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집

나의 삶, 나의 집

나의 삶, 나의 집
어린 시절의 추억, 어느 순간 받았던 강렬한 인상, 늘 그리워하는 요소를 담은 곳이 집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렇기 때문에 방은하 김필섭 씨 부부는 집을 정말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아파트 인테리어베란다에 만든 긴 좌식 공간. 창문으로 보이는 산을 벗 삼아 누구든 편하게 걸터앉아 쉴 수 있다. 벽에 기댄 작품은 남천 송수남 작가의 ‘무제’.
 
레노베이션 아파트서로 취향이 잘 맞는 방은하 · 김필섭 씨 부부.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 부부는 집을 레노베이션한 뒤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저는 우리 집이 너무 좋아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하지만 방은하·김필섭 씨 부부는 집을 좋아한다고 몇 번이나 힘주어 말했다. 이 집은 지극히 평범한 브랜드 아파트다. 유독 취향이 잘 맞는 이들 부부는 살던 집을 레노베이션해줄 누군가를 찾았다. “스크랩해둔 집이 거의 다 스튜디오 오브릭의 설계란 걸 알고 남혜영 소장님께 장문의 메일을 보냈죠. 아주 세세하고 집요하게요(웃음).” 이들 부부가 바란 집은 그리운 것들을 간직한 공간이었다. 할머니의 찬장, 툇마루, 반투명 유리문, 오래된 그릇과 가구, 나무 소재, 풀과 꽃 같은 자연 등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고 추억으로 간직해온 요소를 담은 집 말이다.  
김원숙 작가널찍하게 만든 현관 입구와 중문. 벽에는 김원숙 작가의 작품을 걸었다.
 
김선두 작가거실에서 바라본 현관 쪽 공간. 방은하 씨는 작품에 관심이 많아 그동안 구입한 작품으로 집 안 곳곳을 연출했다. 정면의 작품은 김선두 작가의 작품.
  스튜디오 오브릭은 부부의 간절한 마음을 집 안 곳곳에 담아냈다. 이 집의 백미는 집 안의 중심 공간인데, 방 두 개와 거실을 하나로 넓게 텄고, 대신 손님이 왔을 때를 대비해 슬라이딩 문을 달았다. 끝에 서서 바라보면 옛날 궁에서나 볼 법한 겹겹의 방처럼 멋스러운 레이어링을 보여준다. 놀라운 공간은 또 있다. 반신욕을 즐기는 부부는 바로 앞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산이 있다는 장점을 살려 베란다에 반신욕을 할 수 있는 히노키 탕을 만들었고 베란다에 만든 툇마루 같은 긴 좌식 공간은 앞에 보이는 산을 벗 삼아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방은하 씨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든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앉게 된다며 흐뭇하게 말했다.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부부를 위한 거실의 오디오 시스템, 주방에 놓인 오래된 고가구, 얇은 나무 살을 특징으로 만든 문 등이 차분하되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리 집을 어떤 장르나 트렌드로 지칭하긴 아쉬워요. 여기에는 ‘오래된 마음’이 있거든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서 살고 있었던 집이지요.” 그리운 것을 모두 담고 있는 집이라니! 이들 부부는 진정한 행운을 거머쥐었다.  
브라스 팬던트 클라우스 본더루프거실과 방 두 개를 터서 만든 공간. 사이드보드 장 위의 작품은 최영욱 작가의 작품. 멀리 보이는 벽에 건 작품은 이건용 작가의 작품. 조명은 클라우스 본더루프의 ‘브라스 펜던트’다. 서재에 설치한 로얄시스템 월 유닛과 정면의 닐스 묄러 체어는 스웨덴하우스에서 구입한 것.
 
아파트 주방주문 제작한 수납장을 둔 주방.
 

아파트 인테리어

아파트 인테리어슬라이딩 문이 있어 손님이 왔을 때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아르떼미데 알파 비투프로젝트중간 높이에 창문을 만든 서재. 바깥의 산과 베란다의 나무가 어우러져 단독주택 같은 느낌을 준다. 조명은 아르떼미데의 ‘알파’, 로즈우드 소재의 사이드보드 장은 비투프로젝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무더운 여름날 정성스러운 배송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환기 작가주방에는 주문 제작한 가구와 오래된 고가구를 매치했다. 벽에 건 푸른색 작품은 김환기 작가의 작품.
 
침실 인테리어 침실과 연결되는 베란다에 히노키 탕을 만들어 반신욕을 즐긴다는 부부. 멋스러운 형태의 식물을 풍성하게 두어 야외에서 반신욕을 하는 기분을 즐길 수 있다.
 
