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rytale FOREST

Fairytale FOREST

Fairytale FOREST
버려질 운명이었던 자투리 가죽을 상상 이상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시킨 에르메스의 ‘쁘띠 아쉬 Petit H’.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협업해 탄생한 쁘띠 아쉬의 아트피스로 이뤄진 몽환적인 동화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TIME ALONE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숲 속의 작은 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를 위한 멋진 신발과 패션 액세서리 그리고 아름다운 의상이 놓여 있다. 혼자만 즐기고픈 나만의 드레스룸. 크리스티앙 아스트구비에유 Christian Astuguevieille가 디자인한 ‘오크나무와 밤나무 가지 그리고 가죽으로 장식된 드레스룸’은 에르메스의 쁘띠 아쉬 제품.  

A HORSE TO FLY

땅에서 나무까지 껑충 뛰어 올라온 말이 하늘로 도약하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나무에 걸려 있는 말 모양의 행잉 오브제는 프랑스 아티스트 질 존만 Gilles Jonemann이 디자인한 것. 스위스 아티스트 토마스 보그 Thomas Boog 디자인의 ‘가죽으로 만든 캔들 스크린’은 크로커다일과 엘리게이터 가죽 조각을 교대로 이어 붙이고 황동 볼을 군데 군데 달아 제작했다.  

KING OF ANIMALS

숲 속의 제왕 호랑이가 등장했다. 시끌벅적했던 숲은 거친 야수의 본성을 언제든 드러낼 수 있는 호랑이를 숨죽이고 응시한다. 마르졸리진 만더스루트 Marjolijin Mandersloot가 디자인한 호랑이 오브제는 송아지가죽으로 만들었다. 가죽 장인이 189개의 조각을 세공 기법으로 연결했으며 폴리우레탄 폼으로 채워져 있다.  

MORNING SONG

수탉이 목청 높여 울면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아침이 시작된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동물인 닭. 2017년 닭의 해를 기념해 찰스 카이신 Charles Kaisin이 디자인한 ‘수탉 모양 책장’, 네덜란드 스튜디오 로프 Studio Roof가 디자인한 토끼 모양 테이블, 프랑스 아티스트 프레데리크 시오니스 Frederic Sionis와 다비드 페르지에르 David Pergier가 디자인한 크리스털과 실크로 만든 화병, 염소 모양의 코트걸이와 가죽으로 만든 흔들 목마, 기수 오브제 그리고 가죽으로 만든 닥스훈트 상자는 모두 질 존만 디자인으로 쁘띠 아쉬 제품으로 에르메스.  

TELL ME YOUR WISH

숲 속에서 찾은 독특한 모양의 화병에는 꼭 이루고 싶은 새해의 소원을 들어줄 지니가 숨어 있다. 엡솜 가죽의 안쪽 면으로 만든 지그재그 화병. 일본의 시게키 후지시로 Shigeki Fujishiro가 디자인한 화병으로 각각의 조각을 지그재그 스티치 방식으로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탄생시켰다. 엡솜 소재의 화병은 모두 쁘띠 아쉬 제품으로 에르메스.  

TEATIME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서 열린 티타임을 즐기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20세기에서 자동차도 날아왔다. 질 존만 디자인의 ‘자동차 모양의 체인지 트레이’는 20세기 초의 장난감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자동차는 얼룩말 무늬의 송아지가죽과 소가죽, 악어가죽을 마치 퍼즐처럼 연결해 만들었다. 두 조각으로 나누어진 티포트의 문을 열면 찻잔이 들어 있는 독특한 구조의 티포트 세트는 디자이너 토마스 보그의 아이디어로 탄생됐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TAGS
FROM BAUHAUS TO HOME

FROM BAUHAUS TO HOME

FROM BAUHAUS TO HOME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자르 퓌파가 레노베이션한 클래식한 아파트. 그는 바우하우스의 엄격한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시선이 자유롭게 통과하고 기하학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여기에 심플한 블랙 메탈 프레임과 금색이 조화롭게 녹아 있다.  

