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파란색을 좋아하는 제르바소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올라 나보네 Paola Navone는 밀라노와 파리에 집이 있다. 이 두 곳의 집은 그녀의 취향과 감각의 집합체다.
Interview
어디에서 어떤 집에 살고 있나? 밀라노의 나의 홈-스튜디오는 워크숍, 실험실, 옛 공장들과 공유된 큰 안뜰에 있다. 입구에 다다르려면 커다란 인디고 블루 컬러의 석유 깡통에서 자라고 있는 덩굴식물과 꽃으로 가꾼 ‘아나키스트’적인 가든을 지나야 한다. 집은 스튜디오의 루프톱인데 거친 벽과 자갈 바닥 그리고 외부를 내부로 들여와 오픈된 공간을 연출하는 슬라이딩 유리 벽이 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빛이 드는 공간인데, 우리 집이 아름답다면 빛 때문일 것이다.
당신의 집을 수식하는 단어가 있다면? 우리 집은 전 세계로부터 수집한 다양한 오브제가 주는 무한한 상상력의 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절충주의, 불완전한, 단순한, 즐거운, 수집벽, 아이러니, 프렌들리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어디인가? 의심할 여지없이 부엌이다. 크고 실용적인 우리 집 부엌은 기능적인 동시에 내게 기쁨과 유쾌함을 주는 공간이다.
제르바소니 외에 좋아하는 브랜드는? 하나를 선택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나는 단순함과 수공예품이 갖고 있는 약간은 완벽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좋아한다.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연적인 소재를 좋아하고, 부드럽고 공격적이지 않은 오브제를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브랜드 혹은 테크닉이나 솜씨에 대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상적인 집이 갖춰야 할 3가지 요소가 있다면? 무엇보다 충분한 자연 채광이 필수다. 좋은 공간은 좋은 빛을 필요로 한다. 그다음은 커다란 테이블과 아주 많은 의자다. 왜냐하면 많은 친구들과 함께 파스타를 즐겨야 하니까!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구는? 거실에 초대형 버전의 제르바소니 고스트 소파가 있다. 거기에 앉을 때마다 거대하고 부드러운 누에고치 속으로 푹 빠져드는 기분이다.
집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나? 요리. 내게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은 우정을 표현하는 가장 강렬한 형태다.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컬러가 있나? 차가운 색에 큰 매력을 느낀다. 물과 공기의 색. 그중에서도 파란색은 내게 일종의 최면 효과를 준다. 파란색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부드럽기도 하고, 에너지가 넘치기도 하고, 현대적일 때도 있고 고전적일 때도 있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다가도 전통적으로 보인다. 파란색은 창의적인 것을 가능하게 한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나처럼 매번 여행에서 수천 가지 오브제를 가지고 돌아오는 ‘물건의 인류학자’에게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은 나의 세라믹 컬렉션을 위해 프랑스 남부의 세라믹을 사겠지만 내일은 또 마음이 바뀔지도!
당신에게 집이란? 나는 거의 모든 곳에 집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운이 좋은 것 같다. 누군가는 내게 뿌리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내게 뿌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매우 짧은 뿌리를 가졌을 뿐이다. 집이란 내가 있는 바로 그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