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BAUHAUS TO HOME

FROM BAUHAUS TO HOME

FROM BAUHAUS TO HOME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자르 퓌파가 레노베이션한 클래식한 아파트. 그는 바우하우스의 엄격한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시선이 자유롭게 통과하고 기하학적인 요소가 돋보이는 공간을 디자인했다. 여기에 심플한 블랙 메탈 프레임과 금색이 조화롭게 녹아 있다.  

마주 보고 있는 거울과 노란색 벨벳으로 커버링한 카나페가 거실에 금색을 더한다. 1950년대의 회색 암체어는 생투앙 벼룩시장의 갈르리 글뤼스탱 Galerie Glustin에서 구입했다. 단색의 벨벳 쿠션은 카라반 caravane 제품. 체크 패턴의 담요와 쿠션, 커피포트와 우유 포트는 톰 딕슨 Tom Dixon 디자인으로 홈 오투르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에서 구입. 플로어 조명은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 태피스트리 ‘그린포인트 Greenpoint’는 세르주 르사주 Serge Lesage 제품. 낮은 테이블 ‘아메 Ame’는 카라반 제품.
실내 건축가 세자르 퓌파와 노르웨이 출신의 모델이었던 그레테. 그들 뒤에 있는 그림은 화가이자 조각가인 마르코 마랭이 그레테를 표현한 작품이다.
벽난로 위의 꽃병에 아네모네 한 다발이 꽂혀 있다. 꽃병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아네모네는 뤽 개냐르 Luc Gaignard에서 구입.
그레테와 로랑 부부에게 모든 것은 부엌에서 시작된다. 노르웨이 출신의 그레테는 파리에 관광을 하러 온 적 있으며, 열여섯 살에 에이전시에 발탁돼 모델로 활동했다. 그들이 몽소 공원 근처에 있는 220㎡ 크기의 이 클래식한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이 집의 인테리어는 1970년대 이후로 한번도 바뀌지 않은 상태였다. 로랑은 잡지에서 주방 가구 지매틱 Siematic의 광고를 보고 소리쳤다. “여기 내가 갖고 싶은 부엌이 있어!”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품 같은 주방 가구를 디자인한 사람은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세자르 퓌파다. 부부는 이 건축가를 만났고, 컨템포러리 디자인과 1930년대, 50년대 디자인을 좋아하는 그들은 건축가의 단호한 취향에 반했다. 건축가 로버트 밀레 스티븐스가 설계한 빌라 카브루아 드 말레 스티븐스 Villa Cavrois de Mallet-Stevens를 찬양하는 그는 이 건축물이 지닌 모더니즘적 형태와 투명함과 빛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바우하우스의 우아하고 철저한 기능주의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레테와 로랑 부부의 아파트는 세자르와 그의 동료인 에밀리 생통의 지휘 아래 일곱 달 동안 공사를 했다. 건축가는 우선 공간을 말끔히 정돈하고 벽과 현관으로 난 방문을 없앴다. 대신 검은색 메탈 프레임의 무거운 유리문을 디자인했다. 이 유리문은 공간을 나누면서 주방 겸 다이닝룸과 거실로 통하게 해준다. 거실의 넓은 여유로움과 작은 소파의 곡선이 오스망 스타일의 몰딩 아래 있는 메탈 프레임을 한결 부드럽게 만든다. 햇빛이 공간을 가로질러 따스한 부엌은 그레테와 그녀의 딸들인 아홉 살인 치아라와 일곱 살인 사샤, 세 살인 시에나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부엌이 이 집의 중심이에요. 개성 있는 디자인의 조명이 달려 있어 기분이 정말 좋아져요. 부엌에 있으면 아주 넓은 집에 살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든요”라고 그레테가 말한다. 늘 유용한 아름다움을 원칙으로 하는 건축가 세자르 퓌파는 부부 침실에 유리와 메탈로 된 구조물을 만들고 그 뒤에 욕실을 마련했다. 침대의 헤드보드 역할도 하는 이 모던한 유리 구조물을 통해 욕실에 자연광이 들어온다 . 그는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했겠죠. 그런데 지금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아요.”라며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부엌의 튜브 시리즈. 붙박이장은 패로&볼 Farrow&Ball의 짙은 무연탄 회색 페인트를 칠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흰색 결이 있는 브라질산 검은색 화강암 ‘블랙 웨이브 Black Wave’를 입힌 것. 그 위를 비추는 펜던트 조명 ‘매치 Match’는 비비아 Vibia 제품. 부엌 가구와 가전제품은 지매틱 Siematic 제품.