마주 보고 있는 거울과 노란색 벨벳으로 커버링한 카나페가 거실에 금색을 더한다. 1950년대의 회색 암체어는 생투앙 벼룩시장의 갈르리 글뤼스탱 Galerie Glustin에서 구입했다. 단색의 벨벳 쿠션은 카라반 caravane 제품. 체크 패턴의 담요와 쿠션, 커피포트와 우유 포트는 톰 딕슨 Tom Dixon 디자인으로 홈 오투르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에서 구입. 플로어 조명은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 태피스트리 ‘그린포인트 Greenpoint’는 세르주 르사주 Serge Lesage 제품. 낮은 테이블 ‘아메 Ame’는 카라반 제품.
실내 건축가 세자르 퓌파와 노르웨이 출신의 모델이었던 그레테. 그들 뒤에 있는 그림은 화가이자 조각가인 마르코 마랭이 그레테를 표현한 작품이다.
벽난로 위의 꽃병에 아네모네 한 다발이 꽂혀 있다. 꽃병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아네모네는 뤽 개냐르 Luc Gaignard에서 구입.
그레테와 로랑 부부에게 모든 것은 부엌에서 시작된다. 노르웨이 출신의 그레테는 파리에 관광을 하러 온 적 있으며, 열여섯 살에 에이전시에 발탁돼 모델로 활동했다. 그들이 몽소 공원 근처에 있는 220㎡ 크기의 이 클래식한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이 집의 인테리어는 1970년대 이후로 한번도 바뀌지 않은 상태였다. 로랑은 잡지에서 주방 가구 지매틱 Siematic의 광고를 보고 소리쳤다. “여기 내가 갖고 싶은 부엌이 있어!”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품 같은 주방 가구를 디자인한 사람은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자르 퓌파다. 부부는 이 건축가를 만났고, 컨템포러리 디자인과 1930년대, 50년대 디자인을 좋아하는 그들은 건축가의 단호한 취향에 반했다. 건축가 로버트 밀레 스티븐스가 설계한 빌라 카브루아 드 말레 스티븐스 Villa Cavrois de Mallet-Stevens를 찬양하는 그는 이 건축물이 지닌 모더니즘적 형태와 투명함과 빛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바우하우스의 우아하고 철저한 기능주의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레테와 로랑 부부의 아파트는 세자르와 그의 동료인 에밀리 생통의 지휘 아래 일곱 달 동안 공사를 했다. 건축가는 우선 공간을 말끔히 정돈하고 벽과 현관으로 난 방문을 없앴다. 대신 검은색 메탈 프레임의 무거운 유리문을 디자인했다. 이 유리문은 공간을 나누면서 주방 겸 다이닝룸과 거실로 통하게 해준다. 거실의 넓은 여유로움과 작은 소파의 곡선이 오스망 스타일의 몰딩 아래 있는 메탈 프레임을 한결 부드럽게 만든다. 햇빛이 공간을 가로질러 따스한 부엌은 그레테와 그녀의 딸들인 아홉 살인 치아라와 일곱 살인 사샤, 세 살인 시에나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부엌이 이 집의 중심이에요. 개성 있는 디자인의 조명이 달려 있어 기분이 정말 좋아져요. 부엌에 있으면 아주 넓은 집에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라고 그레테가 말한다. 늘 유용한 아름다움을 원칙으로 하는 건축가 세자르 퓌파는 부부 침실에 유리와 메탈로 된 구조물을 만들고 그 뒤에 욕실을 마련했다. 침대의 헤드보드 역할도 하는 이 모던한 유리 구조물을 통해 욕실에 자연광이 들어온다 . 그는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했겠죠. 그런데 지금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아요.”라며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부엌의 튜브 시리즈. 붙박이장은 패로&볼 Farrow&Ball의 짙은 무연탄 회색 페인트를 칠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흰색 결이 있는 브라질산 검은색 화강암 ‘블랙 웨이브 Black Wave’를 입힌 것. 그 위를 비추는 펜던트 조명 ‘매치 Match’는 비비아 Vibia 제품. 부엌 가구와 가전제품은 지매틱 Siematic 제품.

호두나무로 만든 침대 헤드보드가 검은색 메탈 프레임을 따뜻하게 감싼다. 침대 위의 리넨 침구 세트와 침대보는 카라반 제품.

유리 알코브 안의 욕실. 세면 볼마다 거울을 따로 만들었다. 세면대는 흰색 대리석 느낌이 나는 세라믹으로 제작했고 수전은 돈브라크 Dornbracht 제품. 비누는 라 브뤼케 La Brucket 제품.

다이닝룸에 있는 호두나무 책장은 아랫부분에 식기장 기능을 추가해 맞춤 제작한 것. 검은색 나무 칸을 더해 리듬감을 주었다. 반원 형태의 블랙 테이블 조명 ‘아톨로 Atollo’는 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 디자인으로 올루체 Oluce 제품. 꽃병은 에바 솔로 Eva Solo 제품. 카라페와 유리잔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제품. 테이블 위에 늘어뜨린 관 모양의 조명 ‘매치’는 비비아 제품. 찰스&레이 임스 Charles&Ray Eames가 디자인한 암체어는 비트라 Vitra 제품.