히노키탕 인테리어베란다에 있는 히노키탕
 
앤티크 장화려한 디테일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유리의 무늬나 색감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앤티크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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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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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with HERMES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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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하면 묵직한 가죽과 정제된 디자인만 떠올랐던 이들에게 <Species of Spaces> 전시는 짜릿한 신선함을 선사했다. 밝고 경쾌한 큐브로 둘러싸인 공간에 놓인 에르메스 홈 컬렉션은 마치 장난감을 갖고 놀 듯 즐거움 그 자체였다.  
리엥 데르메스 컬렉션벽에 건 코트 행어는 에르메스의 첫 작업인 마구 제작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한 2017년 ‘리엥 데르메스 Lien d’hermes’ 컬렉션. 공작새, 열매, 양치류를 단조로운 색조와 스텐실 효과로 표현한 벽지는 ‘모자이크 숲의 주인 Maitres de la Foret Mosaique’. 사이드 테이블 위의 라운드 박스와 뒤에 보이는 팔각형 박스는 모두 ‘리엥 데르메스’ 컬렉션. 상판이 슬라이딩 형태로 열리는 2개의 사이드 테이블은 디자이너 필립 니그로가 2013년에 선보인 ‘레 네쎄쎄어 데르메스 Les Nécessaires d’Hermès’ 컬렉션.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의 정사각형 비율에 맞춰 제작된 ‘까레 다씨제 Carres d’assise’는 커피 테이블 또는 의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에키스 테이블 체어구부러진 나무 다리와 금속 프레임이 어우러진 ‘에키스 Equis’ 테이블과 심플한 디자인이 ‘에키스’ 체어. 테이블에 놓인 단순한 형태의 데스크 액세서리는 2018년 ‘플리 아쉬 Pli’h’ 컬렉션. 미니멀한 가죽 커팅과 새들 스티치로 마무리해 유연하면서도 견고하다.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샬롯 마커스 펄맨 Charlotte Macaux Perelman과 알렉시스 파브리 Alexis Fabry가 연출한 <Species of Spaces> 전시는 기존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3층 공간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갖고 놀았던 단순한 형태의 큐브들이 거대한 크기로 확대돼 공간을 메우고, 나누었으며 각 큐브는 무거움을 벗어 던지고 파스텔 컬러를 입었다. 그 사이사이에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가구부터 조명, 오브제와 텍스타일, 패브릭과 벽지, 테이블웨어 등이 보물찾기를 하듯 놓였다. 도자와 가죽, 나무, 종이, 캐시미어 등 다채로운 소재로 만든 제품은 기하학적으로 연출된 큐브 공간에서 각각의 개성을 잃지 않은 채 하나의 컬렉션처럼 어우러졌다. 컬러와 형태, 소재 그리고 건축까지 모든 것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즐거운 유희로 선보인 이번 전시는 1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됐지만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에르메스에 대한 엄격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페리메트르 컬렉션벽과 큐브를 감싼 벽지는 ‘모자이크 숲의 주인’. 큐브 위에 놓인 트레이는 2018년 ‘페리메트르 Perimetre’ 컬렉션으로 손으로 직접 단면을 표현해 내추럴한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조명은 2014년에 선보인 미켈레 데 루키의 ‘팡토그라프 Pantographe’ 램프로 미니멀하면서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에퀴빠주 데르메스 컬렉션반원 큐브 아래 놓인 세라믹 소재의 다양한 꽃병과 트레이는 모두 ‘페리메트르’ 컬렉션. 뒤에 보이는 트롤리는 2017년 ‘에퀴빠주 데르메스 Equipages d’Hermes’ 컬렉션 중 ‘딜리정스 Diligence 오브제’로 옛날 마차를 떠올리게 한다. 가죽과 나무, 고리버들과 황동이 더해진 다양한 용도의 가구다. 트롤리에 놓인 테이블웨어는 2018년 ‘정원으로의 산책 A Walk in the Garden’ 컬렉션으로 아티스트 나이젤 피크가 디자인한 영국 정원 모티프의 패턴이 아름답다. 벽에 걸린 담요는 캐시미어 소재의 ‘타탄 Tartan’.
 
에르메스 홈 컬렉션벽에 건 2018년 까마유 탕그램 Camails Tangram 프린트의 담요는 캐시미어와 실크 소재로 제작한 것으로 중국 전통 놀이인 칠요에서 영감을 얻은 무늬가 그려져 있다. 벽에 바른 하늘색 벽지는 ‘스퀘어 Square’. 100점 이상의 주얼리를 보관할 수 있는 특별한 캐비닛 ‘큐리오시테 아 비쥬 Curiosite a Bijoux’는 가운데 부분에 거울 겸 목걸이를 수납할 수 있는 비밀 공간이 숨어 있다.
 
