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미니멀한 집이 있을까? 컬러를 배제하고 장식을 최소화해 여백의 미를 엿볼 수 있는 이 집은 꼭 필요한 것만으로 꾸며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꼭 필요한 가구로만 꾸민 거실. 블루 컬러의 에드라 소파가 거실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제 막 미용을 마친 반려견 레레가 거실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테이블은 웬델보 Wendelbo의 ‘루트 롱 렉탱글 커피 테이블’로 보에에서 구입했다.
아무리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라지만 살다 보면 불필요한 짐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집은 모든 장식적인 요소를 과감히 없애고, 주거 공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가구로만 스타일링했다. 박병선, 천미애 부부와 반려견 레레가 함께 살 고 있는 228㎡ 아파트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디자인 투톤’의 최현경 실장이 공사를 맡았다. “벽체 와 바닥, 천장, 주방, 수납, 욕실 등 거의 모든 부분을 고쳤어요. 최대한 공간이 시원해 보이길 원해서 주방과 거실을 가로막고 있던 중문을 없애고 베란다를 확장해 탁 트인 공간으로 만들었죠.” 최 현경 실장이 설명했다. 넓은 공간이 드러나도록 개방감을 확보한 후 가구를 들이기 전 초점을 맞 췄던 것은 딱 한 가지였다. 화이트 톤의 베이스에 간결한 디자인의 가구와 조명으로만 스타일링해 미니멀한 공간을 만들 것. “워낙 저희 부부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걸 좋아해서 밖으로 나와 있는 가구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에요. 요즘 프렌치 시크 스타일이 유행이라지만, 장식적인 요소가 많은 가구는 시간이 지나면 수리를 해야 하는 등 전체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기에 힘든 면이 있더라고 요.” 천미애 씨가 말했다.
집주인 천미애 씨와 반려견 레레. 촬영 내내 그녀를 졸졸 따라다니며 촬영장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화이트, 그레이, 우드 3가지 컬러만 사용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주방을 완성했다. 모든 주방 가전은 빌트인으로 수납했다.
특히 주방은 이런 집주인의 취향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무엇 하나 밖으로 나와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에게는 수납공간이 가장 중요했다. 넓고 칸이 많은 상부장과 하부장 그리고 아일랜드 식탁 안쪽까지 수납공간을 만들어 모든 주방 용품을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다이닝 테이블은 일본 칸디하우스의 원목 테이블을, 의자는 프리츠 한센의 앤트 체어를 선택했다. 여기에 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 Vibia의 펜던트 조명을 달아 우아함을 더했다. 식탁 위를 밝히기 위해 디자인 조명을 선택했다면, 주방 조명으로는 천장에 밀착되는 바 리솔 조명으로 깔끔함은 물론 실용적인 면을 부여했다. 이 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거실이다. 전체적으로 우드와 모노톤을 사용한 다른 가구와 달리 과감한 블루 컬러의 모듈형 소파를 선택한 것. 시각적인 지루함에서 벗어나 거실의 중심을 잡아준 에드라 소파는 존재만으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인테리어를 과감한 블루 컬러의 소파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 넣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집이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확실하게 포인트를 주는 가구에는 힘을 주되, 꼭 필요한 물건만 드러냄으로써 시각적인 만족도와 실용성이 조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플렉스폼의 안락의자가 있는 아들 방. 가끔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들으며 휴식을 취한다. 헤드 부분에 불빛이 들어오는 침대는 디자인 투톤에서 자체 제작했다.
이 집에서 가장 많은 소품이 모여 있는 부부의 서재. 문틀과 책꽂이를 동일한 색상으로 제작해 통일감을 줬다.
단독 욕조와 블랙 컬러의 도기, 수전을 사용해 모던한 디자인의 욕실을 완성했다.
출가하기 전 딸의 방이었지만 지금은 손녀가 놀러 오면 지낸다는 작은방. 천장에 매달린 옷걸이 봉에 아기자기한 손녀의 옷을 툭툭 걸어놓은 모습이 마치 쇼룸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