호두나무로 만든 침대 헤드보드가 검은색 메탈 프레임을 따뜻하게 감싼다. 침대 위의 리넨 침구 세트와 침대보는 카라반 제품.

유리 알코브 안의 욕실. 세면 볼마다 거울을 따로 만들었다. 세면대는 흰색 대리석 느낌이 나는 세라믹으로 제작했고 수전은 돈브라크 Dornbracht 제품. 비누는 라 브뤼케 La Brucket 제품.

다이닝룸에 있는 호두나무 책장은 아랫부분에 식기장 기능을 추가해 맞춤 제작한 것. 검은색 나무 칸을 더해 리듬감을 주었다. 반원 형태의 블랙 테이블 조명 ‘아톨로 Atollo’는 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 디자인으로 올루체 Oluce 제품. 꽃병은 에바 솔로 Eva Solo 제품. 카라페와 유리잔은 홈 오투르 뒤 몽드 제품. 테이블 위에 늘어뜨린 관 모양의 조명 ‘매치’는 비비아 제품. 찰스&레이 임스 Charles&Ray Eames가 디자인한 암체어는 비트라 Vitra 제품.

움직이는 블랙. 메탈 프레임의 유리문을 통해 부엌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 19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유리문은 파리에 있는 아틀리에 메카니켁스프레스 Mecaniqu’Express의 오렐리오 Aurelio가 제작했다. 부엌의 아일랜드 식탁은 브라질산 화강암으로 만든 것. 덴마크 바 스툴 ‘K2 하이 K2 High’는 젠센 플러스 Jensen Plus 제품. 접시와 볼은 카라반 제품.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TAGS
가족이 그린 집