에르메스 한국 전통단순한 도형과 컬러가 동양적인 느낌을 주는 담요는 이슬기 작가가 2017년에 선보인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Le Tigre Qui Fume’. 한국 전통 이불을 속담과 연관 지어 재해석한 것으로 누비 기술로 제작했다. 옆에 놓인 3개의 스툴은 ‘에퀴빠주 데르메스’ 컬렉션으로 내부에 감각적인 가죽이 특징이며 스툴 혹은 수납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플리 아쉬 컬렉션가죽 데스크 액세서리는 2018년 ‘플리 아쉬’ 컬렉션. 팔각형과 라운드 형태의 박스는 모두 ‘리엥 데르메스’ 컬렉션. 대나무 소재의 삼각형 ‘카루미 Karumi’ 스툴은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디자인한 것으로 일본 장인이 가벼운 대나무 소재에 탄소섬유를 더해 작업했다.
   

INTERVIEW
에르메스 홈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샬롯 마커스 펄맨

샬롯 마커스 펄맨ⒸShi-Ting Huang, Hermès 2018
 

이번 전시는 어떻게 기획되었나? 내게 중요했던 것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이미지를 제안하는 것이었다. 에르메스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피에르 알렉시 뒤마 Pierre-Alexis Dumas(총괄 아티스틱 디렉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에르메스의 정체성은 켈리백에 가까운가? 아니면 화려한 스카프인가?” 그러자 그는 둘 다라고 대답했다. 에르메스는 다양한 모습을 지니는 동시에 다양한 가치를 공유한다. 때로는 엄격하고 꼼꼼한 느낌을 주고, 어떤 것은 화려하고 환상적이다. 홈 컬렉션의 경우 가구에는 엄격성이 강조되고, 패브릭에는 판타지를 불어넣는 편이다. 올해는 색상과 엄격한 기하학적 형태, 건축적인 접근 방법을 접목했다. 또 기존과 다른 신선한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 파스텔 톤의 색상, 밝은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 에르메스 하면 가죽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데, 그로 인해 가려졌던 신선하고 경쾌한 느낌을 소개하고 싶었다.

‘Species’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 전시는 게임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공간과, 제품 간의 구획을 큐브를 사용해 구분했다. 기하학적인 3차원 공간에 에르메스의 홈 컬렉션 제품이 공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부 다르지만 한데 모아두면 조화를 이룬다. 그런 의미에서 ‘종’이라는 표현을 썼다. 생물을 구분 짓는 종의 개념은 아니다(웃음). 에르메스의 다채로움을 표현한 단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영감을 얻은 ‘게임’은 어떤 것인가? 어린 시절 즐겨 했던 놀이, 장난감을 갖고 놀았던 추억을 큐브를 통해 표현했다. 아주 단순한 기하학적인 모양이지만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을 법한 형태이기도 하다. 이런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큐브가 에르메스의 홈 컬렉션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보고 싶었다. 거실이나 특정 공간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전시 연출을 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제품 간의 관계나 특징이 더욱 두드러졌다.

시노그래피에서 사용된 색상은 직접 만든 것인가? 이미 에르메스 컬렉션에서 볼 수 있었던 색상인데 각각 더 밝게 구현했다. 시노그래피와 제품이 대비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같은 색을 좀 더 연하게 사용했다. 예를 들어, 녹색은 이슬기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녹색의 채도를 낮췄고, 에르메스 레드 컬러도 연하게 만들었다. 보통 장난감 큐브들은 원색의 강렬한 컬러를 띠는 것이 많아 이를 탈피하기 위해 더 연하고 신선한 느낌을 강조했다.

건축학과 출신으로 에르메스와 건축이 유사성이 있다면? 시간과의 관계. 에르메스는 특히 시대성을 중시하는데 전통 유산과의 관계와 영향에 대해 늘 고민한다. 건축 역시 그 나라의 전통, 지리적인 특성, 역사 등을 살려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나의 제품이 세대를 걸쳐 오랫동안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알렉시스와 나는 라파엘 모네오, 알바로 시자와 같은 건축가들과 협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간에 대한 개념을 공유하니까.

 

Species of Spaces 전시

2014년부터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에르메스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 먼저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 또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엄청난 자유를 누리며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인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고, 브랜드에서도 모든 프로젝트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다. 에르메스에서 일하기 전에는 이 정도로 정성을 쏟는지 몰랐다. 팀워크도 좋아서 건축가, 디자이너, 장인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때로는 그들에게서 창조적인 해법을 얻기도 한다.

