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모으는 것이 취미인 패션 피플 최송호 씨의 패밀리 하우스. 가족 모두 편안하게 집을 누릴 수 있으며,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꿈에 그리던 모든 것을 갖춘 그들의 첫 번째 집을 소개한다.
그랜드피아노가 웅장하게 자리 잡은 거실. 기존에 있던 멋스러운 아트 월은 그대로 살리고 어두운 원목 마루와 화이트 천장 그리고 매립형 레일 조명과 문으로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거실과 복도 사이에는 투명 중문을 만들어 필요 시 여닫을 수 있다.
뱅앤올룹슨 텔레비전과 스피커, 놀의 플래트너 암체어와 미노티 소파가 놓인 거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플로스 조명과 꽃 그리고 밝은 그레이 타일에 짙은 무늬목 가구를 배치한 현관 입구에서 부터 집주인의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이 느껴졌다. 224㎡의 집에는 집 주인 최송호 씨와 부모님 그리고 반려견 4마리가 함께 산다. 현관에 들 어서자마자 보이는 작은 중정형 공간을 기점으로 양 옆으로 복도가 쭉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가 돋보이는 이곳은 디자인 스튜디오 ‘더 아름’의 고아름, 이상옥 실장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어두운 타일로 마감한 공용 욕실. 샤워 도중 부모님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테라조 타일을 사용한 안방 욕실 세면대.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거실 왼쪽 벽면에 벽난로를 설치해 디테일을 더했다.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원했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화려한 스타 일을 추구하지는 않았어요. 워낙 가구에 관심이 많아 이탈리아 가구 브 랜드 미노티, 까시나 등 기존 가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시공을 부 탁했어요.” 특히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그의 방은 부모님과 함께 살지 만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분리된 점이 돋보인다. 기존에 있던 베란 다를 확장해 욕실로 꾸미고, 안방 옆의 큰 방을 드레스룸으로 만들면서 두 공간만큼은 혼자만의 프라이빗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에서 단연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욕실이다. 테라조 타일로 마감한 바닥과 단독 욕 조를 놓은 건식 욕실은 여느 고급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아무래도 혼자 사 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욕실과 침실을 가로막는 문은 필요하지 않았어요. 간 살 슬라이딩 파티션을 달아 욕실과 침실을 구분했는데, 파티션 사이로 공간 감이 느껴져서 시각적으로도 더욱 넓고 시원해 보이는 것 같아요”라며 고아름 실장이 설명했다.
격자무늬 도어로 동양적인 느낌을 살린 부모님을 위한 공간.
정서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주는 어두운 나무와 베이지 톤으로 스타일링한 안방 침실.
슬라이딩 간살 도어를 달아 욕실과 침실을 구분했다. 가지런히 정리 정돈된 수건과 오브제는 고급 호텔 욕실을 연상시킨다.
욕실을 온전히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면, 거실에 있는 공용 욕실은 부모님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꾸몄다. 욕실에 흔히 시공하는 타일이 아닌 마루를 깔아 건식 욕실로 완성해 미끄러질 위험을 방지했으며, 샤워실 안쪽으로 부모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세심하게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부분이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4마리의 반려견을 편하 게 씻길 수 있도록 여분의 호스를 단 점도 눈에 띈다. 이 집의 중간에 자리 잡은 부모님을 위한 중정형 공간은 격자무늬 도어를 단 양쪽 방 사이로 부 모님이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은 응접실 기능을 담당한다. 한옥 느낌의 격자무늬 도어와 나무 테이블, 베이지 컬러의 USM 수납장이 조화를 이뤄 이 집의 다른 공간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따뜻하고 동양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보조 주방은 왼쪽 장 안으로 숨기고 아일랜드 식탁과 붙박이장을 만들어 작은 바 공간으로 활용하는 다이닝룸.
“공사 전에는 격자무늬 문과 비슷한 느낌의 중문이 있었어요. 현관에 들어 서자마자 문이 가로막혀 있어 답답한 감이 있었는데, 투명 중문으로 교체했 더니 건너편이 보이고 한결 개방감이 느껴져요”라며 고아름 실장이 덧붙였 다. 다이닝 공간 역시 독특한 구조를 지녔는데, 주로 외식을 하기 때문에 넓은 주방과 식탁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신 아일랜드 식탁과 붙박이장을 만들어 그가 수집해온 그릇과 와인잔, 술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작은 바 를 꾸몄다. 가장 왼쪽 장 안으로 보조 주방을 만들어 집주인의 취향은 살리되, 부족한 부분을 세심하게 보완했다. 이 집의 거실은 마치 고급 펜션에 있을 법한 것들이 모여 우아하면서도 묵직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랜드피아노와 뱅앤올룹슨 스피커, 미노티 소파와 까시나 가구, 독특 한 오브제와 꽃 장식, 여기에 벽난로까지 과하지 않지만 사소한 부분까 지 세심하게 신경 쓴 덕분에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다. 의류 사업을 하 는 최송호 씨는 옷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등 옷처럼 수명이 짧지 않은 것들에도 매력을 느낀다고 전했다.
몰딩을 최소화해 무엇 하나 걸림 없이 시원하게 뻗은 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