움직이는 블랙. 메탈 프레임의 유리문을 통해 부엌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19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유리문은 파리에 있는 아틀리에 메카니켁스프레스 Mecaniqu’Express의 오렐리오 Aurelio가 제작했다.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은 브라질산 화강암으로 만든 것. 덴마크 바 스툴 ‘K2 하이 K2 High’는 젠센 플러스 Jensen Plus 제품. 접시와 볼은 카라반 제품.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TAGS
가족이 그린 집

가족이 그린 집

가족이 그린 집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구와 소품 배치를 달리해 지루함이 없는 집. 조금은 느리지만 진정 가족들이 원하는 것들로 채우고 있는 아파트를 소개한다.  
엔조 마리의 작품 ‘애플’이 공간에 맞춘 듯 걸려 있다. 360도로 활용 가능한 다네제 밀라노의 이동식 선반에 인테리어 서적을 수납했다.
조지 넬슨의 머쉬멜로우 소파는 처음에는 착석감이 걱정됐지만 지금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구 중 하나일 만큼 애정하는 아이템.
USM 서랍장 위에 바겐펠트 테이블 조명을 놓았다.
메종 인스타클럽 회원이자 프리랜서로 러시아어 통번역을 하고 있는 안영아 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 박지현 씨의 사무실 위치와 무럭무럭 자라는 딸아이를 고려해 지난여름 이사를 결심했다. 집이라는 공간이 휴식뿐만 아니라 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곳 역시 전의 집과 마찬가지로 홈 드레싱을 선택했는데, 새 아파트라 그다지 손볼 곳 없이 깔끔했고 기존의 가구와 소품을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기만 해도 충분히 새로운 스타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침실로 사용할 작은 방의 붙박이장을 철거하고, 주방 싱크대 상판을 집 안의 주조색인 화이트로 마감하는 정도로만 기본 바탕을 다졌어요.” 워낙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안영아, 박지현 씨 부부는 기존의 것을 가지고 이 집에 어울리는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했다. 단, 스트링 시스템으로 서재형 거실을 꾸몄던 이전 집과 달리 소파 두 개를 새로 구입해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시도했고, 집에서 업무를 보는 남편을 위해 큰 방을 아늑한 서재로 꾸몄다.
부부가 간단한 업무를 보는 서재. 화이트 톤의 거실과 달리 브라운 원목과 가죽을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부부가 간단한 업무를 보는 서재. 화이트 톤의 거실과 달리 브라운 원목과 가죽을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집주인 안영아 씨와 반려견 사랑이.
“처음 신혼집을 꾸밀 때는 공간의 크기나 컨셉트 등에 상관없이 가구를 구입했어요. 그런데 소재를 원목으로 통일했는데도 가구를 배치했을 때 하나의 스타일로 통일되지 않았어요. 그럭저럭 사용하다 보니 아이가 태어났고, 기존의 가구들이 불편하게 다가왔어요. 덩치만 크고 불필요한 가구를 처분하고 간소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지요.” 안영아 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부부는 공간에 대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아졌다.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남편이 가구가 배치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볼 것을 제안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삐뚤빼뚤한 선으로 ‘갖고 있는’, ‘갖고 싶은’ 아이템을 스케치북에 그렸다.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이미지를 합성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가구와 소품을 배치해봤어요. 그런데 실제 구매했을 때 상상했던 것과 느낌이 달랐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충동구매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았고요.” 부부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조명이다. 이 집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 둘 적재적소에 놓여 있는 조명이 눈에 띄는데, 무려 10여 개가 넘는다. 안영아 씨만의 감각적인 조명 스타일링 비법이라면, 가구의 재질과 색감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 때문에 원래 놓여 있던 것처럼 자연스러워 34평형의 공간을 과하거나 부족함 없이 밝힌다.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구와 소품 배치가 달라지는 것도 이 집만의 장점이다.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과감하게 소파와 조명의 위치를 옮기곤 한다. 이렇게 저렇게 공간을 매만지다 보니 어떤 곳은 손대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느리게 완성하는 여유도 생겼다. 이사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침실의 벽 색과 조명 설치를 하지 않은 이유라고. “최근에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가족이 함께 리빙숍에 가면 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을 직접 고르기도 해요. 예전에는 저희의 취향이 아이 방에 반영되었지만 점차 그 비율을 줄여 나가려고요. 이사하며 아이 방 벽을 분홍색으로 마감한 것도 아이가 직접 골랐기 때문이에요. 다이닝 공간에 설치한 펜던트 조명 역시 아이가 맨 처음 고른 것이라 기념으로 구입했어요.” 그저 예쁜 집이 아닌 가족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었기에 더욱 특별한 안영아 씨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가족이 함께 그려가는 집’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집이다.
아이가 직접 고른 분홍색으로 벽을 마감했다. 또 벽에 고정하는 미러보라이트 브래킷 조명으로 디자인과 안전을 동시에 챙겼다.
아이가 직접 고른 분홍색으로 벽을 마감했다. 또 벽에 고정하는 미러보라이트 브래킷 조명으로 디자인과 안전을 동시에 챙겼다.
침대 주변에 캐노피를 설치해 아이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들어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주방부터 거실까지 화이트 톤의 가구와 소품으로 통일감을 줬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writer 김수지(프리랜서)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