올해 밀라노에서 선보인 에르메스 홈 전시에서는 사람들이 신체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젊고 감각적이며 즐거웠다. 이 또한 홈 컬렉션의 새로운 모습인가? 물론이다. 그 역시 공간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사람들이 공간에서 구르고, 몸으로 탑을 쌓기도 하는 등 보디 랭귀지를 통해 공간과의 관계를 표현했다. 우아하고 격식 있는 에르메스의 이미지를 잠시 잊고 즐겁게 게임하는 기분, 색조의 풍부함을 만끽하길 바랐다. 에르메스 홈 컬렉션에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제품이 꽤 다양하게 있으니 말이다.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키워드를 정의한다면? 엄격함, 판타지, 가죽, 텍스타일, 내추럴한 소가죽, 컬러, 이중성, 균형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공존. 부드러움, 단단함, 그 둘의 조화로움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관객이 특별히 눈여겨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우리 팀원들에게 작은 가죽 조각을 주고 3차원 물건을 만들어보라는 워크숍 프로그램이 있었다. 접기와 바느질로 만든 가죽 트레이 같은 제품이 탄생했고, ‘플리 아쉬 Pli’H(플리는 불어로 ‘접은’, 아쉬는 H를 의미한다)’라는 컬렉션이 탄생했다. 심플해 보이지만 단계별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트레이다. 이런 디테일이 에르메스 작업의 핵심이다. 작은 물건이지만 가죽공예와 관련된 모든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리빙 분야의 트렌드를 이야기한다면? 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조금은 전통적이고 가족적이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편안함을 주는 디테일에 집중하게 되고, 전통 유산의 개념이나 근본적인 가치를 되찾고자 하는 것이 큰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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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Eclectic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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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6구의 부르주아 스타일을 뒤엎은 젊은 부부의 집. 과감하면서 여성적인 에클레틱 스타일, 규칙에서 벗어난 컬러풀하고 환상적인 세계.  
GCG 건축사무소이 장대한 레노베이션 공사를 진행한 환상의 팀 멤버인 노에미 티시에(GCG 건축사무소의 아트 디렉터)와 데브 굽타(공동 건축가).
  반은 아르헨티나인이고 반은 콜롬비아인인 프륀에게 어린 시절의 강렬한 색은 깊이 각인돼 있다. 프리다 칼로의 팬인 그녀는 무미건조한 환경에서 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색은 바로 인생이죠!” 그녀와 남편 사샤는 파리 16구에 있는 집을 손에 넣자마자 부부의 미래가 담길 이 집을 레노베이션할 건축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은 잡지를 통해 GCG 건축사무소를 알게 되었다. 여기 건축가들의 컬러 감각과 다양한스타일을 혼합하는 재주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GCG 건축사무소의 노에미 티시에, 알렉상드르 굴레, 제롬 자크맹은 프륀의 예술적인 취향을 즉각 알아챘다. 그리고 그녀가 여성 아티스트들에게 얼마나 매료돼 있는지 알게 되었다. “프륀은 우리한테 프리다 칼로 말고도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 니파 도시 Nipa Doshi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이 집의 모든 방에서는 여성성이 느껴진다. 부부 침실 바닥에 깐 두꺼운 카펫은 마게리트 르 메르 Marguerite le Maire가 이 방에 맞춰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이다. 거실에 있는 넓은 태피스트리와 카나페, 벤치는 니파 도시가 조너선 레비엔 Jonathan Levien과 함께 디자인한 것이다. 그 옆에는 인디아 마다비가 디자인한 타부레가 있다. 여러 스타일을 뒤섞고 다양한 장르를 병치하는 것을 좋아하는 프륀은 이 집을 에클레틱 스타일로 꾸몄다. 공간마다 이어지는 여러 모티프 가운데 서로 비슷한 것은 하나도 없다. 큰 꽃이 프린트된 컬러풀한 벽지, 수많은 원이 수놓인 어두운 커튼 혹은 카디 Khadi(손으로 직조한 인도 면)로 만든 블라인드 등. 바닥은 모자이크 타일과 매끈한 콘크리트를 번갈아 사용해 마감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이 환상의 세계에서는 지루할 틈이 없다. 활기 넘치는 이 5층짜리 집이 예전에는 버려진 사무실들이 있던 음산한 건물이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GCG 건축사무소가 이 집을 바꾸는 데는 1년이나 걸렸다. 건축가들은 건물 파사드의 칠을 벗겨내 벽돌을 드러내게 했고, 네 개의 창문을 하나의 큰 통창으로 바꿔 실내에 충분히 빛이 들게 했다. 그리고 시멘트 발코니를 검은색 메탈 베란다로, 경사진 지붕을 올라갈 수 있는 옥상 테라스로 바꾸었다. 쓸모없는 반 층을 합리적인 층으로 바꾸기도 했다. “우리는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하고 싶었어요”라며 건축가인 노에미 티시에가 말한다. 이 집을 둘러보니 그 목표를 완수했다.  
거실 인테리어풍부한 빛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2층 거실. 여러 가지 스타일이 뒤섞여 있다. 회반죽을 입힌 줄에 매달린 가구는 GCG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했다. 태피스트리 ‘라바리 1 Rabari 1’은 니파 도시&조너선 레비엔 디자인으로 나니마르키나 Nanimarquina 제품. 벽난로는 GCG 건축사무소 디자인. 래커를 칠한 메탈 타부레는 인디아 마다비가 모노프리 Monoprix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낮은 테이블은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카나페 ‘마이 뷰티풀 백사이드 My Beautiful Backside’와 벤치 ‘샤르포이 Charpoy’는 니파 도시&조너선 레비엔 디자인으로 모로소 Moroso 제품. 펜던트 조명 ‘샹팡 Chanpen’은 포레스티에 Forestier 제품. 패브릭 커튼 ‘미루아 Miroir’는 피에르 프레이 제품.
 
