데 커다란 일자형 소파 대신 리비에라 메종의 켄싱턴 러브 소파 두 개와 에르뽀의 2인용 가죽 소파를 클래식한 디자인의 그랑지 티 테이블 옆에 ‘ㄱ’자형으로 배치했다. 부엌에는 클래식한 멋이 살아 있는 라꼬르뉴의 오븐을 배치해 포인트를 줬다. 밋밋했던 주방은 대리석 벽으로 마감해 세련된 이미지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공사에 들어가기 전 부부는 마감재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얼마전 프리랜서를 선언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지은의 도움을 받아 시공한 것으로 그녀에게 공간 스타일링에 대한 도움도 많이 받았다는 후문.
부부 침실은 편안한 숙면을 위해 침실에 꼭 필요한 침대와 간이 화장대만을 배치했고 아이 방은 보다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기 위해 아이가 직접 고른 컬러 페인트를 선택해 아직 나이가 어린 라희가 자기 방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백이 많은 복도는 작은 갤러리로 그림 작품을 곳곳에 걸었는데, 그림 렌털 업체인 오픈갤러리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한달에 한 번씩 혹은 원하는 시점에 그림을 교체할 수 있고 그림 선택의 폭이 커서 다양한 작품을 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아이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 모던한 요소를 기본으로 세미클래식 스타일을 가미한 이 집은 오브제나 장식품은 많이 없지만 개성 있는 가구 하나하나가 포인트 를 주고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서로에게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가족의 사랑이 더해지기에 보다 따뜻한 공기가 집 안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