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가구 박람회 에우로쿠치나에서 찾은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현대판 석기 시대
최고의 마감재를 찾으려는 브랜드 간의 경쟁은 여전히 뜨겁다. 최근 몇 년간 인기 있는 마감재에 순위를 매긴다면 1위는 단연 석재다. 특히 무늬가 아름다운 대리석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정글에서 찾아낸 자연석을 쓰는 등 새로운 스토리를 지닌 브랜드도 눈에 띈다. 슈트라서 Strasser의 경우 총 7가지의 자연석 아일랜드 식탁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특히 브라질에서 가져온 ‘앤타르크틱 Antarctic’은 빙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자연스럽고도 편안한 분위기를 주는 나무와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관리하기 편한 스테인리스 스틸 등의 인기도 꾸준하지만 아름답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닌 돌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COOKING OUTDOOR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은 바람이 아웃도어 가구에 이어 아웃도어 키친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아웃도어 키친을 별도로 선보인 브랜드가 많았다. 대부분 하나의 블록 같은 일체형 주방 시스템으로, 소재는 관리가 쉬운 스테인리스가 단연 인기였다. 특히 야외에서 자주 먹는 바비큐와 그릴이나 튀김 요리에 특화된 주방을 선보인 브랜드가 많았고, 사용자가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주를 이뤘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주방이니만큼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는 마감재를 적용하고 다양한 도구나 냄비, 그릇 등의 수납공간을 넉넉하게 구비한 점도 아웃도어 키친의 특징 중 하나였다.
HIDE AND SEEK
유독 자질구레한 도구나 소품이 많은 주방은 쉽게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을 최소화한 주방 시스템이 많았다. 미니멀리즘이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최근 주방 디자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깔끔하게 빌트인으로 숨길 수 있는 것이 특징. 일반 수납장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면 간단하게 빵을 썰거나 그릇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거나 슬라이딩 도어로 주방 전체를 가리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발쿠치네 Valcucine는 현재 주방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로지카 첼라타 logica Celata 주방 시스템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상부장에 있는 불빛 센서에 손을 대면 하나의 벽체처럼 보였던 문이 천천히 들어올려지고, 그 안에 싱크대부터 쿡톱, 바, 백라이트가 있는 오픈 선반이 나온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상부장의 문을 닫아 심플한 모습을 유지한다.
여전히 심플함
다양한 디자인 트렌드가 쏟아지고 있지만, 주방업계의 미니멀리즘은 여전히 강세다. 올해도 미니멀리즘을 전면에 내세운 많은 브랜드에서는 기능주의적인 면을 강조하면서도 심플한 아름다움을 지닌 곳이 많았다. 이탈리아 브랜드 보피 Boffi는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 Piero lissoni가 디자인한 ‘콤바인 키친 Combine Kitchen’을 소개했다. 미니멀리즘적인 디자인을 베이스로 특유의 실용성을 더한 콤바인 키친은 흰색의 모노 블록 같은 주방 시스템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지그재그, 직선 등 원하는 형태의 주방을 만들 수 있어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고려해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좋은 콤팩트 주방뿐만 아니라, 확장된 형태의 다이닝 공간까지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