양모 소파TV를 보는 공간에는 편안한 카나페 ‘망가스 스페이스 Mangas Space’를 놓았다. 양모 소재의 다양한 컬러 모듈로 구성된 이 카나페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간 Gan을 위해 디자인했다. 실크 쿠션은 르 몽드 소바주 Le Monde Sauvage 제품. 회반죽을 입힌 TV 장과 선반은 GCG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했다. 카디 커튼은 카라반 Caravane 제품. 바닥은 메르카디에 Mercadier의 매끈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플로어 조명은 노르망디의 빈티지숍에서 구입했다.
 
다이닝룸 인테리어다이닝룸의 나무 가구는 GCG 건축사무소가 디자인했다. 가구 손잡이는 데브 굽타가 뉴델리에서 구해온 것. 테이블과 의자는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황동 펜던트 조명은 풀 스튜디오 디자인으로 CVL 뤼미네르 제품. 바닥은 릴리크포 아틀리에의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했다. 패브릭 커튼 ‘라 폴리 뒤 주르 La Folie du jour’는 피에르 프레이 제품. 벽에 건 수채화는 이자벨 크레비에 Isabelle Crevier 작품. 꽃병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침실 인테리어프륀과 사샤는 부부 침실을 유니크하게 데커레이션하고 싶었다. 마게리트 르 메르가 디자인하고 제작한 카펫은 인도 모티프에서 영감을 얻었다. 패브릭 커튼 ‘피부안 카디 Pivoines Khadi’는 마누엘 카노바스 Manuel Canovas 제품. 벽지 ‘앵뒤 티즈 Indus Tise’는 피에르 프레이 제품. 그림은 샤투 Chatou의 전시회에서 구입. 침대 옆 테이블은 노빌리스 Nobilis 제품. 그 위의 펜던트 조명 ‘타지 마할 Taj Mahal’은 원더러블 Wonderable 제품.
 
욕실 인테리어GCG 건축사무소는 부부 욕실에 시멘트 타일 ‘헥스 아티초크 Hex Artichoke(포팡 디자인 Popham Design 제품)’를 사용하고 떡갈나무 아치를 둘렀다. 세면대에는 매끈한 카라레 대리석 세면 볼을 설치했다. 수전 ‘사부아 Savoir’는 추케티 Zucchetti 제품. 샤워 부스는 GCG 건축사무소 디자인. 바구니는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제품.
 
서재 인테리어작은 개인 테라스와 연결되는 서재에는 다양한 모티프가 뒤섞여 있다. 벽지 ‘신기타 Singita’는 아드모어 Ardmore 디자인으로 콜앤선 Cole&Son 제품. 암체어는 프라고나르 Fragonard 제품. 책상은 GCG 건축사무소 디자인. 바닥은 메르카디에의 매끈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레오퍼드 태피스트리는 자이다 Zaida 제품. 바구니는 발리에서 가져온 것. 패브릭 커튼 ‘파푸 Papou’는 피에르 프레이 제품. 검은색 래커를 칠한 큰 나무 장은 노르망디의 라 세르 데코라시옹 La Serre Decoration에서 찾아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니콜라 마테외 Nicolas Ma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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