가족이 그린 집

가족이 그린 집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구와 소품 배치를 달리해 지루함이 없는 집. 조금은 느리지만 진정 가족들이 원하는 것들로 채우고 있는 아파트를 소개한다.  
엔조 마리의 작품 ‘애플’이 공간에 맞춘 듯 걸려 있다. 360도로 활용 가능한 다네제 밀라노의 이동식 선반에 인테리어 서적을 수납했다.
조지 넬슨의 머쉬멜로우 소파는 처음에는 착석감이 걱정됐지만 지금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구 중 하나일 만큼 애정하는 아이템.
USM 서랍장 위에 바겐펠트 테이블 조명을 놓았다.
메종 인스타클럽 회원이자 프리랜서로 러시아어 통번역을 하고 있는 안영아 씨는 자영업을 하는 남편 박지현 씨의 사무실 위치와 무럭무럭 자라는 딸아이를 고려해 지난여름 이사를 결심했다. 집이라는 공간이 휴식뿐만 아니라 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곳 역시 전의 집과 마찬가지로 홈 드레싱을 선택했는데, 새 아파트라 그다지 손볼 곳 없이 깔끔했고 기존의 가구와 소품을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기만 해도 충분히 새로운 스타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침실로 사용할 작은 방의 붙박이장을 철거하고, 주방 싱크대 상판을 집 안의 주조색인 화이트로 마감하는 정도로만 기본 바탕을 다졌어요.” 워낙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안영아, 박지현 씨 부부는 기존의 것을 가지고 이 집에 어울리는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했다. 단, 스트링 시스템으로 서재형 거실을 꾸몄던 이전 집과 달리 소파 두 개를 새로 구입해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시도했고, 집에서 업무를 보는 남편을 위해 큰 방을 아늑한 서재로 꾸몄다.
부부가 간단한 업무를 보는 서재. 화이트 톤의 거실과 달리 브라운 원목과 가죽을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부부가 간단한 업무를 보는 서재. 화이트 톤의 거실과 달리 브라운 원목과 가죽을 활용해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했다.
집주인 안영아 씨와 반려견 사랑이.
“처음 신혼집을 꾸밀 때는 공간의 크기나 컨셉트 등에 상관없이 가구를 구입했어요. 그런데 소재를 원목으로 통일했는데도 가구를 배치했을 때 하나의 스타일로 통일되지 않았어요. 그럭저럭 사용하다 보니 아이가 태어났고, 기존의 가구들이 불편하게 다가왔어요. 덩치만 크고 불필요한 가구를 처분하고 간소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지요.” 안영아 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부부는 공간에 대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아졌다.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남편이 가구가 배치되었을 때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볼 것을 제안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삐뚤빼뚤한 선으로 ‘갖고 있는’, ‘갖고 싶은’ 아이템을 스케치북에 그렸다.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이미지를 합성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가구와 소품을 배치해봤어요. 그런데 실제 구매했을 때 상상했던 것과 느낌이 달랐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충동구매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았고요.” 부부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조명이다. 이 집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 둘 적재적소에 놓여 있는 조명이 눈에 띄는데, 무려 10여 개가 넘는다. 안영아 씨만의 감각적인 조명 스타일링 비법이라면, 가구의 재질과 색감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 때문에 원래 놓여 있던 것처럼 자연스러워 34평형의 공간을 과하거나 부족함 없이 밝힌다.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구와 소품 배치가 달라지는 것도 이 집만의 장점이다.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과감하게 소파와 조명의 위치를 옮기곤 한다. 이렇게 저렇게 공간을 매만지다 보니 어떤 곳은 손대지 않고 마음을 비우며 느리게 완성하는 여유도 생겼다. 이사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침실의 벽 색과 조명 설치를 하지 않은 이유라고. “최근에 아이가 자신의 의견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가족이 함께 리빙숍에 가면 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을 직접 고르기도 해요. 예전에는 저희의 취향이 아이 방에 반영되었지만 점차 그 비율을 줄여 나가려고요. 이사하며 아이 방 벽을 분홍색으로 마감한 것도 아이가 직접 골랐기 때문이에요. 다이닝 공간에 설치한 펜던트 조명 역시 아이가 맨 처음 고른 것이라 기념으로 구입했어요.” 그저 예쁜 집이 아닌 가족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었기에 더욱 특별한 안영아 씨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가족이 함께 그려가는 집’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집이다.
아이가 직접 고른 분홍색으로 벽을 마감했다. 또 벽에 고정하는 미러보라이트 브래킷 조명으로 디자인과 안전을 동시에 챙겼다.
아이가 직접 고른 분홍색으로 벽을 마감했다. 또 벽에 고정하는 미러보라이트 브래킷 조명으로 디자인과 안전을 동시에 챙겼다.
침대 주변에 캐노피를 설치해 아이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들어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주방부터 거실까지 화이트 톤의 가구와 소품으로 통일감을 줬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writer 김수지(프리랜서)
TAGS
In the Way of WILLIAM MORRIS

In the Way of WILLIAM MORRIS

In the Way of WILLIAM MORRIS
화가이자 작가, 시인, 활동가, 박애주의자였던 윌리엄 모리스. 올겨울 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꿨던 윌리엄 모리스의 화려한 꽃 패턴을 사용해 따뜻하면서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ARTS & CRAFTS

1,3,4 화려한 개성이 느껴지는 유리 접시는 모두 홈 오투르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 230유로부터. 2 튀니지의 베르베르족이 만든 양모 킬림 카펫은 폼폰 바자 Pompon Bazar. 300×180cm, 765유로. 5 금색의 메탈 샐러드 서버는 홈 오투르 뒤 몽드. 한 세트 65유로. 6 리넨 패브릭 ‘완들 Wandle’은 모리스&코 Morris&Co. 폭 140cm, 미터당 88유로.

