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망 시대의 건물 꼭대기에 자리한 빛의 안식처. 이곳에서는 소란스럽고 복잡한 파리를 금세 잊게 된다.
부엌 맞은편에 다이닝룸이 있다. 나탈리가 디자인한 책장은 이 공간과 거실을 막아주면서 연결시킨다. 책장에는 가족 대대로 내려온 원시 미술 컬렉션이 진열돼 있다. 테이블 ‘사토리 Satori’는 리네 로제 Ligne Roset, 당글 Dangles과 드프랑스 Defrance가 디자인한 빈티지 암체어는 뷔로브 Burov, 태피스트리는 슈발리에 에디시옹 Chevalier Edition, 리넨 테이블보는 쿨뢰르 샹브르 Couleur Chanvre, 펜던트 조명은 사라 라부안 Sarah Lavoine 제품.
집 구석에 자리한 거실에는 빛이 잘 드는 창이 여러 개 있다. 오래된 벽난로는 파이프를 수리해 사용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연기실을 간단한 투명 유리판으로 교체할 수 있었다. 당글과 드프랑스가 디자인한 빈티지 암체어는 뷔로브 Burov, 쿠션은 펌 리빙 Ferm Living, 바구니는 마핫사라 Mahatsara 제품. 셀린 라이트 Celine Wright가 디자인한 조명은 라 캉파니 드 라 쉰 에 드 로리앙 La compagnie de la Chine et de l’Orient 제품. 1970년대 빈티지 테이블은 주문 제작한 것. 태피스트리는 슈발리에 에디시옹 Chevalier Edition 제품.
네 살인 바딤과 두 살인 로즈에게 이곳은 ‘구름 속 집’이다. 집 모퉁이의 창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아이들은 마치 지배자가 된 듯 세상을 내려다본다. 아이들 주변의 모든 것은 회색과 파란색이다. 청회색 지붕과 파란 하늘 그리고 건물의 가장 꼭대기인 7층 집의 고요함은 거리의 소음을 걸러낸다. 이런 분위기가 나탈리와 알렉상드르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 집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우연한 행복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젊은 아빠 알렉상드르는 이 집이 어린 시절 살았던 거리에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마치 운명의 신호처럼 느껴졌어요. 우리 가족은 여기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 집은 1950년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부부는 실내 건축가인 베로니크 코트렐에게 이 집의 레노베이션을 맡겼다. 그리고 나탈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건축가를 도왔는데, 그녀는 레노베이션 작업에 흥미와 열정을 느껴 건축 사무소에서 실습을 했고 지금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두 명의 레노베이션 전문가는 빛이 집 안을 장악하도록 공간을 재구성했다. 그들은 모두 거울로 된 화장실을 입구에 만들어 빛이 반사되면서 공간이 더 넓어 보이도록 했다. 그리고 다소 협소한 거실 벽을 허물어 열려 있으면서 서로 잘 통하도록 만들었다. 가족들은 이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 나탈리와 알렉상드르 부부가 꿈꾸는 이 아늑한 안식처는 따뜻한 소재로 자연스럽게 이뤄져 있다. 바닥부터 가구 그리고 세대를 이어져내려온 원시 미술 작품까지 모두 나무인 점이 특별하다. 특히 다이닝룸의 책장에 진열된 원시 미술 작품은 가족의 상상력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부드러운 소재와 컬러로 꾸민 침실. 벽지 ‘그리닝 Gryning’은 샌드버그 Sandberg, 침대는 템퍼 Tempur, 쿠션과 담요는 홀 Whole, 침대 옆 테이블은 AM.PM, 수놓인 촛대는 카미유 엔리코 Camille Enrico, 펜던트 조명은 아틀리에 아레티 Atelier Areti 제품.
다이아몬드처럼 재단해 만든 입구의 화장실. 빛을 반사시켜 집 전체에 퍼뜨린다. 문은 맞춤 제작했으며, 화장실 내부는 무티나 세라미슈&디자인 Mutina Ceramiche&Design의 ‘아쥴레 Azulej’ 타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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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실비 뒤랑 Sylvie Dur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