 

DENSE AND INTENSE

1 몰도바 지역에서 손으로 짠 앤티크 태피스트리는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316×204cm, 1257유로. 2 새틴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영국식 암체어는 끝 부분에 긴 술 장식이 달려 있다. 무아쏘니에 Moissonnier. 2750유로. 3 시트 부분을 버들가지로 제작한 너도밤나무 벤치 ‘루나 Luna’는 플뢰 Fleux. 549유로. 4 구운 사암으로 만든 병은 필립 모델 메종 Philippe odel Maison. 155유로. 5,6 진회색과 분홍색 유리 꽃병 ‘달리 Daly’는 모두 브로스트 코펜하겐 Broste Copenhagen. 3개 세트 50유로.

 

GOLD & FOLK

1 존 헨리 덜 John Henry Dearle의 1895년 오리지널 그림을 프린트한 벽지는 콩통 Compton. 10×0.52cm, 롤당 101유로. 2 포슬린과 메탈로 된 테이블 스탠드 조명 ‘플라밍고 램프스탠드 Flamingo Lampstand’와 ‘플로리카 틸리아 Florika Tilia’는 벨벳 전등갓에 긴 술 장식을 달았다. 르리에브르 파리 Lelievre Paris의 하우스 오브 해크니 House of Hackney. 각각 725유로, 422유로. 3 타탄과 트위드를 패치워크한 담요는 트위드밀 Tweedmill 제품으로 봉 마르셰 리브 고슈 Bon Marche Rive Gauche에서 판매. 180×220cm, 200유로. 4,8 래커를 칠한 강철로 만든 다리와 자카드로 커버링한 암체어와 오토만은 모두 감프라테시 Gampratesi가 구비 Gubi를 위해 디자인한 ‘비틀 Beetle’ 시리즈로 플뢰. 각각 1299유로, 739유로. 5 다단식 테이블로 스틸 상판과 메탈 다리로 이뤄진 원형 테이블은 홈 오투르 뒤 몽드. 2개 세트 295유로. 6 손으로 자수를 놓은 패브릭 쿠션은 안케드렉셀 Ankedrechsel 제품으로 봉 마르셰 리브 고슈에서 판매. 450유로. 7 1884년 오리지널 그림을 손으로 직접 짠 양모 태피스트리 ‘그라나다 Granada’는 모리스&코. 558유로.

 


ENGLISH PORCELAIN

1 존 헨리 덜의 1980년대 태피스트리 그림을 담은 동양적인 느낌의 벽지 ‘몬트리올 Montreal’은 모리스&코. 10×0.52cm, 롤당 101유로. 2 유약을 바르고 조각한 포슬린 샐러드 그릇과 그 안에 있는 푸른색 테라코타 병은 모두 필립 모델 메종. 각각 495유로, 128유로. 3,5,6,9 핸드 페인트한 빈티지 그릇은 모두 마틴 고롱 Martine Goron 제품으로 봉 마르셰 리브 고슈에서 판매. 30유로부터. 4 윌리엄 모리스 특유의 패턴이 프린트된 벨벳 장식의 쿠션 ‘아르테미스 Artemis’는 르리에브르 파리의 하우스 오브 해크니에서 판매. 186유로. 7 다단식 테이블로 스틸 상판과 메탈 다리로 이뤄진 테이블은 홈 오투르 뒤 몽드. 2개 세트 295유로. 8 금속 다리와 나무 프레임을 벨벳으로 커버링한 소파 ‘데이베드 Daybed’는 홈 오투르 뒤 몽드. 1495유로. 10 비스코스와 캐시미어 소재의 스톨은 르리에브르 파리의 하우스 오브 해크니. 140×140cm, 185유로.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마크 에덴 슐리 Mark Eden Schooley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